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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식용의 역사
▶신석기시대부터 개식용
개가 가축으로 길들여진 것이 신석기시대로 추정되니, 개식용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중국의 신석기시대 양소, 용산 유적지, 우리 나라의 김해 회현동 조개무지 등 신석기 유물에서 개의 뼈가 널리 출토되고 있으며, 고구려 안악 3호분(4세기) 벽화에 도살된 개의 모습이 양, 돼지와 함께 그려져 있다.
역사적인 자료에서 최초로 개식용에 관한 언급은 중국의 사마천이 쓴 <사기>에 있다. 사기의 진기제 5장에는 "진덕공 2년(기원전 679년) 삼복날에 제사를 지냈는데성내 사대문에서 개를 잡아 충재를 막았다."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리고 <주역>과<예기>의 곡례하편, 월령편에서는 천자가 먹고 제사에도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
중국에서는 고대 춘추전국시대로부터 명,청대에 이르기까지 개고기는 상류층만이향유할 수 있는 고급음식이었다. 한 예로 청말의 이홍장은 개고기를 매우 즐겨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논어>에는 제사에 개고기를 쓴다는 기록이 있고, <소학>에는 제사와 손님 접대에 군자는 소를 쓰고, 대부는 양, 선비는 개를 쓴다는 기록이 있다.
이처럼 중국 한나라 이전에는 개도살 전문직이 있을 정도로 개고기를 많이 먹었다.
공자도 개고기를 먹었다고 하며, 개고기를 먹는 풍습은 주나라와 춘추시대를 거쳐 한나라에까지 활발하였으나 명,청대에는 충견이라는 개념에 밀려 점차 그러한 풍습은사라져 갔다. 그러나 조선조의 숭유주의는 주나라 복고주의였으므로, 당시의 중국,즉 명, 청의 사정과 달리 조선에서는 개고기 요리가 크게 발달하였다.
우리의 개고기 식용의 역사는 고구려 벽화에 등장하는 개잡는 장면을 미루어 최초의 역사적인 근거로 추측할 수 있고, 고려시대에는 구워서 먹는 습속이 유행했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중종31년 김안로가 개고기를 좋아하여 아첨배들이 개고기를 뇌물로 바치고 벼슬을 얻었다고 하는 기록이 있다.
이조시대 홍석모의 <동국세시기>에는 "개를 삶아 파를 넣고 푹끓인 것을 구장이라고하며, 여기에 죽순을 넣으면 더욱 좋고, 구장에 고춧가루를 타서 밥을 말아서시절음식으로 먹는다. 이렇게 먹고 나서 땀을 흘리면 더위를 물리치고 허한 기운을 보충할 수 있다."라고 적혀 있다.
한국의 개식용에 관한 최초 외국으로의 소개는 1847년 프랑스 선교사 "달렌"이 쓴<조선 교회사> 첫머리에 "조선에서 제일 맛있는 고기는 개고기이다."라고 쓰여 있어 예로부터 조상들은 개고기를 즐겨 먹었음을 알 수 있다.
▶개고기를 먹은 이유
인류의 역사 이래로 개고기는 농경사회의 주된 음식이었다.
문화인류학자 마빈 헤리스는 농경사회에서 소는 중요한 노동 제공 수단이기에서민이 식용할 수 없는 가축이었고, 대신 개가 육고기의 섭취원이 되어 왔다고 개식용에 관해 언급한 바 있다.
우리 민족도 원삼국시대에는 사냥을 주로 한 유목민이었다.
유목민에게 개는 사냥에 필수 수단이 되었는데 차츰 농경생활이 정착하면서,
개는 사냥개의 용도 보다는 대체 육류의 용도로 식용화 되었다.
개고기를 먹은 민족은 우리 민족만이 아니었다.
인도네시아의 바타크(Batak)족은 검은 개를 좋아하여 사육하거나 낚시바늘에 고기를 꿰어 두었다 먹기도 했다.
폴리네시아의 타히티(Tahiti)인과 하와이(Hawaii)인, 뉴질랜드의 마오리(Maori)족도 개를 식용했다. 폴리네사아인들은 몇마리 개만 집안에서 기르고 나머지는 울타리를 치거나 보호될 만한 나무 아래 특수한 오두막을 지어 길렀고,
빨리 살찌우기 위해 생선과 야채를 반죽한 것을 강제로 먹이기도 했다.
폴리네시아에서 개는 신과 나누어 먹을 정도로 좋은 음식이라 여겨, 타히티와하와이 군도에서 사제들은 중요한 공적 행사에 개를 많이 잡았다.
하와이, 타히티인들은 큰 사냥감이 없었던 이유에서 개를 사냥에 이용하지 않았고,
마우리족이 개를 사냥에 이용하긴 했으나 사냥할 야생동물이 부족해서 기르던 개를 식용으로 삼은 것은 자연스러운 인간사이다.
중국 광동성의 개고기 요리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향육"이라 하여 개의 부위에 따라 여러 요리가 있고 그 재료로 누렁개를 최고로 친다.
조선족이 많이 사는 연변지방에도 "디양러우"라는 개고기 요리가 있다.
일본에서도 옛부터 즐겨왔다. "일본인은 소고기는 먹지 않고 개고기를 먹는다.
특히 붉은색 개를 약용으로 쓴다." 라는 서양 선교사의 기록이 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한국, 중국, 일본의 개식용의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다.
한편. 북한에서는 개고기를 대중적 음식으로 장려한다.
재미교포 김연수의 <북한방문기>에서는 "우리 한민족이 단일민족이라는 또 하나의 증거는 개장국에 있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북한의 전국요리사협회원인 김정희씨는 "예로부터 단고기는 말 그대로 맛이 달고 영양가가 높을 뿐만 아니라, 소화 흡수가 잘되어서 사람들의 건강에 매우 좋다."
라고 <조선요리>란 북한의 정기 간행물에 소개하고 있다.
개고기를 먹은 또 다른 이유는?
영양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개고기는 사람의 근육과 흡사한 아미노산 조직을 가진 양질의 단백질로 구성되어,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찬물로 씻으면 기름이 엉겨 붙지만 개고기는 그대로 씻겨 나간다.
개장국은 개고기에 부추, 깻잎, 고추, 파, 마늘, 들깨 등과 함께 끓여 먹으니 당연 몸에 좋은 보양음식이다.
개장국은 보양음식이면서 병후의 조리, 상처 치료에도 효험이 있다고 전한다.
조선시대의 개고기 요리법은 찜요리가 가장 많은데 그 기법은 <음식다(지)미방>에 처음 설명되어 있다. 그 외 <산림경제>, <증보산림경제>, <규합총서>에는 개고기의 효능, 요리법 등이 적혀 있고 <동의보감>, <본초강목>에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여 혈액순환을 돕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여 체력보강을 증진시킨다는 효능이 쓰여 있다.
또한 다산 정약용도 개고기의 영양가를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1795년의 궁중 수라상 식단에 개고기찜이 있음으로 미루어 당시 궁중에서도 개고기를 먹었음을 알 수 있다.
개고기를 다양하게 요리하여 즐겼던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리하여 개와 관련된 다양한 세시풍속도 형성되었다.
▶개와 관련한 세시풍속
복날에는 닭이나 개장을 먹거나 그외 다른 음식도 푸짐하게 장만하여 들놀이를 나가 하루를 즐겼다.
개를 끌고서 한적한 숲속의 냇가로 가서 포식하고 즐기는 풍속을 이르러 이를 "복놀이", "복달임(복다림)"이라 했고 또한 모래찜을 하는 세시풍속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원대 한의대학장
"여름은 불이고 게다가 더위의 절정인 복날은 경일로서 화기가 왕성하면서도 금에 해당한다. 따라서 복날은 불이 쇠를 녹이는 화극금이므로 쇠를 보충하기 위해서 개를 먹어야 한다. 개는 쇠의 기운이 있는 까닭이다." 라고 했다.
또 복날이 낀 6월은 '액달'이라 해서 혼인이나 이사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전한다.
복(伏)은 한자의 회의문자로 '사람 옆에 개가 있는 형상'이다.
개고기를 즐기는 백중날(음력 칠월 보름)은 개와 인연이 깊다.
백중은 우리의 전통속에서 머슴의 생일이자, 두레의 호미 씻는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백중날은 온동네 사람들이 다모여 동네 정자나무 밑에 큰 솥을 걸어 놓고 개를 잡아 나눠 먹는 것이 우리의 풍속이었다.
경남지방에서는 광견병을 예방하기 위해 개의 먹이를 볶아 주었고, 이날 칼질을 하면 집에서 키우는 개에게 해롭다 하여 금했다.
정월 대보름날에는 개의 살이 오르지 않을 뿐 아니라 집안에 파리가 들끓늗다며 개에게 먹이를 주지 않았으니, 영동지방에서는 아침, 저녁에만 개밥을 주었다.
이러한 풍습 모두는 개가 복날 집안 식구들의 보양을 위한 중요한 식품이기에, 개의 건강을 지키려 했음이다.
한편으로는 우리의 생활속에서도 개고기를 금기하는 풍속이 남아 있다.
그 근원을 살펴보면, 첫째는 "불교의 설화의 영향"이다.
부처님의 제자중 신통제일인 목련존자의 어머니가 아귀도의 지옥에서 고통 받고 있을 때, 어머니의 모습을 본 목련존자는 부처님께 간청하여 어머니를 개로 환생하게 한 일이 있다. 이날을 기리려고 우란분재를 베풀고 어머니의 넋을 달래니 개가 된 어머니가 극락정토에 다시 태어났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날은 불교의식에서 우란분절이라 하며 또한 개고기를 즐겨먹는 백중날이기도 하니 묘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불교의 기본 교리를 강조하는 동남아의 소승불교권에서는 개고기를 금기시하고 있다.
둘째로 민간 신앙의 영향이다. 예로부터 호랑이는 산신으로 간주되어 왔다.
산신인 호랑이가 즐겨먹는 먹이가 개이므로, 개고기를 먹게 되면 호환을 당할까 염려된 것에서 금기시 되었다.
문헌기록과 영양적 가치
▷문헌기록
사기(史記 秦記 第 五章- 司馬遷) : 개식용의 최초의 기록 진덕공 2년(기원전 679년)에 삼복(三伏) 제사를 지내는데 성내 사대문에서 개를 잡아 충재를 막았다.
秦나라때 상제(喪祭)날 개를 잡아 사문(四門)의 재앙을 막았다.
흰개를 잡아 피로 門에 글을 쓴다.
그 재앙을 물리치는 내용은 전하지 않으나 옛부터 그렇게 했다.
황제내경태소(皇帝內經太素) : 중국 최고 의서(醫書) 공복감을 채울 때는 '식'이라 하고 병을 고칠 때에는 '약'이라 한다.
예컨데 개장국은 '식'이면서 '약'이 될 수 있다.
음식지미방 : 우리 나라 최고의 조리서 황계를 먹인 누런 개를 잡아 청장, 참기름과 함께 작은 항아리에 넣어 무르도록 중탕하는 찜, 개의 창자에 여러 재료를 넣고 찐 순대,
삶은 개고기를 양념하여 꼬챙이에 꿰어 굽는 개장꼬치 등 다양한 조리법이 전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
개고기는 성(性)이 온(溫)하고 미(味)는 산(酸)하고 무독(無毒)하다.
오장(五臟)을 편안하게 하고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여 기력을 증진시킨다. 또한 양기를 도와서 양물(陽物)을 강하게 한다.
본초강목(本草綱目)
개의 쓰임은 세가지인데, 첫째는 田犬(전견-사냥개),
둘째는 吠犬(폐견-집지키는 개), 셋째로 食犬(식견-잡아먹는 개)이다.
양도(陽道)를 일으키고 오로칠상(五勞七傷)을 보(補)하고 혈맥(血脈)을 도우며 요추(腰墜)를 덥게 한다.
비위(脾胃)가 허한(虛寒) 병(病)에 좋고 눈을 밝게 하고 충(蟲)을 죽이고 악창(惡瘡)을 고친다.
양위불기(陽委不起)와 대하(帶下)를 주치(主治)한다.
식료본초(食療本草)
개고기는 오로칠상(五勞七傷)을 보하고 양사(陽事-性生活)를 장(壯)한다.
혈맥을 보하고 장위를 후한다.
하초(下焦)를 강하게 하고 정수(精髓)를 보한다.
개의 쓸개는 장(臟)속의 농수(膿水)를 없앤다.
개의 음경은 정수(精髓)를 보한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
수캐의 음경은 음위불기(陰위不起)를 강하게 하고 여인의 대하(자궁염)와 12질(12가지 부인병)을 없앤다.
당본초(唐本草)
개불알은 부인의 12질을 다스리는데 태워서 재를 먹는다.
개털은 부인의 산난(産難)을 다스린다.
개의 머리뼈는 소아의 모든 간질병과 모든 종기에 태워 재를 먹는다.
조선교회사 : 1874년 프랑스선교사 달렐 저서
"조선에서 제일 맛있는 고기는 개고기이다."
일화본초(日華本草)
개고기는 위기(胃氣)를 보하고 양도(陽道)를 장한다.
요슬(腰膝)을 덥게 하고 기력을 증가시킨다.
개피는 오장을 보한다.
개쓸개는 칼에 베인 창을 다스린다.
개머리뼈는 태워 먹으면 양기를 장하고 학질을 그친다.
개염통은 풍비와 비혈을 다스리고 광견에 물린 것을 다스린다.
개음경은 절양(絶陽:양기가 없어짐)과 부인의 음창을 다스린다.
명의별록(名醫別錄)
개고기는 오장을 안정시키고 절기(絶氣:양기가 없어짐)를 보한다.
몸이 가벼워지고 기를 늘린다.
개의 족고기는 삶아 즙을 먹으면 능히 젖이 나온다.
흰개의 피는 미친병의 발작을 다스린다.
검은개의 피는 산난을 다스리며 고혈압에는 술에 타서 먹는다.
개염통은 고민과 사기(邪氣)를 덜어준다.
수캐의 음경은 6월 말복에 취하여 백일 동안 음건(陰乾)하여 쓴다.
개의 이빨은 전간과 하혈에 쓰는데 복날에 취한다.
개의 머리뼈는 금창을 다스리고 지혈시킨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개를 삶아 파를 넣고 푹끓인 것을 구장(狗醬)이라 한다.
여기에 죽순을 넣으면 더욱 좋다.
또 개장에 고추가루를 타서 밥에 말아서 시절음식으로 먹는다.
그렇게 만들어 먹고 땀을 흘리면 더위를 물리치고 허한 것을 보충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거리에서 구장을 많이 판다.
규합총서 : 조선시대 부녀자들의 생활 지침서
개의 피가 고기맛을 돋운다.
날차조기잎을 개장국에 넣으면 개 냄새와 독을 없앤다.
개를 잡을 때 매달아 죽여야 냄새를 없앤다는 등의 상세한 요리법까지 언급. 눈망울이 누런 개는 여자에게 성약이요, 배와 네다리와 꼬리까지 검은 개는 남자에게 유익하다.
또한 증구법(개찌는 법)도 소개하고 있다.
'농가월령가'의 대목
조선왕조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홍씨(惠慶宮洪氏)의 회갑연 잔칫상에 황구(黃狗)를 삶은 구증(狗蒸)이 올랐다.
며느리가 근친(覲親)갈 때 삶은 개고기를 가져갔다.
궁중은 물론 민가에서도 별다른 거부감없이 개고기를 즐겼다는 기록이다.
▷영양적 가치
보신탕은 예로부터 혈액순환을 돕고 양기를 높이는 식품으로 전해졌다.
다른 육류에 비해 고단백질, 고지방 식품이며 소화 흡수가 빠르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흡수되는데, 개고기는 아미노산 조직이 사람과 가장 비슷해서 단백질 흡수율이 높아 병후 회복이나 수술 후에 복용해 왔다.
또한 보신탕은 성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포화지방산이 적은 반면, 몸안에서 잘 굳지 않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식품이다.
지방질을 구성하는 지방구의 크기도 소기름이나 돼지기름에 비해 6분의 1 정도여서 과식해도 탈이 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현대 영양학적으로도, 개고기는 소화력이 뛰어난 아미노산 성분과 비타민(A,B), 지방질이 풍부하고 특수 아미노산 성분이 많아 체력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보신탕은 개고기에 토란줄기, 들깻잎, 마늘 등을 넣어서 요리하는 것이 보편적인데 보신탕에 추가되는 양념 중 마늘은 알리신과 스크로티닌이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각종 영양소가 위장에서 효율적으로 흡수되게 도와준다.
단백질이 풍부할 뿐더러 육질이 연해서 먹기가 편하다.
예로부터 몸이 허약해서 생긴 결핵이나 호흡기 질환에 좋다고 한다.
공중을 나는 새도 결핵에 걸리나, 개는 결코 결핵에 걸리지 않는다 전한다.
몸이 여위고 허리와 무릅에 힘이 없으며 시큰시큰 아프고 어지럽고 눈앞이 아찔할 때나, 귀에서 소리가 나고 피로할 때와 유정, 음위증, 식은땀이 날 때, 비장과 위장이 냉하고 무력한 데 좋다.
여성의 경우, 피부 미용에 좋고 젖을 잘나게 하고 대하증을 낫게 한다.
하지만 개고기가 다른 육류에 비해 무조건 월등하다고 믿는 것은 잘못이다.
개고기 식용을 혐오하는 여론 때문에 영양학적 가치가 제대로 연구된 사례가 없다.
이로 인해 효과가 과장된 경향이 있다는 게 식품전문가들의 견해다.
'
보신탕' 별다를게 없는 고단백 식품 ▶개고기 도축·유통 과정의 문제점
성남 모란시장 양편으로 흑염소, 개소주를 만드는 건강원들이 늘어서 있고, 길 중간에는 천막을 친 좌판들이 죽 늘어서 있다. 손님들이 철망 속에 있는 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바로 전기충격이나 고무줄로 코를 묶는 방법으로 죽인 뒤 털을 뽑고 가스 불로 그을린다.
목과 발 등 부위별로 파는 곳도 보인다. 말라붙은 피 위에 파리가 꾈 틈도 없이 건네고 받는 손길이 바쁘다. 국내 최대의 개 유통시장인 이곳에서 장이 설 때 하루 거래되는 개고기 물량은 금액으로 대략 20억원 규모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전국의 보신탕 업소는 6,400여개나 된다.
하루 평균 25t의 개고기가 이들 업소에서 판매된다. 개소주용 소비량까지 포함하면 연간 10만여t이 소비되고, 규모로 치면 돼지고기(70만t), 쇠고기(36만t), 닭고기(28만t)에 이어 네번째다.
업자들은 이 숫자가 공식통계일 뿐 실제는 훨씬 많다고 한다.
그러나 현행 축산물가공처리법은 개를 축산물에 포함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개를 도축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위생관리, 검사, 도축업 허가, 사후감독 규정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
최근 일부 축산물이 O-157이나 다이옥신에 오염됐다고 난리를 치고 있지만,
개고기에는 그보다 훨씬 해로운 물질이 들어 있어도 규제장치가 없는 셈이다.
더욱이 여름철 성수기에는 개가 부족해 값싼 중국개 밀수도 성행한다.
아무런 검역도 거치지 않은 중국개가 유통되고 있음을 생각하면 끔찍스럽다.
음성적인 개 도축이 환경을 망친다.
'한국실험동물연구소' 대표 김모씨와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 개도매상 유보씨 등 2명이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95년 9월부터 지난 7월까지 K,N 약품사 등 대형제약업체에 실험용 개를 공급한 뒤 동물용 백신 효능 실험을 마친 개 860마리(1만7,200근)를 빼돌려 서울과 성남 모란시장, 오산및 평택시장 등지 개도매상에게 되팔아 8,600만원을 챙긴 혐의다.
이들이 판매한 개는 일본뇌염,광견병 등 동물과 인체에 모두 감염될 수 있는 질병(인수공통전염병)에 걸리거나 제약회사들이 백신실험을 위해 세균을 투여해 식용으로 섭취할 경우 인체에 큰 해를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실험동물연구소는 농림부로부터 동물용 의약품 국가검정시행장으로 유일하게 지정받은 곳으로 김씨는 실험을 끝낸 동물을 즉시 매립하거나 소각해야 하는 규정을 어기고 개를 도축해 근당 4,000~5,000원에 판 것으로 밝혀졌다. 함께 구속된 유씨는 93년 9월 부터 폐렴과 장염으로 폐사한 4,800여 마리(4억8,000만원 상당)를 서울 강남과 인천,의정부 등지 보신탕집이나 건강원에 판매한 혐의다.
▶식품위생법상의 보신탕 규정및 축산물가공처리법
( ⇒ 한겨레신문 [문화생활] 1999. 6. 22. 기사 참조)
현행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 대한 운용지침에는 '복지부장관과 시,도지사가 조리 판매를 금지하는 혐오식품군'에 개고기와 개소주가 포함되어 있다.
다만 면소재지 이하 지역으로 시,도지사가 고시한 지역에서는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시단위 지역에서는 단속대상이 되어 위반시 영업정지에서 영업허가 취소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이처럼 규정이 애매한 것은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두고 외국 동물애호 단체들이 보신탕 판매를 금지하지 않으면 한국 상품 불매운동은 물론 올림픽을 보이콧 하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이런 분위기에 굴복하여 보신탕을 혐오식품으로 규정하고 보신탕 판매를 금지시켰다.
하지만 88올림픽 이후 단속이 흐지부지 해져 지금은 유명무실한 규정이 되어 버렸다.
축산물가공처리법도 마찬가지다.
78년 6월13일 당시 축산물위생처리법(97년 축산물가공처리법으로 다시 개정됨)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축산물 검사원이 개의 도축 및 검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개정과정에서 동물애호단체 등의 반대로 개와 개고기가 축산물위생처리법상 가축과 축산물에서 제외됐다.
정상적인 도축과정을 거친 위생적인 개고기가 유통되어야 한다.
축산물가공처리법 개정안을 통해 개를 가축에 포함시켜 소나 돼지처럼 유통과정을 양성화해야 한다.
위생적으로 개를 잡을 수 있도록 개 도축시설 허가가 우선되어야 하며, 도축료를 내고 합법적으로 도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이 국민 건강을 지키고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는 길이다.
▷개고기 유통 양성화론자 (개식용 찬성)
보신탕은 우리나라 고유음식의 하나로서 '개장', '개장국', '구장(狗醬)', '지양탕(地羊湯)'이라 한다.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등의 옛 문헌들이 복날의 보신탕을 유월의 절식(節食)으로 기록하고 있는 것만 봐도 예로부터 여름더위가 한창인 삼복(三伏)에 개고기를 먹는 풍습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복중에 많이 먹는 이유는 음양오행설에 근거하여 개고기는 화(火),복(伏)은 금(金)에 해당하여 화기(火氣)로서 금기(金氣)를 억눌러 더위를 이겨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즉 더운 성질의 개고기를 먹음으로써 더위에 지친 몸을 이열치열로 회복시켜 준다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적인 개에 대한 인식은 세가지로 나누어진다.
<본초강목>에서는 개의 쓰임을 '사냥개', '집지키는 개', 식용으로 쓰는 '식견'으로 구분했다. 오늘날 서양의 '애완견 사고'가 들어와서 개고기에 대한 금기가 확산 되었으나, 애초부터 동양적인 사고에서는 얘완견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에서 다리가 두 개 달린 것과 네 개 달린 것 중에서 못먹는 것은 딱 두 가지가 있다. 전자는 사람이고 후자는 책상이다."
즉 사람과 책상말고는 못먹을 게 없다는 말이다.
개고기에 대한 편견은 음식문화에 대한 편견이다.
말고기의 내장을 먹고, 양고기의 눈알을 빼먹는 것을 최고의 일미로 치는 유럽인들의 식습관을 두고 볼 때, 개식용의 식습관을 야만적이라 볼 수는 없다.
민속학자 주강현씨는 "프랑스인들은 달팽이 요리와 말고기를 즐기고 중국인들은 원숭이의 골을 먹는다며, 근거없는 편견으로 고유의 음식문화를 야만으로 몰아치는 것은 문화적 다원주의를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고 말한다.
생선이나 고기를 익혀 먹는 문화권에서 회를 쳐서 날 것으로 먹는 행위는 혐오감을 준다. 달팽이나 고양이 고기를 즐기는 프랑스 사람은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서양인, 특히 미국인들은 개고기를 먹는 사람을 보면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힌두교를 믿는 사람은 쇠고기를 먹는 사람들을 보면 야만인이나 식인종과 같이 생각한다. 돼지고기는 이슬람교와 유태 문화권에서는 금지되어 있지만 중국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다.
우리 선조들은 일상 생활에서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에 대한 나름의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준은 성씨, 직업, 지역에 따라 다르기도 했다.
잉어는 산후, 병후 조리에 특히 좋다고 하여 산모나 병약한 사람이 먹는 보양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파평 윤씨의 후손들은 잉어의 후예들이라는 씨족 신화 때문에 먹지 않는다.
우아하고 고귀하며 인자하고 어진 짐승이 사슴이지만 장사하는 사람들은 재수없는 동물로 여겨 사슴 고기를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일본 사람들은 말고기를 즐겨 먹지만 우리의 경우 말고기는 꺼린다.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 풍속으로 비약해 보자.
매일 인육을 식용하는 문화와 사회는 전세계적으로, 전역사적으로 없었다.
다만 적군이나 포로를 제전에 바치고 나서 식인했고, 음복을 통해 신과 인간의 접촉을 꾀하기 위한 특별한 의식 때나, 죽은 조상을 다시 태어나게 하기 위해 죽은 조상을 먹는 경우, 문둥병, 간질병 등 고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특수한 경우에만 식인 풍속이 있었다.
모든 문화 현상을 그 사회의 독특한 전체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개고기를 먹는다, 먹지 못한다, 개고기를 먹으면 야만인이고, 안 먹으면 문화인이다.'라는 식의 논쟁은 문화를 모르는 사람들의 편견일 뿐이다.
(천지인씨 글 : 국립문화재연구소 예능민속연구실 연구원)
68년 일본 도쿄올림픽 때 미국에서는 야만스럽게 날 것을 먹는다는 이유로 `생선회(스시)'를 문제 삼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들도 즐기는 식품이지 않는가?
개고기를 먹고 안 먹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몸에 좋다면 지렁이에서부터 천연기념물까지 먹는 비이성적인 보신문화가 사라져야 한다.
개에 대한 관념은 동서양이 다르다.
"개는 나의 친구, 아내는 나의 적, 자식은 나의 주인"이라는 속담이 있다.
그들은 개를 가장 친밀한 동물로 여긴다. 동물인데도 경우에 따라서는 혈육보다
가까운 가족처럼 애정을 갖는 습성이 있다.
동양에서도 충직한 개의 이야기가 많이 있지만 그래도 개는 어디까지나 가축으로 여긴다. 욕설에도 개와 관련된 표현이 많고 속담도 개에 관한 것은 대부분 천박한 내용이다. (서울신문 1994. 1. 12. 기사 참조)
몇년간 `개장사'를 해온 임모(45)씨는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라도 개고기 유통을 양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물보호론자 (개식용 반대)
동물애호가들은 인간의 오랜 친구요, 가족 같은 개를 식용으로 삼는 것은 철폐되어야 할 악습이라고 주장한다. “개는 자신의 이름을 알고 주인을 기억하며 애정을 표현하는 어떤 동물보다 인간과의 교감도가 높은 동물인데도 보신탕을 합법화하자는 것은 혐오스런 보신문화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 못지 않게 중국, 필리핀, 태국, 대만, 싱가포르에서도 개고기는 일부 사람들이 즐기는 전통음식이다. 하지만 이들 나라에서 개고기를 양성화 법제화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경제 분야에서 그러하듯이 모든 분야에서 세계화의 대세는 거스를 수 없다.
음식문화에서도 대다수 나라의 사람들이 혐오 대상으로 생각하는 개고기를 법제화할 수는 없다. 개고기를 양성화해 합법화시키는 것과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관계 부처에서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소리 없이 위생관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공연히 개고기 양성화니 법제화니 떠들어 세계를 놀라게 하고 동물 애호가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나라의 이미지를 흐려놓을 이유가 없다.
가뜩이나 한국 사람은 몸에 좋다고 하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몰려다니면서 야생 동물들을 탐닉한다고 국제적으로 소문이 나 있다.
2002년 월드컵도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왜 개고기 양성화 문제가 나오는가?
만일 개고기를 양성화해 세계적인 이목의 대상이 되면 경제적 외교적 문화적으로 결코 득될 게 없다.
(박명석 : 단국대교수 영미문화연구소 소장)
▷외국인 혐오하는 '보신탕'의 대안점
개는 '충성'을 상징하는 동물로 잘 알려져 있다. 개는 후각이 발달해 집과 멀리 떨어져 있는 주인의 식구가 집에 돌아와도 꼬리를 흔들며 반긴다.
개는 두 종류, 즉 견(犬)과 구(狗)로 구분할 수 있다. 둘은 잡아먹고 안 먹고의 큰 차이를 보인다.
견은 사냥을 전문으로 하는 개나, 현대의 시각장애인을 인도하는 개를 들 수 있다.
또한 견은 견공(犬公)이라 높여 부르기도 하고 충견,의견(義犬),투견,군견 등으로 불려지고 있다. 이에 비해 구는 완전 보신탕용이다.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속어가 있고 주구(走狗)라는 뜻에 포함되는 개 외에 황구,백구 등이 있다.
외국인이 개고기 먹는 것을 혐오하는 것에 대해, 이현수 조선대 교수(국어국문학부-한국민속학)는 ”개의 견과 구의 두 구분을 잘 설명하면 된다.”고 진단하고, 외국인이 동물에 대한 학대 등이 더하면 더하다고 강조한다.
(중앙일보 [사회] 1999. 5. 21. 기사 참조)
개에 대한 이중적 태도는
구와 견은 어떻게 다른가? 구는 식용이고 견은 식용이 아닌 점이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이다. 구육이니 구탕이니 하는 말은 있어도 견육이나 견탕이니 하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 대신 맹견이나 애견을 맹구나 애구라고도 하지 않는다.
우리가 구를 먹는 것을 보고 외국인이나 동물애호가들은 'dog'을 먹는다고 오해하면서 분개한다.
이처럼 개고기 식용은 역사의 뿌리가 깊을 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깊숙히 파고 들어 있다. 물론 보신적 측면에서의 부정적인 인식이 적잖이 표출되었으나 그동안 우리의 태도는 너무나 소극적이고 비굴하기까지 했다.
우리의 전통 개고기 음식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요리법을 소개하는 등 음식문화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자.
보신탕은 많은 이들이 즐기는 전통음식이지만 국제사회나 동물애호가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만큼 지혜로운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또한 소나 돼지와는 달리 개는 축산물위생처리법상의 가축에 포함되지 않고 있는 법적인 미비점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
보신탕 용어 및 기타
▶보신탕 용어
보신탕의 보신(補身)은 한자로 보(補)는 부족한 것을 채운다는 뜻이며 신(身)은 콩팥을 뜻하는 말이다.
즉 신장을 돋운다는 말인데 신장은 우리의 몸에서 수기를 담당하는 장기이다.
신장은 주로 우리 몸의 혈맥을 다스릴 뿐만 아니라 성기능을 담당하는 중요한 장기이다. 오행으로는 수에 해당되는데, 한 여름의 화기를 이기려면 수기인 신장이 수극화의 원리로 더위를 이길 수 있다. 그러므로 더위를 이기는 신장을 보하는 음식이라는 의미로 보신탕이라고 한다.
원래 보신탕이라는 말은 한방의학에서 쓰는 용어였으며, 일상에서는 개장이라고 했다. 이조시대에는 '구장(狗醬)'이라 했으나 이후로 '개장'이라는 일반 속어로 변화되었다. 개장은 주로 일반 서민들이 애용하여 왔고 양반층에선 개장에 개고기를 쓰지 않고 소고기 등을 넣어서 '육개장'이라고 했다.
따라서 보신탕이라는 용어보다는 '개장'이라는 말이 더 적절하며 영양탕, 사철탕, 멍멍탕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보신탕'은 이승만 정권 시절에 생긴 말이며 그 이전에는 '개장국'이라 했는데, 개고기를 된장으로 끓인 장국에 말아 먹는다는 뜻에서 '개장국'이란 말이 나왔다.
정조 때 간행된 <명의록언해>에서 '개장국'이란 명칭이 처음 나온다.
궁궐의 담을 넘어가 나쁜 일을 저질렀던 범인을 문책하는 과정에서 그 범인이 '개장국'을 먹고 담을 넘어갔다는 기록에서 이미 18세기 후반에는 '개장국'이란 단어가 널리 쓰였음을 알 수 있다.
▶기타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 서울에서 날아온 747보잉기 1대가 활주로로 미끌어져 들어온다. 공항 로비 구석에 몸집이 큰 중년 여인이 누군가를 기다리며 긴장해서 있다. 잠시 후 손에 보따리를 든 아줌마 부대들이 세관 출구를 거쳐 쏟아져 나온다. 아줌마 부대는 곧장 기다리고 있던 중년 여인에게 다가가 보따리들을 차례로 건넨 뒤 엔화 한묶음씩을 받고 사라진다.
잠깐 사이 수 십개의 보따리를 챙긴 여인도 재빨리 공항 밖으로 빠져 나간다.
무슨 첩보영화 장면같지만 사실은 보신탕 계절이 되면서 생겨난 일본 공항의 진풍경이라고 한다. 중년 여인이 챙겨간 보따리 속에 든 수화물은 T셔츠나 인삼차가 아닌 바로 한국에서 수송해 온 보신탕 재료들이다.
각각 다른 보따리마다 개고기와 깻잎, 풋고추, 마늘양념까지 고루 나뉘어져 들어 있다. 보신탕용 개사육이 허용돼 있지 않은 일본에서 일부 재일동포들의 여름 입맛을 위해 생각해낸 `보신탕 공수작전'의 신풍속도다.
최근 어느 재일동포가 직접 목격하고 수송된 보신탕을 먹었다는 체험담이다.
보신탕 한 그릇에 1천5백엔, 갈비 등은 1인당 5천엔으로 서너명이 소주를 곁들이면 30만원 정도의 만만찮은 값이지만 공수를 해야 할만큼 없어서 못판다는 얘기다.
보신탕 해외공수작전까지 생겨날 만큼 극성스런 한국인의 보신탕 식문화는 재일동포 사회에만 있는 게 아니다. 중국의 조선족 동포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연변지방 일대의 개들은 이미 바닥이 난지 오래다.
수년 전부터는 개가 모자라 남쪽 산동지방까지 내려가며 개들을 공급하고 있다.
좀더 있으면 양자강 이남까지 개를 찾아 계속 남진(南進)할지도 모른다. 보신탕을 위해서는 수천㎞를 누비는 노고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기세다.
물론 용정 인근 산언덕에까지 '개목장'이 생겨나고 있지만 조선족의 한여름 식도락을 충족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개목장'은 북한에서도 사정은 같다. 북한의 개목장은 주로 군부대 주변에서 사육된다고 한다. 개목장에서 개짓는 소리와 싸우는 소리가 인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문제를 고민해 오다 언젠가 조총련으로부터 성대를 끊고 청각을 제거하는 사육법을 권고 받고 난 뒤부터는 사육법을 바꿔 집단 먹거리 생산을 하고 있다.
북한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개고기 부위는 껍질, 남한 보신탕 애호가들도 유난히 껍질요리를 즐기지만 78년까지만 해도 북한사람들은 껍질요리는 먹지 못했다고 한다. 외화벌이를 위해 껍질은 털옷으로 가공해 수출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1978년 개사랑이 유별난 영국에다 개모피 수출을 시도했다가 동물학대 시비에 휘말려 망신을 당한 뒤부터 개모피 수출을 취소하고 나서야 인민들도 껍질요리를 먹게 됐다 한다.
그처럼 보신탕을 즐기는 북한사람들도 바닷가에서 자란 개는 안먹는다고 한다.
바닷가에서 자란 개를 먹으면 정신이 흐려진다는 이상한 속설을 믿어서다.
재작년 무렵 식량난이 점차 심해지면서 사료를 댈 수 없자, 수천 마리의 돼지를 집단 도살했던 북한은 개목장에도 상당수 도축 바람이 불었으리라 추측되고 있다.
이처럼 남한, 북한, 중국, 일본할 것 없이 세계 도처에서 유별나게 보신탕을 즐기는 건 전통적인 식문화의 기호 탓도 있겠지만 개고기가 일종의 '비아그라 식(食)'으로 인식돼 있는 원인도 없지 않다.
임상적으로 검증 안된 얘기지만 일부 재일 동포 사이에는 '보신탕은 계속 세 번 이상을 먹어야 비아그라식 효과를 본다는 설'이 퍼져 있다고 한다.
러시아의 한 TV가 최근 한국인이 즐겨 먹는 개고기를 맛이 있고 영양가가 풍부한 음식으로 소개했다고 MBC-TV가 보도.
러시아 TV는 개구리를 먹는 프랑스인들을 경멸할 수 없는 것처럼 개고기를 먹는 한국인들을 결코 이상하게 봐서는 안된다며 한국의 개고기 음식을 전통적 문화로 인식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보도에 출연한 블라디미르 카피차 전 소련 외무차관은 “개를 잡기 전에 사람들이 오랫동안 개를 때리는데 마음이 아팠으나 고기 맛 하나는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지리노프스키 러시아 자유민주당 총재도 이날 TV에 출연,"모르고 먹는다면 돼지고기나 닭고기라고 생각할 것" 이라며 개고기 맛에 탄복했다고 말했다.
첫댓글 산좋아님 책한권분량
먹을땐 잠깐인데 읽는건 너무 길어.....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