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양자론과 양태론은 기독론(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인가?)에 대한 논쟁 과정에서 나온 견해입니다. 이 두 견해의 공통점은 하나님의 삼위일체론에서 "일체", 즉 하나님의 "하나되심"(oneness)을 강조하고 있는 점입니다.
2. 양자론(역동적 단일신론; dynamistischer Monarchianismus)
양자론, 또는 역동적 단일신론은 예수님은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는데, 하나님께서 그에게 성령을 부어서 아들을 삼았다는 견해입니다. 양자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예수님은 비록 동정녀에게서 태어났지만, 처음에는 다른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에 비로소 성령을 통해서 신적 요소가 부여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예수께서 여러 가지 신적인 능력을 갖게 된 것은 이때에 성령을 통해서 부여된 권능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은 한 분이시며, 예수님은 성령의 통해 하나님과 역동적인 관계를 갖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양자론은 역동적 단일신론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이 하나님과 본질적으로 같은 하나님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성령을 통해 하나님의 양자가 되었지만, 하나님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양자론자들에게 있어서 하나님은 성부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후에 이 사상은 예수님의 신성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이단으로 정죄되고 말았습니다.
<요약> 양자론
예수은 원래 보통 사람이었다-그런데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을 때에 하나님의 아들(양자)이 되었다. 예수님이 가진 신적인 능력은 이때에 임한 비둘기 같은 성령에 의해 주어진 것이다. 성부만이 하나님이며 예수님은 하나님이 아니다(예수님의 신성 부인-이단으로 정죄됨).
양태론은 성부와 성자를 한 하나님의 다른 양태(형태)로 나타난 것으로 이해하는 입장입니다. 양태론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하나님은 오직 한 분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께서 구원을 이루시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셨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서 한 집 안의 가장이 자녀들 앞에서는 아버지가 되고, 할머니 앞에서는 아들이 되며, 회사에 가면 사장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은 각각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사실은 한 사람입니다. 이와 같이 양태론자들은 하나님께서 성부로도 나타나시고, 아들로도 나타나시며, 성령으로도 나타나셨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양태론자들은 "삼위(位)"를 구분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그들은 성자를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성부로 봅니다.그러므로 그들은 십자가에 달려 고통 받으신 분이 성부라고 주장하게 되었습니다. 후에 터툴리안은 이것을 '성부수난설'(Patripassianismus)이라고 불렀습니다.
양태론을 체계적으로 집대성한 것은 서방의 사벨리우스(Sabellius)였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구속사의 과정에서 세 얼굴(또는 세 역할)로 나타나셨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인간이 육과 혼과 영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처럼, 신의 본질이 가지는 세 가지 면도 이와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태양과 열과 광선을 가지고 이러한 신의 본질을 설명했습니다. 태양은 하나이지만, 그 안에서 열과 빛을 발산하는 것처럼, 성부는 태양이라면, 성자는 비취는 광선이고, 성령은 태양에서 나오는 열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견해도 후에 "삼위"의 구분을 거부한 이유로 이단으로 정죄되었습니다. 사벨리우스는 세 위간의 구분을 무시했습니다. 그는 성부와 성자가 본질 상 하나라는 점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예수님의 인성을 외면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므로 그는 261년에 교회 회의를 통해서 이단으로 정죄되고 말았습니다.
<요약> 양태론
세상에는 한 하나님만이 계시며 서로 다른 3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성부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나타나신 것이 성자이며, 영의 모습으로 오신 것이 성령이다. 즉 성자와 성령은 성부께서 다른 형태로 나타나신 것에 불과하다. 예수님은 인간이 아니라 성부 하나님이시다(예수님의 인성 부인-이단으로 정죄됨)
양자설과 가현설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잘못 가르친 초기의 이단은 영지주의와 에비온주의였습니다. 영지주의는 헬라의 철학과 동방의 여러 종교의 혼합 사상이며, 에비온주의는 유대교적 배경에서 나온 사상이었습니다. 영지주의는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인 것은 신이 인간의 몸을 입고 나타났다는 뜻에서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가르침을 가현설(假現說)이라고 합니다. 가현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시고 역사적인 인물로 사신 것을 부인하거나 그런 역사성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입니다. 반면에 에비온주의는 예수는 단지 인간일 뿐이지만 하나님께서 그를 양자(養子)로 삼으심으로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다고 가르치셨습니다. 가현설과 양자설, 이 두 사상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이단설을 대변하는, 따라서 삼위일체 교리를 부인하는 전형적인 이단설입니다.
사도들을 계승한 속사도 교부들이나 그 다음 세대의 변증가들은 나사렛 예수는 성령으로 잉태되어 동정녀에게 나신 분으로 곧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는 사도들의 고백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그 진리를 설명함에 있어서 다소 표현상 미흡한 점은 있었으나 그 진리를 부인하거나 왜곡하는 이단적인 가르침에 대항하여 정통적인 신앙을 변증하며 전수하였습니다. 미흡한 점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아들 하나님을 헬레니즘 세계에서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로고스’ 사상으로 설명하는 데서 오는 것이었습니다. ‘로고스’는 순수한 신과 물질 세계를 중계하는 존재로 이해하고 있었으므로 아들을 ‘로고스’로 설명하자니까 아들 하나님이 아버지 하나님과 본질에 있어서 동등하시며 한가지로 영원하신 하나님이심을 충분히 설명할 수가 없었습니다.
양태론의 생성과 파급
3세기에 이르러 삼위일체 교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삼위일체를 결과적으로 부인하는 단일신론(單一神論)이 대두하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양자로 이해하는 소위 동적(動的) 단일신론과 하나님이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모양으로 나타나셨다는 양태론적 단일신론이었습니다. 동적 단일신론은 에비온적 양자론에 가깝고 양태론적 단일신론은 영지주의적 가현설에 유사한 것입니다. 양태론적 단일신론은 그냥 양태론(樣態論, Modalism)이라고도 하고, 그것을 사벨리우스가 처음 말했다고 해서 사벨리우스주의(Sabellianism)라고도 합니다.
3세기 중반에 사벨리우스는 성부, 성자, 성령은 한 하나님이 구약과 신약과 교회 시대의 세 시기를 통하여 자신을 계시하신 이름들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단자(單子, monad)로서 하나님의 존재 내에서 구별이 없으며, 세계와의 관계에서 아버지, 아들, 성령으로 구별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세 가지 이름과 양식으로 구별될 뿐이라고 하였습니다. 태양과 빛과 열을 비유로 사용하여 로고스를 통하여 세상이 창조되었다면 장차는 로고스가 다시금 흡수되고 하나님은 하나일 뿐이라고 합니다. 사벨리우스는 그리스도의 인성은 완전히 무시하였으므로 그에게서 성육(成肉)의 개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러한 사벨리우스의 양태론은 물론 이단설로 정죄를 받았으나, 교회 역사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잘못된 삼위일체론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경향은 합리주의적 사고를 하는 자유주의 신학자들과 신자들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19세기 이후의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본래 삼위일체 교리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나, 그들이 그 교리를 논할 경우에는 양태론을 말합니다. 성경이 말씀하는 대로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지 못하는 신학자들은 역사적인 예수를 찾느라 예수전 연구에 헛되게 열을 올렸습니다. 유니테리안은 양태론적 단일신론을 따르는 것을 자신들의 정체성으로 표방하는 합리주의적인 신자들의 그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