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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
- 강의:
이 강의는 시적인 것은 무엇인가, 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진다. 시를 쓸려면 우선 <어떻게 써야 시가 될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 여기서는 우선 시를 읽는 능력을 키움으로써 <시 창작하는 방법>을 배우자는 것이다. 주로 시도되는 방법은 <시를 일상어로 읽는 훈련>이다. 이 과정을 통해 <어떤 것이 소재나 주제가 될 수 있는 것인가>. <비유, 상징 등은 어떻게 만드는가> 등의 모든 시적인 것이 밝혀질 것이다.
<소금쟁이> /
지금 물 위에 떠 있는 게 아니라 물의 살점을 움켜쥐었다
수면 아래 물의 정강이뻐까지 만졌다
저수지와 드잡이질 채비까지 했다
저가 가볍기에 더 가벼운 게 무언지 궁금했던 게다
- 소금쟁이, 또 다른 시, 십자수 뜨는 것으로 묘사<2004 현대시학>
- 묘사란, 대상 그대로를 사진처럼 쓰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개성으로 표현하는 것(ex, 박목월<화관>:”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는 소리, 툭? 하는 소리가 들리는.
- 위의 시는 <소금쟁이>가 제목이어서, 첫 행에 주어를 생략했다(언어절제)
(소금쟁이는) 지금 물 위에 떠 있는 게 아니라 물의 살점을 움켜쥐었다
- <발견, 물에게 살점이 있다. 사람처럼 소금쟁이가 움켜쥐었다>-표현방식
- <물의 정강이뼈> <까지 만졌다>-소금쟁이는
- 저수지와 드잡이질(단어)까지 할 뻔하는 <채비까지 했다> 생략
- 진술<저가 가볍기에 더 가벼운 게 무언지 궁금했던 게다(자기식의 해석)
- 시에서 진숙은 가끔 쓰는 것이다. 깨달음
<민물고기 주둥이>
해석, 읽기, 풀어 쓰기
1. 여름 내내 비워두었다가 (들어가 본) 방의 창문은
- (햇빛에 빛나는 담쟁이 덩굴로 인해)
2. (막) 산산조각나고 있는 초록거울(처럼)로 변해간다(바뀌는 중이다)
3. 방충망 전체(에) 번진 담쟁이 덩굴은
4. 거울 파편에 붙은 햇살로 인해(단숨에) 나에게(공격적) 달려오는 것 같다
5. (그) 눈초리가 매섭다
6. 햇빛이 담쟁이 잎새들을 (손)도장처럼 누르면서
7. 나를 아프게 한다(다물지 못하는 상처인 양 아프게 했다)
8. 가만 생각해 보니 이와는 다르지만/ 내 몸에도 담쟁이가
9. 기어들어온 흔적이 있다
10. 그 고혈압이라는 병은 내 머릿속을 휘젓다가
11. 결국 섞어버리지도 못하고 도망갔다
- 8~11행, 시의 애매성, 상징처럼, 육체의 통증,
12. 그러고보니 담쟁이 초록 잎새들은
13. 죄다 담수어의 주둥이를 가졌기에
14. 내 울대를 피해 빈방으로 건너갔던 것이다
- 화자 개입: 시 쓰는 사람이 통제를 해 주는 것
15. 어둔 곳에서 오래 헤엄치다 보니
16. 고요의 지느러미가 생겼던 것이다
- 물고기의 지느러미가 아니라, 고요의 지느러미
17. 나는 지금 막 부서지고 흩어지는 초록 거울 앞에 있다(순간의 미학)
18. 물고기 주둥이를 만지고픈 늦여름의 한때에 있다
-
- 유리창에 붙은 담쟁이 넝쿨을 그의 순간적인 감각으로 그린 것
- 묘사: 대상 그대로 사진처럼 쓰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개성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 <민물고기 주둥이> 원문 읽기
1. 여름 내내 비워두었던 방의 창문은
2. 막 산산조각나고 있는 초록거울로 바뀌는 중이다
3. 방충망 전체에 번진 담쟁이덩굴은
4. 거울 파편의 섬광을 빌려 단숨에 나에게 왔다
5. 눈초리가 매섭다
6. 햇빛이 담쟁이 잎새들을 손도장처럼 누르면서
7. 다물지 못하는 상처인 양 아프게 했다
8. 이 방에서 멀긴 했지만 내 육체에도 담쟁이가
9. 기어들어온 흔적은 있다
10. 딱딱하게 굳은 머릿속을 휘젓다가
11. 결국 반죽도 못하고 사라졌다
12. 담쟁이 초록 잎새들은
13. 죄다 담수어의 주둥이를 가졌기에
14. 내 울대를 피해 빈방으로 건너갔던 것이다
15. 어둔 곳에서 오래 헤엄치다
16. 고요의 지느러미가 생겼던 것이다
17. 나는 지금 막 부서지고 흩어지는 초록 거울 앞이다
18. 물고기 주둥이를 만지고픈 늦여름이다
<내소사 韻>
- 운(韻), 음(吟) 등은 시(詩), 노래, 라는 의미다 운(韻): 운치 운
- 부안,
- 시는 유연하지 않으면 깨진다, 5행 <새청: 날카롭고 새된 목소리= 정진하는 동자승이 읽는 소리들 같은>,
- 5행의 단어의 포인트<새청> - 이슬 같은 말을 잡는 것이 낫다.
- 서정시- 대상의 선택과 배제(소수만 선택, 쓸 것만 써라, 길게 쓸 이유가 없다>
- 명사로 끝내는 것(고요해질 몸!)
*해설(읽기)
1. 내소사 하얗게 쌓인 눈을 술 먹은 다음 날 꺼칠한 입으로 핥아보면
2. 더러운 내 몸 안의 것을 하나씩 차례로 버리고
3. 대웅전까지 무르팍으로라도 기어가고 싶어진다
4. 내소사를 찬양하는 목판본 읽는 <날카롭고 새된 목소리의 입>만 남고
5. 눈과 함께 꽁꽁 얼어붙으리라
6. 열 개의 손가락과 그 열 개의 손가락으로도 셀 수 없는 죄악이 끊어지리라
7. 뱉어야 할 것마저 삼키기만 했던 위장과
8. 동굴에 가까운 소리의 입구,
9. 시선에 들어오자 악을 저지르게 했던 배후인
10. 검은 눈알을 꺼내어
11. 말없는 전나무 숲이나 하얀 눈 위에 쏟으면
12. 뼈만 남아 내소사 설경과 다름없이 몸은 고요해질 것이다
- 눈의 순결성과 자신의 몸의 더러움을 이야기 한 것
- 영혼을 치유해주는 시가 아닌가
- 보편적인 시
- 시의 본질을 건드리는 시
* 내소사 韻, 원문(읽기)
1. 꺼칠한 입술로 핥아보는 내소사 눈이라면
2. 몸 안의 것을 차례차례 버리고
3. 대웅전까지 무르팍으로 기어가려 한다
4. 모든 입이 먼저 눈에 파묻히리라
5. 내소사를 찬양하는 목판본 읽는 새청 입만 남고
6. 눈과 함께 꽁꽁 얼어붙으리라
7. 열 개의 죄악, 열 개의 손가락이 끊어지라라
8. 뱉어야 할 것마저 마구 삼켰던 위장과
9. 동굴에 가까운 소리의 입구,
10. 내 시선에 들어와서 비로소 악이었던 것들의 배후인
11. 검은 눈알을 꺼내어
12. 전나무 숲의 말없음이나 눈 위에 쏟으면
13. 뼈만 남아 내소사 설경과 다름없이 고요해질 몸!
<검은 색의 음악회>
- (서울?로 가는 KTX, 혹은 버스, 안이다) 흰 저고리, 검은 치마를 입은,
원불교 처녀(정녀)가 옆자리에 앉았다
- 그녀에게도 세상으로 가는 욕망도 있었을 것이다
- 음악회: 검은 치마에 담긴 그 여자의 고통 같은 음악회
- 콘드라베이스 독주곡: 조용하고 고요한
- 객석의 불이 꺼진다: 관찰자(작가)
- 쥐똥나무 열매
- 어떻게 하면 정녀의 삶(검은 색- 종교적인 색, 흰색-세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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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사의 힘은 쉽지 않다
* <검은 색의 음악회> 해설
1. 흰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은 원불교 정녀가 옆자리에 앉는다
2. 그 여자 눈 살며시 뜨고
3. 내가 펼친 시집의 제목을 훔쳐보는데
- (아마) 가보지 못한 삶에 대한 미련인 것 같다)
4. 쥐똥나무 열매는 까만색.
5. 그 나무의 손발이 빚어낸 點字이듯,
6. 시집의 글자는 시인의 삶과 생각이 낳은 까만 색,
7. 동정녀의 검은 치마 역시 그녀의 생이 낳은 검은 색
8. 모두 겨울을 열매로 견디는 것인가
9. 저 검은 색에 바쳐진, 가장 높은 순수의 생의 음악회
10. 그녀 머릿속 들끓는 수십만 볼트를 감당한
11. 정녀와 결혼 사이의 오래된 不和
12. 나는 그 불화의 검은 색이 숨쉬는 소리를 들을 작정이다
13. 콘트라베이스 독주곡 그 심원한 저음으로 듣는 검은 색을 위해
14. 나는 집중한다
15. 그 검은 색의 표정에 스며들기 위해/대리석처럼 차갑게 냉정해진다
16. 시집을 덮는다
*<검은 색의 음악회> 원문 읽기
1. 흰 저고리 검은 치마의 정녀가 옆자리에 앉는다
2. 그 여자 눈 살며시 뜨고
3. 내가 펼친 시집의 제목을 훔친다
4. 쥐똥나무 열매는 까만색,
5. 그 나무의 손발이 빚어낸 點字,
6. 겨울을 열매로 견디는가
7. 음악회는 검은 색에 헌정된 것, 가장 높은 순수여
8. 수십만 볼트를 감당한
9. 오래된 不和여
10. 나는 검은 색이 숨쉬는 소리를 들을 작정이다
11. 콘트라베이스 독주곡으로 바뀐 검은 색을 위해
12. 객석의 불이 꺼진다
13. 검은 색의 표정에 스며들기 위해 대리석처럼 차가워진다
14. 시집을 덮는다
<마흔 살>
- 일상적인 마흔 살과는 결부시키지 않았다. (불혹, 부록: 곁들여서 사는 삶)
- 미나리 아재비: 40상(마흔 살)의 아줌마들이 불려지는 이름들, 남자들
- 항적 航跡: 배, (비행기)가 지나간 자리의 흔적.
- 종결형(마흔 살 너머!)
<시창작>
- 개성을 살리고
- 다른 사람들의 시에서 변용하여 새롭게 창조해라
- 시를 읽는 이론서만큼 좋은 것은 없다
* <마흔 살> 원문 읽기
1. 미나리와 비슷하게 습지 따라가거나
2. 잎과 줄기를 삶아먹기 때문에 나온
3. 미나리아재비란 이름에는 마흔 살의 흠집이 먼저다
4. 제 이름 없이 더부살이한다는 의심이 먼저다
5. 다섯 장의 꽃잎이 노란 것도
6. 식은 국물같이 떠먹기 쉬운
7. 약간은 후줄근한 아재비란 촌수 탓이다
8. 저 풀의 독성이란 언젠가 다시 켜보려는 붉은 알전구들
9. 돌아갈 수 없는 열정이
10. 저 풀을 이듬해에 또 솟구치도록 숙근성으로 전화시켰다
11. 노란 꽃 찾는 꿀벌의 航跡도 명주나비 얼룩무늬도
12. 미나리아재비 살림의 쓴맛 단맛
13. 막무가내 번식하는 미나리아재비 군락을 지나간다면
14. 일장춘몽 쓸개는 곰비임비 햇빛에 널어라
15. 양지에 피어난 것이 어디 미나리아재비뿐이냐
16. 누구를 기다리지도 않고 누군가 다가오지도 않는
17. 마흔 살 너머!
* 해설(독자 읽기-풀어 읽기)
미나리와 비슷하게 습지에서 자라거나/ 잎과 줄기를 삶아먹기 때문에 나온/ 미나리아재비란 이름은 (곰곰히 생각해 보면) 마흔 살의 흠집이 먼저 떠오른다/ 제 이름도 없이 (누구누구 아저씨로) 더부살이한다는 의혹이 먼저다/ 다섯 장의 꽃잎이 그 흔한 노란 색인 것도/ 식은 국물같이 떠먹기 쉬운/ 아무데나 덧붙는 아재비란 촌수 탓이다/ 그나마 남은 저 풀의 독성도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다급한 마음의 다짐일 뿐/ 돌아갈 수 없는 열정이/ 저 풀을 이듬해에 또 발버둥치도록 숙근성으로 진화시켰다(중년 곁에 얼씬거리는 여자들도 그 분냄새도)/ 그저그런 사십대의 쓴맛 단맛에 불과할 뿐/ 쓸모없이 막무가내 번식하는 사십대를 통과하고 있다면/ 일장춘몽에 불과한 쓸개는 없이 살아라(거듭거듭 햇빛에나 널어라)/ 양지에 피어난 것은 미나리아재비뿐만이 아니다/ 누구를 기다리지도 않고 누군가 다가오지도 않는/ 마흔 살 너머의 삶은 끔찍하다!
<개구리밥>
- 참 재미있는 시
- 개구리밥=생의 다래
<시창작 포인트>, 여행을 다니면서 아주 꼼꼼하게 관찰한다
시는 쓰고 난 다음에 독자의 몫이다
* 해석(읽기)
막 생기기 시작한 개구리밥은 초록이 보낸 밀사 같다/(큰 왕국이 첩자를 보냈다) 하여 초록 왕국은 아직 선포되기엔 이르다/ 며칠 전 이 늪은 푸늘 수초풀만으로 고요했었네/ 허나 지금 초록은 물에 비치는 푸르름만으로는/ 한껏 울지 못하겠다는 듯/ 마침내 개구리밥 밀사를 보내/ 수면에 제 초록 왕국의 흥망을 빽빽하게 펼쳤네/ 이제 수많은 초록 개구리밥이 물 위에 누워 한껏 게을러터졌다네/그러나 자세히 보면/ 이것을 개구리밥이라고만 부를 순 없지/ 수줍음처럼, 또렷하게 작은 꽃이 먼저 핀다네/ 그 꽃들이 알고 보면 초여름의 날랜 병정인 것 같다.
* <개구리밥> 원문
1. 초록이 밀사를 보냈다네
2. 그 왕국은 아직 선포되지 않았지
3. 며칠 전 이 늪은 고요하기만 했었네
4. 지금 초록은 물에 비치는 푸르름만으로
5. 한껏 울지 못하겠다고
6. 마침내 밀사를 보내
7. 수면에 제 왕국의 흥망을 빽빽하게 펼쳤네
8. 수많은 초록이 물 위에 누워 한껏 게을러졌다네.
9. 이것을 개구리밥이라고만 부르지 말라
10. 수줍음처럼, 또렷하게 작은 꽃이 먼저 핀다네
11. 그들이 초여름의 날랜 병정이라네
* <기다린다는 생각> 원문
1. 오래 벗어논 신발을 다시 신을 때
2. 너가 벌써 와서 먼저 떠났다는 느낌
3. 머문 시간 동안
4. 좀씀바귀 노란색 기다림이 신발 밑창을 뚫고
5. 한쪽 눈에 진물이 날 때까지 꽃피곤 했다
6. 흔하디흔한 노랑이긴 하지만 저 꽃 아래
7. 무엇과 다를 바 없는 무엇과 비교 못할
8. 숨쉬기가 있다
9. 기다림이기 전에 먼저 이정표이다
10. 기다림이기 전에 너가 먼저 나 대신 떠난다는 것이다
11. 텅 빈 허공이 생겨서
12. 좀씀바귀마다 꽃피우게 하고
13. 흔들리는 불빛의 手話를 구겨넣고 떠난다는 것이다
14. 점점 작아지지만 더욱 분명해지는 불빛들
* <기다린다는 생각> 읽기
1. 오래 벗어논 신발을 다시 신을 때면
2. 네가 벌써 와서 먼저 떠났다는 느낌이 든다
3. 머문 시간 동안
4. 기다림처럼 곰팡이가 노란색 좀씀바귀처럼 신발 밑창을 뚫고
5. 한쪽 눈에 진물이 날 정도로 실감이 나지 않을 때까지 꽃필 때도 있다
6. 흔해빠진 노랑이긴 하지만 저 꽃 아래
7. 무엇과 다를 바 없는 무엇과 비교 못할
8. 기다림의 숨쉬기가 있을 것인가
9. 그러니 좀씀바귀는 기다림이기 전에 먼저 이정표 같다
10. 기다림이기 전에 너가 먼저 나 대신 떠난다는 표시다
11. 나와 너 사이의
12. 텅 빈 허공이 생겨서
13. 좀씀바귀마다 꽃피우게 하고
14. 흔들리는 불빛의 手話를 구겨넣고 떠난다는 것이다
15. 신발에는 점점 작아지지만 더욱 분명해지는 불빛들이 있다
- 여대생들이 좋아하는 시
- 이런 사소한 것들이 시가 된다
- 하지만, 일상적인 눈으로 볼 때, 발견되지 않는다
- 4,5행, 곰팡이에 대한 이야기 혹은 실제 이야기일 가능성이 있다
(4. 좀씀바귀 노란 색 기다림이 신발 밑창을 뚫고/ 5. 한쪽 눈에 진물이 날 때까지 꽃피곤 했다)애매성—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 너무 오랫동안 벗어놓은 신발이(좀씀바귀가 쓸 때까지 나는 몰랐다= 한쪽 눈에 진물이 날때까지 꽃피곤 했다)
* <신문지 한 장 위에서> 원문
1. 그가 방이라 가리킨 곳은 신문지 위의 한 뼘
2. 신문지 한 장의 온기란 추위의 다른 이름이다
3. 신문지 한 장의 등걸잡이란 살얼음이다
4. 바람은 징의 동심원을 돌면서
5. 그의 추억 속에 아무도 들어오지 못할 집을 짓는다
6. 신문지 옆에 벗어놓은 신발은
7. 지금 발굴된 고분의 금동 신발처럼 부식이 진행 중이다
8. 신문지 한 장에 자꾸 쏟아지는 모래여,
9. 사람 대신 울어준다는 명사산이여
10. 한때 따뜻한 피돌기를 하던 저녁 불빛들은
11. 이미 박제가 되었기에
12. 가끔 불러보는 이름처럼 마른 피처럼, 눌러붙었다
13. 천산남로를 기억하는 황사바람 속
14. 기립박수인 양 많은 창을 매달고 들어오는 지하철이
15. 허기 채우는 공복,
16. 그 얼굴에 매달리는 헛웃음에는
17. 쐐기풀 느린 노역뿐이다
18. 새 잎 달고 벌써 시드는 플라타너스 가족은
19. 가장 큰 가지를 부러뜨리므로 올해 억지로 꾸려가리라
20. 무성한 잎을 부끄러워하는 나무들 위로
21. 노을과 싸운 서쪽의 녹슨 하루를 보라
* <신문지 한 장 위에서> 해설하며 읽기
1. 지하철, 그가 방이라 가리킨 곳은 한 뼘의 신문지
2. 신문지 한 장의 온기란 추위와 뭐가 다를 것인가
3. 하여 신문지 한 장의 등걸잠이란 맺힌 살얼음과 같다
4. 바람은 정의 동심원을 만들면서
5. 그의 과거 좋았던 추억 속에 아무도 들어오지 못할 집을 짓는 것 같다
6. 바람은 정의 동심원을 만들면서
7. 그의 과거 좋았던 추억 속에 아무도 들어오지 못할 집을 짓는 것 같다
8. 신문지 옆에 벗어놓은 신발은
9. 부식이 진행중인, 막 발굴된 고분의 금동 신발처럼 땟국물이 끼었다
10. 신문지 한 장에 자꾸 모래가 쏟아진다
11. 그 모래는 사람 대신 울어준다는 명사산과 같다
12. 그의 몸이 따뜻할 때 피돌기를 하던 것 같던 저녁 불빛들은
13. 이미 박제가 된 것처럼 그와 분리되어
14. 가끔 불러보는 이름처럼 마른 피처럼, 눌러 붙은 것 같다
15. 천산남로에서 시작되었을 황사바람 속
16. 기립박수인 양 많은 창을 매달고 들어오는 지하철이
17. 그의 허기를 채우는 공복의 시간,
18. 그의 얼굴에 매달리는 헛웃음에는
19. 뜯어먹기 어려운 쐐기풀의 느린 노역뿐이다
20. 새 잎 달고 벌써 시드는 플라타너스 가족은
21. 그처럼 가장 큰 가지를 부러뜨리므로 올해 억지로 꾸려가리라
22. 무성한 잎만 매단 것을 부끄러워하는 나무들 위로
23. 매일의 노을과 싸운 서쪽의 녹슨 하루가 보인다
<참나무 가족사> 원문
1. 신갈, 떡갈, 상수리, 굴참, 갈참, 졸참, 밤나무
2. 모두 참나무 가족이다
3. 그들을 구분해주는 건 잎의 불완전성,
4. 어느 참나무가 다른 참나무를 탓하랴
5. 樹皮도 가끔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지만
6. 불분명하다
7. 건반을 조심스럽게 두드리는 잎,
8. 편모운동이 즐거운 잎을
9. 휩싸고 도는 참나무語의
10. 둥글고 톱날 같은, 두꺼운 북방 악센트는
11. 외지고 어색해 아직 불편하다
12. 참 이상하지, 참나무 숲의 냄새가 정다운 날은
13. 바람이 참나무 배꼽을 건드린 뒤
14. (잎들 모두가 배꼽이라면 잎들 모두가 손뼉이기도 하지)
15. 나무가 푸른 촛불로 바꿀 때이다
첫댓글 1. 원문 읽기 2. 자기 방식으로 해석하여 써 보기 3. 해석 읽기 4. 읽으며 분석하기 5. 자기 시 써 보기(페러디)
읽어 봅니다
여름이 시작되네요 좋은일들이 많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