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은 가장 한국적인 산이다. 한국에 지천으로 깔린 돌이 화강석이다. 이 돌이 거득한 곳이 북한산이라서 그렇다. 북한산에서도 화강암 봉우리의 아름다운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불광사를 출발해 북한산의 주 능선에 있는 향로봉에 이르는 코스다.
불광사 등반 코스는 북한산을 자주 오르내리는 사람이 아니면 찾기가 힘들다. 워낙 북한산을 자주 오르던 나는 10여년전 쉬는 날이면 항상 찾았던 곳이 북한산이다. 주로 선택한 등산로는 구기동에서 시작하는 비봉코스와 불광역에서 내려 구기터널 방면으로 걸어가 오르는 족두리봉 코스다. 늘 가다보니 길이 익어서 자동으로 발길이 닿았던 곳이지만 오래 다니면서 싫증이 나게 됐다.
어느날 비봉을 올랐다가 매번 구기동으로 되돌아 내려가는 코스가 지겨워 반대방향으로 하산한 것이 이른바 북한산 뒷길을 알게된 계기다.
비봉 향로봉이 있는 주 능선에서 은평구 방향으로 내려가면 주 능선에서 갈라져 나간 부속능선을 타게 된다. 이 루트를 통해 닿을 수 있는 곳이 1개는 기자촌 방면, 다른 한쪽은 불광사 방면이다.
불광사 쪽으로 길을 잡아 가파른 경사길 2개를 지나치면 산의 한쪽 사면 전체가 바위로 이뤄진 멋진 풍광을 만나게 된다. 이 화강암 바위산이 추측하건대 기자산 능선의 한 봉우리가 아닐까 싶다.
향로봉을 출발해 산의 초입에 있는 불광사까지는 여유있게 걸어 40-50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내려가는 길은 수월해 40분이면 충분하다. 이 곳이 초행길이라면 좌우로 펼쳐진 바위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어서 하산길은 관광길이라고 할 정도로 멋드러진 풍광을 자랑한다.
10년전만 해도 불광사 부근으로는 계곡 좋은 길목에 식당들이 여러곳 성업중이었지만 지금은 거의다 정리돼 있다. 등산길도 한결 깔끔하게 정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