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청천벽력 같은 임금피크 다운사이징 합의 소식이 전해진2015년 성탄전야를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순간 가족, 친지들과 나누려던 성탄절의 평화와 기쁨은 산산 조각났습니다. 어디선가 그들이 축하의 잔을 들 동안 우리들은 앞날에 대한 쓰디쓴 고뇌의 잔을 물리치지 못했고 2015년 성탄전야의 악몽에서 한동안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배신감, 분노, 좌절, 두려움, 불안.
형용할 길 없는 복잡한 심정 속에서 우리는 단 한 가지 명제를 붙잡았습니다. ‘CBS는 하나님의 기관이다.’ ‘하나님의 기관 CBS에서 당사자들과 일언반구 대화 없이 일가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폭력은 있어서는 안 된다.’
“CBS의 공동체성은 바로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는 우리들이 당연하게 갖추어야 할 나눔과 섬김의 정신입니다. 무엇보다도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기쁨과 슬픔과 아픔을 함께 나누겠다는 섬김과 나눔의 공동체의식이 없다면 CBS는 ‘하나님의 선교’에 올바로 헌신할 수 없을 것입니다. CBS에서 공동체성이 파괴된다면 우리가 CBS의 목적이자 존재이유로 내세우는 하나님의 공의와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한다는 말은 거짓말에 불과할 것입니다.” - 2016.3.2. 우리는 왜 새로운 노동조합을 만드는가? 중에서
우리는 두려움을 이기고 뜻을 모았습니다. 2016년 1월 19일, ‘임금피크 다운사이징제도’ 철회 요구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실명게재 48명을 포함 총 114명이 성명서에 동참해주셨습니다. 사측은 잠시 멈칫했을 뿐 누구도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를 주체로서 인정해달라고 구걸하지 않겠다. 우리는 이제 법과 제도에 따라 당당하게 우리 문제의 ‘주체’로서 서고자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우리 자신의 운명의 결정자가 될 것이며, CBS공동체의 올바른 방향성을 위해 우리의 목소리를 외칠 것이다. 우리의 이러한 결단과 실행만이 심히 왜곡되고 변질되어 버린 CBS노동조합의 전통과 정신을 바로 세우고 CBS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밑거름인 CBS의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길임을 믿는다.” - 2016. 1.21 발표 성명서 중에서
우리는 스스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조 설립을 추진했습니다. 그리고 2월 24일 설립신고 후 29일 CBS노동조합 설립신고증을 받았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용기가 모여 이룬 강인한 결단이었습니다.
“CBS공동체정신을 회복하겠다.” “건강한 노동조합을 만들겠다.” 이렇게 우리들의 노동조합은 첫 걸음을 굳세게 내딛었습니다. 이후 작지만 강했던 우리는 결국 노조를 통해서 많은 일을 이루었습니다.
우선은 “사람 죽이는 다운사이징 임금피크제”를 저지해 내고, 제대로 된 평가를 통해 인재를 길러내도록 하는 인사제도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또 현안들에 대한 올곧은 문제 제기와 사측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지속적 비판을 통해 왜곡된 CBS 노사관계를 바로 잡고 실종된 ‘노동자적 관점’을 회복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노조가 출범한 지 1년 9개월 여 숨가쁘게 달려오면서 우리는 CBS노동자들 중 선배 그룹으로서 올바른 길을 충분히 제시했다고 집행부는 판단합니다.
이제 여러분의 ‘새 노조’ CBS노동조합은 그 역할을 마치려고 합니다.
현재 재단이사회의 지배구조 개선과 리더십 교체, 회사와 우리 후배들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데도 문제투성이에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측의 송신소 개발 사업에 대한 견제 등 중대한 과제들이 새롭게 우리에게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안들을 풀어 나가기 위해선 통합을 이루어 더 큰 힘을 모으지 않으면 안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청춘을 바쳐 사랑해온 CBS와 그 공동체를 위해 후배들과 어깨를 걸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믿습니다.
통합으로 기적과 같았던 ‘CBS노동조합’은 소멸되지만 우리의 단결을 토대로 한 정의로운 힘은 다시 통합노조 안에서 이어져야만 할 것입니다. 우리 노조가 통합 집행부에 참여하는 만큼 동지 여러분께서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 성원을 통해서 힘을 실어주시기 바랍니다.
동지 여러분, 그동안 CBS노동조합에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동지들과 함께 해서 영광이었고 행복했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이 원했던 “CBS공동체회복, 건강한 CBS노조”의 목표완수를 위해 통합노조에서 더욱 열심히 싸워나가겠습니다.
이제 새로운 시작입니다. 주춤했던 ‘재단이사장 퇴진운동’ 깃발부터 다시 힘차게 올리겠습니다. 통합노조의 하나된 역량으로 ‘김근상 퇴진’을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CBS를 파벌과 무능한 줄세우기로 망가뜨리는 CBS사장 연임제도! 근본적으로 바꿔내 제대로 된 리더십을 세우겠습니다.
재단이사들 눈치나 보는 사장추천위원회 제도! 개혁해내겠습니다.
2018년은 CBS노조가 창립 3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이제 새로운 결의와 담대한 도전으로 미래비전의 희망을 열어가는 자랑스러운 통합노조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El Pueblo unido jamas sera vencido!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2017. 12. 7
CBS노동조합 양승진 위원장과 집행부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