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교 시인, 두 번째 시집 <낚싯밥 올려주는 저물녘>
산청시대 2023-03-30 (목) 23:24 43
문단 등단 16년‥전체 6부, 시 73편 담아
‘산골의 자연과 사람, 풋풋한 정서’ 그려
2007년 <문예사조> 통해 시인으로 등단
살아도 살아도
잘 피운 꽃 한 송이 없다
막 피어오른
하얀 연꽃 향기 인다
저 향기
빚어내도록 기원하며
물처럼 흐를 것이다
정동교(76)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낚싯밥 올려주는 저물녘>(도서출판 실천)을 발간했다.
문단 등단 16년인 정 시인은 시집을 전체 6부로 나눠 73편의 주옥같은 시를 싣고 있다.
이번 시집, 산청군내 286개 마을에 전달
정 시인은 이번에 발간한 시집을 산청군내 286개 마을에 전달할 계획이다. 지난 2019년 펴낸 시집 <바람의 야곡>도 각 마을 이장들에게 보내기 위해 읍면사무소에 전달했다.
정 시인은 해마다 출판되는 <산청문학>을 산청군 관내 전 마을 이장과 회관에 보급하기 위해 2015년 4개 면(시천, 삼장, 단성, 신안면)에 우선적으로 배부하기 시작했다.
이어 2016년 2개 면(신등, 생비량면)을 추가했으며, 2019년 4개 면(차황, 오부, 생초, 금서면)을 더 포함했다. 2020년에는 전 읍면사무소 민원실과 286개 마을 이장, 회관 등에 747권의 <산청문학>을 배부했다.
공직 퇴직 후 투고 실리면서 본격 활동
정 시인은 “중학교 2학년 때 한글날 백일장을 맞아 처음 시를 썼다”고 회고하고, 행정 공무원으로 퇴직하고 우연히 투고한 두 번째 시 ‘매화 옆에서1’이 <공무원 연금지>에 실리면서 본격적으로 시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정 시인은 경상대 평생대학원 강희근 교수의 시 창작반에서 기초를 다졌고 남가람 문학회 류준열·박우담 선생의 지도와 격려로 문단에 등단했다고 설명했다.
강희근 ‘생태 지식인의 시 세계’ 강조
강희근 시인(전 경상대 교수)은 ‘생태 지식인의 시 세계’라는 시집 해설에서 ‘그는 지리산이라는 거대한 산악의 능선과 골짜기와 햇볕과 그림자와 강으로 내리닫이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 그 주변을 쓰다듬는 바람 속에서 살아내는 사람이었다’며 ‘그런 그가 생태계 속의 생태를 이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또 ‘우리가 흔히들 깊숙한 자연에 그 자연의 요소와 같은 토박이, 전형적인 그 속의 천연적 인간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처럼, 정동교 시인은 태어난 곳에서 국가 시스템의 공인이라는 역할을 감내하며 살았기에 필자는 그를 ‘생태 지식인’이라고 부른다’고 강조했다.
“풍자하는 필치는 시인의 사명이자 정의”
농협중앙회 산청군지부장을 지낸 서석조 시조시인은 “시집 제목이 어찌나 의미심장한지 우선하여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이름이 사람을 규정하듯 책 제목 또한 시집의 격을 높인다”고 평가했다.
“시천면 안태 고향 청내골, 그리고 상지마을을 그려내시는 글이야 그냥 줄줄 쓰여질 수 밖에는 없을 것”이라며, “지리산과 그 자락을 휘돌아서 다시금 처음으로 되돌아와 경건히 숨을 고르며 절창의 시편들을 가늠한다”고 회상했다.
또 “으스대는 사람들의 면면과 장삼이사의 면면을 대비하여 부조리한 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풍자하는 필치, 이야말로 시인의 사명이자 정의”라며 “가독성 있는 쉽고도 의미 깊은 글, 밝은 시심에 감탄한다”고 극찬했다.
시천면 출신‥공직 31년 공로, 근정포장
정동교 시인은 시천면 출신으로 67년 12월 21살 때 공직에 입문했으며, 시천면사무소에만 28년을 근무하는 등 주로 고향에서 재직했다. 1998년 퇴임했으며, 31년 공직생활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근정포장을 수훈했다.
정 시인은 2007년 <문예사조>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2019년 첫 번째 시집 <바람의 야곡>을 펴냈다. 그는 경남문인협회 이사와 한국문인협회 산청지부 회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