[서울톡톡] 유기농 먹거리와 음료, 공정무역 커피, 그리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참신한 강좌가 함께하는 공간이 있다. 언뜻 보기엔 카페인 듯싶은데, 마음상담이나 각종 교육·소모임도 이뤄지는 복합문화공간이다. 홍대 전철역 부근에 있으나, 한적한 골목에 위치해 편안한 느낌이다. 게다가 여자 혼자 찾아도 눈치 받지 않고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곳이란다. 그리다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이색공간 '어슬렁 정거장'을 찾아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혼자라도 괜찮아, 여자라도 안심해
홍대 큰길에서 살짝 벗어난 주택가 골목길 초입에 위치한 카페는 원목과 초록색 칠판이 어우러져 마음마저 편안해지는 공간이다. 100% 공정무역 커피와 다양한 음료는 물론이고, 크림 치킨 스튜, 비프 스튜, 시금치 커리 등 보기에도 좋고 몸에도 좋은 건강한 먹거리도 맛볼 수 있다. 또띠아 피자, 치즈 토핑 나초칩과 함께 하우스 와인, 맥주도 갖춰져 있어 간단하게 분위기로 한 잔 하기에도 괜찮은 곳이다.
슬쩍 들여다본 주방 한 켠엔 행복중심 생협의 초록색 공급박스가 눈길을 끈다. 국내산 무항생제 닭과 소고기, 국내산 친환경 채소와 같은 식재료는 대부분 믿을 수 있는 행복중심 생협의 재료를 사용한다.
카페 어슬렁 정거장에는 혼자 온 여성들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안쪽에는 1인을 위한 좌석도 마련되어 있고, 음식도 모두 1인상차림으로 나무 쟁반에 담겨 나온다. 홀로 찾아도 눈치 보지 않고 하고 맘 편히 머물 수 있다. 무엇보다 큼직한 머그잔에 담겨 나오는 커피가 무척 맘에 든다. 한 잔의 커피에서조차 오래도록 머물다가도 좋다는 푸근한 정이 느껴진다.
특히 이곳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카페 한 켠에 놓인 공책 두 권. 집에 대한 모든 것과 깨알 같은 생활의 지혜를 나누는 공책이다. '다세대주택은 실평수가 설명과 다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20년 이상 된 주택은 뜻밖에 단열은 잘 되어 있으나 살면서 다양한 문제들이 튀어나올 수 있다', '오피스텔을 구할 때는 관리비가 합리적으로 책정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등 실제 경험에서 묻어난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다. 이 또한 혼자 사는 여성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듯싶다.
협동조합이 만든 복합문화공간, 실속있네~
먹거리 안심 카페이자, 여성 안심 카페인 '어슬렁 정거장'은 그리다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1층은 남녀노소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는 카페 분위기이나, 카페 2층은 다양한 교육 강좌나 상담 프로그램, 소모임 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탁자식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 작은 도서관 분위기로 대관도 가능하다. 그 안쪽으론 생기랑마음달풀 연구소의 상담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그리다 협동조합은 지속 가능한 커피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달커피' 커피제작소와 자기성장 상담연구소 '생기랑마음달풀 연구소'에서 활동하던 여성들이 뭉쳐 만든 협동조합이다. 지난해 10월 창립해 함께 활동해왔다. 그리다 협동조합에서는 이곳 어슬렁 정거장(홍대점)뿐 아니라, 어린이대공원 내 꿈마루 3층에 있는 북카페 달커피(능동점), 시민공간 나루 1층에 있는 달커피(성산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도봉여성센터 내에 있는 바리스타 교육장 및 실습생 훈련교육기관 카페인 바리스타 교육장도 운영하고 있다. 다중이해관계자 협동조합으로 현재 88명 조합원이 가입해 있다. 출자금은 1인 1구좌, 1만 원이며 매달 운영비는 자율적으로 납부하도록 되어 있다. 협동조합 후원조합원으로 가입하면 협동조합 공간의 음료 5% 할인, 교육상담프로그램 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외 글쓰기 모임, 별자리 책모임 등 다양한 조합원 모임에도 참여할 수 있다.
현재 그리다 협동조합에서는 다양한 강좌를 개설, 접수를 받고 있다. 주변에 있는 자연물을 그리며 생태 감수성을 높이는 '생태드로잉 수업', 사주명리학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삶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나의 사주팔자, 내가 만든다!',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 가져가는 '어슬렁 도자기 페인팅', '어슬렁 명상요가' 등의 강좌도 신청·접수 중이다.
또한 6가지 주제로 이야기하는 1인 가구 여성들의 삶이라는 주제로 6월 19일부터 매주 목요일 총 4회에 걸쳐 진행되는 '어슬렁 아카데미'도 개설될 예정이다. 육체파 지식인 노동자 김남훈 씨가 들려주는 우울과 분노 등 감정조절법,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박미랑 교수가 알려주는 여성들에 대한 범죄 유형과 범죄 심리, 혼자 놀기의 저자 강미영씨의 강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밖에 생기랑마음달풀연구소 소장 유경희 씨와 함께 LCSI 검사를 하며 자신을 이해하고 그를 통해 자신의 성장을 꾀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문의 : 02-6338-6445 http://www.wgree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