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정채봉
쫓기는 듯이 살고 있는
한심한 나를 살피소서
늘 바쁜 걸음을 천천히 걷게 하시며
추녀 끝의 풍경 소리를 알아듣게 하시고
거미의 그물 짜는 마무리도
지켜보게 하소서
꾹 다문 입술 위에
어린 날에 불렀던 동요를 얹어 주시고
굳어 있는 얼굴에는
소슬바람에도 어우러지는
풀밭같은 부드러움을 허락하소서
책 한구절이 좋아
한참을 하늘을 우러르게 하시고
차한잔에도 혀의 오랜 사색을 허락하소서
돌틈에도 피어난
민들레꽃 한송이에도
마음이 가게 하시고
기왓장의 이끼 한낱에서도
배움을 얻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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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기도(정채봉)
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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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8 09:4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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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30일간의 여정을 하는 여러분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에
오늘 하루 쉬어 갈까도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쉬어 갈 수 없어 시 한편 올립니다.
잠시 이 시로 쉬어 갈 수 있으면
여러분의 토요일이 더 행복해 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