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눈은 볼 수 없었습니다.
대신 살을 저미는 강한 바람만 신나게 맞고 왔습니다.
회사에서 써클지원비 중단으로 앞으로 많은 산행을 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지원비가 동호회 활동에 커다란 도움이 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산행을 계획할 때 비용문제에는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변화되는 현실에 빨리 적응해야 합니다. 회비를 현실화 시키고 산우회를 진성회원으로만 구성해야겠습니다.
오랜만에 가는 산행이고 시산제도 함께해야 했기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여 산행 이틀 전부터 준비를 했습니다. 돼지머리도 전문 도매상에 가서 면접을 하여 가장 예쁜 놈으로 골랐고, 제사상에 올릴 과일이며 모든 제수용품을 가장 좋은 것으로 구입했습니다. 고사떡은 동네 떡집 7곳을 순회하며 선택한 심혈을 기울인 작품입니다.
경제가 어렵고 사회가 점점 삭막해 지지만 우리 회원들은 올 한해 건강하고 행운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른 때 보다 더 정성을 들였던 것 같습니다.
[바람의 힘으로 풍차를 돌려 전력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대관령에 도착하니 예상했던 것 보다 더 심하게 바람이 불었습니다. 운 좋게 평평하고 넓은 안성맞춤의 장소를 발견하여 대관령의 산신령에게 제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회장님을 필두로 모두 정성을 다했으니 올해, 회원들 모두 운수 대통할 것입니다.
선자령은 바람이 세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곳에 왜 풍차를 설치했나 이유를 잘 알 겁니다. 하얀 풍차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서있는 모습이 장관이었습니다. 눈이 있었으면 더 멋있는 경관을 연출했을 텐데 아쉬웠습니다. 고저차가 크지 않은 능선길 4.2Km를 걸으니 벌써 선자령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산 아래 먼 시야로 동해의 바다가 시원하게 보입니다. 산 능선에 거센 바람을 맞아 돌아가는 풍차소리가 “획 획”하며 귀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정상주는 마셔야 했기에 바람을 피해 삼삼오오 모여 배낭에서 꺼낸 술을 한잔씩 나눠 마시니 몸은 물론 마음까지 훈훈해 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능선에 하얀 풍차가 사람들 사이에서 이채롭게 보입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충차가 커다란 원을 그리며 한없이 돌아갑니다.]
하산 길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애초 계획은 초막골로 내려가려고 했는데 통제로 갔던 길을 다시 돌아와야 했습니다.(초막골로 내려가면 엉덩이 썰매를 타려고 비료포대를 준비했는데...) 등산로는 눈이 녹아 진흙탕으로 변했는데 상당히 미끄러웠습니다. 실제로 미끄러져 옷을 버린 사람도 꽤 있었습니다.
늦은 점심식사를 속사IC 근처에 있는 ‘옛날막국수’에서 먹었습니다. 본인이 직접 양념을 해서 먹는 메밀막국수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참이슬 한 잔씩 권하며 정을 나누다 보니 시간 지나는지 몰랐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정겨운 선후배 간에 대화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해발 1,157m 선자령을 알리는 표지석]
첫댓글 신년산행에서 즐겁고 좋은기억가지게되어 기쁨니다. 울회원모두 건강하시고 하시고자 하는일 모두 술~술~ 잘 풀리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