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그리스도와 문화라는 주제로 논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인간활동의 전적인 과정과 그 활동의 전적인 결과를 가리켜 혹은 문화라 하며 혹은 문명이라 하는 것이 통상적인 언어로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이 문화의 “본질”을 정의하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우리가 주요한 특징들을 기술할 수는 있다. 첫째로 이것은 사회 안에서의 인간생활에 불가피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사회적인 성격을 지닌다. 둘째로 문화는 인간의 성취다. 인간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노력해서 이루었다는 사실을 들어 이것을 자연과 구별하는 것이다. 셋째로 인간의 성취물이란 것은 모두 어떤 목적 또는 그 목적을 위해서 고안된 것이다. 말하자면 문화란 것은 가치의 세계다. 넷째로 모든 문화의 특징은 다원주의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어느 때 어느 곳에든지 인간이 구하는 문화의 가치는 단 하나가 아니다. 사회는 그 다수한 가능성을 실현하려고 시도한다. 이상에서 우리는 문화의 명백한 특징 중의 몇 가지를 말했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그리스도의 권위 아래서 살고 동시에 이 문화의 권위 아래서 살며 또 모든 기독교인 위에 이 문화는 자기권위를 주장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