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지스강의 내간문(內簡文)
-손종호
……오직 사랑으로 살다가 사랑으로 죽으렴
사랑은 널 다시 불러낼 것이란다.
강둑 멀리 망고나무 머리 위로
푸른 소매 흔드는 바람,
뱃전에는 가르마를 타듯 흰 물살들이 흩어진다.
…… 언제든 빈손으로 노래하며 떠나렴
헤어짐은 놀라운 만남을 이룰 거란다.
어느새 뒤따라와 소리치는
흐린 강물 위 흰 구름 한 조각
붉은 석양은 이미 갈대숲을 물들이고 있었다.
-시집, 《뿌리에 관한 비망록》 중에서
<斷想>
갠지스강은 오랜 시간 흐르고 흘러 마침내 바다에 도착합니다. 바다에 도착한 강물은 자신의 몸에 소금을 받아들이는 오랜 변화의 시간을 기다려 하늘로 증발해서 올라갑니다. 그리고 하늘로 올라간 수증기는 구름이 되어 여기저기 오랜 시간 흐르며 머물다 비가 되어 땅으로 내립니다. 이 자연의 순환에 3천 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인도의 갠지스강에서 발원하는 강물은 많은 인도인들이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사랑으로 죽음을 떠나보내는 성지(聖地)입니다. 그런 사랑은 다시 우리를 지상에 불러낸다고 합니다. 불멸의 생명에 대한 사랑입니다. 그런 기쁜 사랑은 놀라운 새로운 만남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삶과 죽음에 모두에 대한 환희와 기쁨을 노래하는 동시에 생명에 대한 벅찬 희망을 가지게 하는 시(詩)입니다.
(2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