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무덤덤하게 세월의 더께를 쌓아가며 흘러간다.
1989년 9월 1일 강원고 처음 발령 이후, 1993년 인천으로 일방, 전임, 2000년 부산으로 전근을 가고 그러는 동안 큰 변화 없는 교직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과의 다양한 추억 그리고 여러 대외활동을 하며 좋은 결과도 많이 얻기 시작했다. 2003년 울산으로 전근을 가면서부터 2011년까지 젊은 시절 나의 교직 생활은 가장 화려한 경력을 갖는 기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이때 조주사 자격증을 따고, 대학원을 나오고, 중국, 홍콩, 일본, 프랑스 등 해외여행의 기회도 얻었고 좀 더 내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에 한 걸음 더 나가는 계기가 생겼다.
2005년 가을에 그전까지 사용하던 똑따기 올림포스 카메라가 물에 빠져 망가졌고 이때 니콘 D-90 준전문가용 카메라를 사게 되었다. 이후로 우연한 기회의 인천에 사시는 한 작가분의 사사를 받고 사진에 매료되면서 또 하나의 취미이자 예술세계를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나만의 사진의 세계에 빠져 여러 차례 단체전과 개인전을 열면서 퇴직 후의 카페경영에 대한 방법이 좀 더 구체화 되기 시작했다. 학생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나의 목표는 잠시 교직의 또 다른 보람인 관리직으로 바뀌었다. 남들보다 열심히 교직 생활을 한 덕분인지 약간의 모순된 부분도 없지는 않았으나 2015년 9월 교감, 2019년 8월 교장으로 승진 발령 나면서 나의 교직 생활은 화려한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었다.
교장이 되고 나니 이제 정년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동안 입으로만 하던 나의 계획을 실천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나의 직장인 부산 그리고 처가가 있는 곳으로 사진을 찍으며 많은 곳을 돌아보고 알아도 보았다. 내가 바라는 것은 2층 정도의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하여 카페와 갤러리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부산은 이미 많은 곳이 개발되어 구매가가 나의 능력으로는 곤란했고, 아니면 개발 제한이라 구매할 수가 없고, 처남이 알아본 곳은 구매력은 있으나 너무 외져서 사람이 오지 않을 것 같고…. 마땅한 장소와 집을 구하지 못하며 지내던 중 2021년 8월 방학에 고향 인천에 왔다가 배다리 문화의 거리를 걷는 일이 있었다. 코로나-19와 싸-드 문제로 중국 열풍이 끝나고 한가한 문화의 거리…. 카메라를 들고 골목을 몇 장 찍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