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섬.. 그 아름다운 곳에서 만든 추억
26일... 나는 들뜬 맘으로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내게 서울행 기차를 타는 것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또 다시 서울에서의 삶 시작과... 나의 젊은날의 독립. 외로움과 쓸쓸함.. 또한 새로운 만남과 희망적 시작 등. 서울이란 내게 용기와 희망 동시에 고통의 공간이기도 했다. 나는 "희망"과 "만남"이란 긍정적인 생각으로 서울로 왔다. 바로, 돈암청년회 여름훈련이 있기때문이다.
흐린 날씨에...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불길한 일기예보.... 처음가는 돈암청년회의 훈련에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하늘은 우리의 편이 되어주었다. 3일 내도록 화창하고 말끔한 날씨는 우리들의 마음을 좀 더 활기차게 해주었다.
27일 아침에 돈암교당에 모여 오랜만에 만난 돈암청년회 식구들과 인사를 했다. 약 2달간 보지 못한 교우님들... 하지만 어색하지 않게 백씨!가문 여러 교우님께서 도와주었다. 노오~란색 유치원 봉고차를 타고.. 한참을 달렸을까.... 밖으로 보이는 바다가 내 눈앞에 불쑥 다가와 있었다.
“와~ 바다다”
서해는 처음와보는 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갯벌을 눈으로 보았다. 모래사장과 자갈로 된 바다만 보다가 매우 부드러운 갈색 벌을 보니... 바다에 뛰어들고 싶었다. 마침, 배를 타기 위해서는 바다로 들어 가야한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이 앞서긴 했지만 마냥 즐거웠다. 반바지로 갈아입고 바닷가로 서서히 걸어 들어가 배를 탔다. 바람에 스치는 머릿결...높은 하늘에 펼쳐진 끝없는 구름... 물결 따라 빛나는 바다가 나를 매료 시켰다. 배를 타고 들어간 “하섬” 실미도의 강한 느낌도 들었고, 화와이 같은 신비로움도 있었고, 오지같은 무서움도 있었다.
하섬의 둥근 바윗돌 위에서 먹은 식사, 먹기도 전에 우리의 배를 부르게 했다. 서서히 지는 저녁 놀이 바다에 어우러져 평생 보기 힘든 풍경들을 보게 해 주었다. 이렇게 탁~트인 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날이 며칠될까.... 그래서 우리는 모기에 뜯기는 걸 감수하고서라도 멋진 바윗돌 위의 식사를 선호했다.
저녁에는 자신의 마음을 종이 한 장에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다. 잡지를 이용해 내 마음속을 그려내었다. 요즘 부쩍 친구에 대해서 고민하는 나.... 언제나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로 남을진 모르지만, 평생을 함께할 “친구”라면 다시 한번 생각하고 고민해 봐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많은 교우님들 또한.. 겉으로는 해맑은 웃음을 띄고 있지만.... 고민을 한 두 가지 가지고 있었다. 미래에 대한 고민..... 자신에 대한 안타까운 여러 면들...... 이 모든 고민과 걱정을 함께 나누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저녁이 되고... 법당에는 작은 올림픽이 열렸다. 멀리뛰기(정확한 거리에 뛰기), 씨름, 방석 릴레이, 이종격투기, 돼지씨름 등... 재밌고 특이한(?) 경기들이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2종 격투기.... 지수교우님과 덕주교우님이 펼치는 멋진 경기....(경기를 넘어선.. 싸움?까지의...상황이었다...;;) 또한, 미스김과 혜원교우님의 사상 최초의 이성경기!! ^_^ 상근교우님과 도제교우님의 씨름 한판승... 원경고우님의 멀리 정확히 뛰기는.. 스릴만점이었다.
아쉽게 엉덩이가 무거운 관계로 방석릴레이를 패하면서 동점으로 가긴했지만, 멋진 올림픽이었다.
다음날, 아침일찍 겨우 일어나.... 해변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교전을 펼쳤다. 내 생에 처음으로 이처럼 이른 시간에 교전을 만진 날이기도 했다.^_^;; 아침을 먹고, 열심히 잡초제거를 하고 있었다. 저만치 넓은 밭에.. 저 많은 풀들을 언제 다 뽑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러나 땀을 뻘뻘흘리며 1시간 정도 풀을 뽑았을 때였을까... 정말, 놀랄 정도로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거의 막바지 작업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역시, 많은 일손의 힘이란.. 놀랄만 했다. 작업을 거의 마칠 때쯤, 2차로 온 여러 교우님들..... 오랜만에 봤지만 왜 그렇게 친근하게만 느껴졌는지.....
옷을 갈아입자 마자... 바다로 풍덩~ 몸을 던졌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라는 모 회사의 슬로건이 떠올랐다..^-^; 이때부터 짖굳은 말띠클럽 교우님들의 장난이 펼쳐졌다. 여러 교우님들이 공중으로 부상했으며, 바다에 콕! 처박혔다.... 따끔거리는 조개가 발가락을 아프게 했지만, 바닷속 바위가 나의 발에 상처를 내긴 했지만,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바위 위에 모여앉아 손으로 깬 수박을 우적우적 씹어 먹는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바닷가에서 한참 놀다가... 숙소로가서.... 샤워를 했다. 여자나 남자나, “몸을 부딪히는 일”은 서로를 더욱 더 친하게 해주는 것 같다. 이때, 웃지 못할... 여자교우님들만의 추억들;;;(선풍기는 멈출수가 없었죠;;) ㅋㅋ
저녁에 모여서 함께한 사진3장에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 표현하기(과거, 현재, 미래는 내게 내려진 선물이다...라는 말.. 기억에 남네요) 상대방을 위한 기도......, 레크레이션 한마당, 불꽃놀이.....등 많은 활동이 남아 있었다. 상대를 위한 기도에서 난 성훈교우님과 함께 할 수 있는 행운을 거머쥐게 되었다. 얘기를 할 기회도... 그런적도 많이 없는 우리에게 좋은 기회였다. 이야기를 하면서 참 많이 비슷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돈암교당의 뉴페이스로서 공감할 수 있는 어떤 것...대학신입생으로서의 고민거리... 성훈교우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교환했다. 그리고 정말 최선을 다해 기도문을 써 나갔다. 앞으로도 이렇게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은 좋을 것 같다. 항상... 술 한잔이 들어가야 마음 속의 말들이 나오는 내게... 촛불 하나로만으로도..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성훈 교우님... 앞으로도 이야기 많이해요~)
이렇게... 아쉬운 마지막 밤은.. 불꽃놀이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내가 우려했던 걱정과 고민들을 말끔히 파도에 떠나보낸 것처럼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잠을 청하였다.
훈련이 이렇게 재밌을 수가 있을까? 이걸 훈련이라고 해야하나..... 바캉스라고 해야하나... 마음공부와 친목, 그리고 추억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시간이란 정말.. 중요한 어떤 것.... 이다. 내가 돈암교우님과 함께 한 시간... 돈암 교우님들이 함께 지낸 시간을 비교할 수는 없는 것처럼.. 하지만, 이 시간을 내가 돈암교우님과 함께 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마지막 까지.. 열심히 운전해준 유치원 운전기사 덕주교우님. 목 받침 없는 의자에 장시간 앉아 있었던 성훈, 미스김, 불도제군..... 그들의 멋진 우정 백씨!가문여사 말띠클럽 형님들... 여럿 여성을 거느린 혜원낭군! 보라돌이~ㅋ 행복커플, 불쑥 나타나는 원숭이클럽, 다들 빈약한 돼지클럽. 마지막 막강파워! 소띠클럽....... -_-; 재밌는 별칭과 추억을 함께 남기고 하섬을 떠났지만.. 그 기억은 변치 않을 것 같다. 그리고 LAST 이런 자리를 만들어 주신 박세훈 교무님. 정말 감사합니다~. 아쉽게 참여하지 못한 교우님들.... 다음에는 꼭~!같이 갑시다.
p.s 2박3일의 무려... 24*3= 27시간의 시간을.. 고작 몇자의 글로 표현할 수도 없고, 표현되지도 않지만. 기억력이 점차 감퇴하는 20대 교우님을 위하여... 글상자에 보관해 두려고 합니다. 머지 않아 이 글상자를 꺼내 보았을 때, 멋진 기억으로 남길 기원하며.....
첫댓글 와!~...ㅎㅎㅎ
^^ 처음 가본 바다와 일찍 펴본 교전과...말띠들의 만행..ㅋㅋㅋㅋ너무 즐거웠나부다..부럽네~~~가고싶었는데 담에 자리 마련하자구!!!!
부럽다. 너무 생생하고... 날 알랑가? 27일 아침 교당 에서 본 아자씨, 아니 오빠 ㅋㅋㅋ . 너무 훌륭한 후기와 모든 청년들의 열기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짝! 짝! 짝!
으으으.. 서..선풍기.. 그리고 난 지금 일어나서 골골 거리는데 대단하이~ 언제 쓰셨데? 몸 안아프냐?
다 읽어보지 않아도 감동 감동이 전해지네요...나도 짝짝짝~~~
자연아~ 글 읽다보니까 정말 잔잔한 감동인데! 오호호호~ ^-^
와~~~! 부라보! 정말 훌륭하다. 자연아...! 오빠가 맛난거 사줄께! 글고 윤주아줌마! 만행이라니! 요새 성질 죽이고 살고 있는데....
자연~ 글 좋구나! 가운이 말데로 잔잔한 감동이~~! ^-^
효원이 대단하당..... 넘좋은글이당.......
멋져...
내가 니글 젤 첨에 봤거든... 근데 피곤해서리 답글도 못 달고 자버렸당... 참 체력도 좋고 부지런도 하오~
잔잔한 감동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