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여니, 오늘은 무슨 생각하냐고 묻는군.
대답하지.
난 지금 몇년째 '이재운LLM' 만들고 있어.
뭐냐고?
그건 알 거 없어. 귀에 들리면 들리는 거고, 아니면 마는 거지 뭐.
그래서 행복하냐고?
우리 아버지가 뭐 행복해서 일본군으로 징용당하고, 스무살 당숙이 뭐 행복해서 육이오전쟁에 나갔다가 전사했겠나.
그냥 하는 거지 내가 무슨 행복 따위나 찾아다니는 날파린가?
젊어서 역사소설 많이 쓰다보니 정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눈을 갖게 되었지만 지금은 너무 바빠서 그런 얘기할 시간도 없어.
그러니 알아서들 해.
나를 비롯한 내 세대는 이제 사회생활에서 거의 물러났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떳떳하게는 살고 있어.
2024년 현재 1인당 GNI를 약 3만 6624 달러(한화로 약 4996만 원)로 만들어 놓았으니 안떳떳하겠어?
내 또래들, 우리 형님들 또래들, 모두 엄청 애썼지. 내가 내 눈으로 다 본 거니까.
내가 태어나던 해의 GDP는 약 1.9억 달러였어. 2024년 GDP는 그때의 8000배가 넘는다.
내가 태어나던 해의 1인당 GNI는 겨우 70~80달러였는데, 지금은 3만 6624달러이니 무려 500배나 많아졌지.
1년 내내 벌어야 80달러라, 요즘 아이들 생일날이나 어린이날 받는 선물로도 충분치는 않을 거야.
그러니 어른들 욕 좀 그만했으면 좋겠어.
국민연금으로 허리 휜다느니, 늙은이들이 지하철을 공짜로 타고다녀 적자라느니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마.
내 돈 내고 내가 받는 연금 가지고 무슨 제 돈 뜯기는 듣 떠들지 말라는 말이야.
우리가 모아놓은 돈이 무려 1224조원이고, 수익금이 748조원이라더라.
우린 떳떳하게 받는 거야.
내가 한 가지 더 꼬집을 게 있다.
1960년대, 그러니까 내가 동네 골목길 뛰어다니며 놀던 시절, 동네 삼촌들이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로 많이 갔어.
많이 죽고 많이 다쳤어. 고엽제로 지금도 앓는 분들이 있어.
그때 우리 군인들은 미국에서 연봉 5000달러를 받기로 했지. 우리 정부가 대신 받은 돈이 무려 10억 달러야.
혹시 한일국교 맺을 때 일본으로부터 받은 배상금이 겨우 3억 달러였는데, 우리는 그 돈으로도 경부고속도로 깔고, 포항제철(포스코)를 세웠지.
그러니 우리 삼촌들이 그때 미국에서 벌어들인 10억 달러가 얼마나 큰 돈인지 알겠지?
1965년 한국 GDP가 약 3.1억 달러일 때 우리 삼촌들이 벌어온 돈이 무려 10억 달러였단 말이다.
이 돈, 우리 삼촌들 개인이 받은 건 겨우 월 37.50 달러, 그것도 이것저것 공제하고 실제 수령액은 약 20~30 달러였다.
이 분들, 나라가 좀 살만해진 다음에야 겨우 치료비 받고 수당을 받고 있어. 얼만지 알아? 42만원이야.
1960년대 그 어렵던 시절에 미국에서 받은 연봉 5000달러를 나라가 받아 다 써버린 거지. 국민들이 거지처럼 사는데 정부인들 대통령인들 뭐 어쩌겠어. 국민부터 먹여살리고 봐야지. 학교 짓고, 다리 놓고, 중공업 일으키고, 여기저기 개발하느라 난리났지.
지금 월남전 참전 용사들에게 드리는 42만원? 60년 전 나라가 떼먹고 준 그때 월급도 안되는 돈이야.
그러니 너무들 그러지 마. 은혜 모르면 안돼.
그러고도 독일로 가서 막장 광부로 일하고, 간호사로서 남의 시신을 닦는 힘든 일을 해서 벌어들인 이야기까지 하면 우리 다함께 울어야 해. 중동 가서 모래 마시며 돈 벌어온 거, 그것도 얘기하지 말자.
그러니 너희는 너희 후손들을 위해서나 열심히 살아.
우린 거지들만 모여 살던 옛 대한민국을, 지금은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IT 선진국으로 일궈 너희들에게 공짜로 주었어.
나를 비롯한 모든 어른들이 아마 다 그랬을 거야, 우린 너무 많이 굶고 미국이 주는 우유와 빵으로 버텨봐서 자식 새끼 입에는 맛있는 거 더 물려주려 몸부림치고, 우린 미국이 보내주는 헌옷입고 살았으니 너희에게는 좋은 옷 입히려 하고, 어떡하든 부모처럼 살지 말라며 대학이라도 보내려고 몸부림쳤어. 그렇다고 너희더러 부모 위해 몸부림치란 얘기 아니야. 너희나 잘 살아. 나도 내 자식한테 바라는 거 없거든.
행여나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주는 기초연금 30만원도 아까워하는 건 아니지?
노인 나이를 75세로 올려 15년 동안은 기초연금 주지 말자, 그러자는 건 아니지?
제 머리가 있고 심장이 있는 놈이라면 굳이 내가 더 호소 안해도 알아듣겠지?
이제 이래라 저래라 안할 테니까 너희 머리로 생각하고, 너희 심장으로 잘해 봐. 우리 삼촌들, 형님들, 국민학교 나온 머리로도 이런 나라 만들냈어.
그러니 너흰 그저 너희도 잘 살고, 너희 자식들도 잘 살 수 있는 나라로 좀 만들어야 되지 않겠어? 우린 그만 내버려 두기나 해.
존경?
웃고 말자.
- 내가 만든 태극기의 원형. 우리 태극기의 태극은 태양이 황도를 오르내리는 형상을 그린 것이다. 주역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1875년 2월 11일에서 27일까지 조일수호조약 회의가 있었는데, 회의장에 조선국기로 임시 게양되었다. 첫 국기는 태극만 있고, 색깔도 붉은색과 파란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