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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4. 12. 2박3일 자전거 여행, 실로 1년여만에 지방원정 라이딩에 나섰다
그동안 장거리 라이딩의 기회가 많이 줄고 게을러 져서 업힐을 잘 할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그저 평소 실력을 믿고 가는수 밖에 없다.
금요일, 평일이어서 조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새벽 지하철 첫차에 자전거를 싣고 센트럴시티 경부고속터미널까지 신세를 지기로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 불쌍한것인가. 부지런한것인가 새벽 종점에서 출발하는 지하철인데도
구파발에서 연신내를 지나니 객실에 승객이 가득하다. 충무로까진 손잡이도 잡을수 없이 붐빈다. 참 열심히 산다. 나같이 놀러가는 사람은 조금 미안하다. 그러나 나도 열심히 살면서 충전하러 가는중이다 ㅎ
06시 40분 대전복합터미널행 동양고속 우등이다. 차가 참 편하고 승차감이 좋다. 기사님도 멋지게 제복을 차려입고 깔끔하고 친절하다. 이 기사님은 서울로 돌아올때도 또 같은차를 탔다, 인연이다. 무엇보다도 2시간도 안되게 오래가지않아서 잠시 눈감으면 도착이다.
대전복합터미널을 출발하여 시내구간을 버스에 밀려가며 차도와 인도를 들락거리다 가다보니대덕구 비래동을 거쳐 고봉산 근처 대전터널을 통과하여 대청호수로에 들어섰다
주산동전망대에서 산이 잠긴 고즈녁한 호수를 보며 심호흡을 하며 잠시 쉬었다가 물한모금 하고 대청호 왼편으로 이어진 대청호수로를 따라 청주, 세종시 방향으로 라이딩을 시작했다
원래 지난주 4월5일에 이곳에 올 계획이었는데 친척의 결혼식 참가하느라 일주일 늦게 온게 너무 아쉽다. 벚꽃이 이미 지고 있다
대청호수길은 사진처럼 오래된 벚꽃나무가 길가를 따라 우거져 있다 . 아마 지난주 벚꽃이 한창일때는 차량과 인파로 인하여 이곳을 라이딩하기가 쉽지 않았을까 싶다.
바람을 가르며 패달링하는데 벚꽃잎이 바람에 흩날려 눈처럼 내린다.
아~ 영화속 한장면이다
길가에 수북이 쌓여 있는 벚꽃잎을 보며 우리의 조네이버 왈~
"여자들의 마음이 이것을 보고 얼마나 심숭생숭 환장, 환호 할까 ~~~"
대청호 자연수변공원 동명초등학교 앞에 있는 화장실에 붙어있는 안내도이다.
대청호의 모습이 용처럼 보인다. 참 올해가 용의 해이지
대청호 오백리길은 대청호를 중심으로 약220km의 도보길을 말하는데 행정구역상 대전 동구와 대덕구, 충북청원과 옥천, 보은군에 걸쳐 위치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가는 대청호수길옆 강을따라 나무 데크길이 조성되어 트레킹하도록 되어있는데 20여개 구간중
지금 우리가 라이딩하고 있는 4구간 호반낭만길(주산동전망대- 대청호 자연수변공원- 마산동 쉼터- 명상공원)이 가장 멋있는 곳이라 알려져 있다
강을따라 시골정경이 그림처럼 이어져 있고 작은 업힐코스들이 심심하지 않게 이어져 있고 가로수도 잘 가꾸어져 있어 봄엔 벚꽃, 가을엔 줄지어선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겠다
은행나무를 관리하고 있어서 자세히 들여다 보니 암, 수 구별하는 명찰이 부착되어 있다
나무도 암, 수가 있으니 열매는 암나무에 열리고 빌로볼 성분때문에 냄새가 심하여 불편을 주기도 하지만 단풍철에는 장관이겠다
고개를 넘다 힘들어 잠시 쉬는데
나물캐는 아가씨가 아닌 아주머니 두분이 왜 우리한테 여자들하고 같이 안타고 다니냐고
물으면서 자기들이 준비해온 모과차, 약차, 쑥버무리, 떡을 주시면서 이런저런 말을 건다
나이는 비슷한데 우리가 너무 젊게 살아서 자기들은 엄마같단다 ㅎㅎ, 대전에서 차를타고 나물캐러 오셔서
엄마처럼 맛있는것 주신 두분 감사합니다.
대청공원에서는 음악소리와 함께 대덕물빛축제 행사를 하고 있었다
지자체에서는 건수만 있으면 축제이고 행사이다. 다 거기서 거기이지만 아런것을 개최하고 홍보하고 관광객이 와야 특화된 지자체로서의 존재가치가 생기고 지자체의 생사가 달려있다
여기서 본 자가용 관광객 일행들이 나중에 우리가 들른 매운탕집으로 모두 오더라.
대청댐이 잘보이는 대청교에서 한장 찰칵~
경치좋은곳이면 배경이 같은 사진이 두장이다 찍사가 두명뿐이니 어쩔수 없다
4대강 금강자전거길 라이딩갔을때 자전거길 인증센터가 있는 대청댐물문화관을 가려고 한참을 궁시렁대며 업힐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엔 안가기로 하고 문의면쪽으로 그냥 가기로 했다
왠걸 대청댐 오른쪽에 있는 물문화회관길 보다 왼쪽에 있는 구룡산 고개를 넘는게 훨씬 업힐이 심했다.
대청교에도 자살하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자살방이 안내문이 다리 휀스에 많이 부착되어 있다 "삶의 희망이 보이지 않을때 혼자 고민하지 말고 연락주세요 국번없이 1393"
4월12일 낮 12시 56분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신선매운탕에서 점심상을 받았다
꼭두 새벽 4시에 고양이 세수하고 아침먹고 나왔더니 배가 무지 고팠다
손님도 많고 매기매운탕+참게= 신선매운탕맛도 좋았다.
당초 계획은 이곳 문의면까지가 1일차 라이딩이었는데 오전중에 너무 빨리 왔고 이왕에 보은까지 가기로 했는데 회인면에는 숙소가 없어서 오늘 목적지를 보은으로 정하고 오후 라이딩을 시작했다.
보청대로 (보은-청주) 25번 국도의 해발 360m 피반령을 오르는 중이다.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청룡리와 보은군 회북면 오동리를 이어주는 고개인데
사실 이런 고개가 있는중 모르고 네이버 지도가 하도 꾸불꾸불해서 심상찮게 생각하고 오르는데 오르고 내려가는것을 반복하는게 아니고 5 ~ 7km 정도를 계속 오르기만 했다.
이름도 특이하지만 전설도 많기도 하다
그냥 무릎으로 고갯길을 피가나도록 기어넘어서 피반령이라고 했다는게 내 생각엔 가장 맞는 유래인것같다.
아뭏튼 이고개가 사이클타는 라이더에게 널리알려진 코스인것 만은 틀림없는것 같고
우리는 무릎으로 기지않고 저어서 넘어가고 있다. ㅎ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게 자연의 이치
다운힐의 스릴을 만끽하며 내려가니 이곳에는 유난히 맑은 하늘과 잘 어울리는 복숭아밭이 많다.
복숭아는 물컹하니 물이 좌악 흐르는게 달콤하고 맛있으며 복숭아꽃 도화같이 사는 여자의 삶?이 어떻다는 둥, 여자는 화려한 꽃앞에서 사진찍는게 아니다는 둥, 도화를 닮은 배우는 정*희라는 둥 시시컬컬한 소리 깔깔거리며 패달을 저어간다.
또 업힐이다
이고개는 또 무슨 고개인고
연속으로 업힐코스이니 몸과 자전거가 아우성이다.
어쩔것인가 해는 저물고 나그네 머물곳 찾아 열심히 가는수 밖에
수리티재(해발321m)는 보은군 수한면 차정리 수리치에서 회인면 건천리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수리티재는 길사진 공모전에서 다수 입상하여 사진작가들이 자주 찾는 곳이며 충청북도 해맏이 명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곳을 내려와 회인면 청남농협에서 뽕따얼음과자와 캔맥 주유하고 천천히 보은에 접어 들었다.
보은은 학창시절 수학여행을 속리산으로 오면서 실로 50년만에 다시 와본다.
수학여행버스에서 여학생에게 던진 쪽지의 인연으로 펜팔하여 결혼에 성공한 친구도 있어서 각별하지만 그옛날 시골스런 보은은 간데없고 결초보은 하듯이 나름 멋지고 살기좋은 인상을 풍기는 보은으로 와닿았다.
다만 우리가 얼떨결에 숙소로 정한 동서모텔은 1970년대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어쩌면 시설을 옛날그대로 개선하지 않고 그대로 일수가 있는가
달방(장기숙박) 이용 외국인들에게 그저 방내주고 그냥저냥 유지하는게 아닌가 싶다ㅠㅠ
방은 넓어서 자전거 보관하기는 좋았다.
보은은 뭐가 맛있는게 있을까 마실을 나가보자
먹자골목에 가니 고바우순대집이 있었다. TV 탐방프로그램 어디에 나왔다고 써붙어 있었고
우린 새끼보 전골을 먹었다 .처음 대하는 메뉴인데 맛있었다. 무엇보다도 쥔장 마인드가 돼있다. 친절하고 인사하고.... 그래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2차는 뭐니뭐니해도 치맥이지
예전에 시골가면 8시도 안돼서 술집이 파장이었다.
이곳은 달랐다. 늦은시간에도 손님이 북적인다.
다음날~
김씨네~
해장국집을 찾아 진짜로 콩나물북어 해장국을 먹는다
최순호 수원FC 축구단장과 양궁 김보배 선수의 싸인이 벽에 되있었다
심마니 집인가? 가게안에 온통 담금주가 진열되어있고 버섯메뉴가 많고 식단에도 나물을 여려가지 내놓았다. 맛있었다. 어제 밤에 이집 알았더라면 자연산 버섯찌게 먹어봤을건데...
2일차 라이딩을 시작하였다
보청천이다.
보은읍을 가로지르는 천인데 벚꽃축제가 10여일전인 3월31일에 이미 끝났다
깜짝놀랬다 벚꽃길이 십리다(4km) 자전거길에 벚꽃길이 조성되어 있다. 진해군항제, 여의도 윤중로를 비롯한 이곳저곳에 벚꽃이 없는곳이 없는 대일?민국이지만 이곳 벚꽃길이 최고일성 싶다. 야간축제를 위해 아래쪽에서 위로 비추도록 벚나무 1그루 마다 조명을 만들어 놓았다 이곳이야 말로 벚꽃개화시기에 맞춰서 다음에 꼭 와봐야 겠다. 와이프하고 같이~~~
벚꽃길이 끝나자 오늘은 4차선 도로 50키로 갓길 라이딩이 거의 전부이다
37번 국도를 따라 갓길로 달리니 차량은 많지 않은 편이지만 터널속을 지날때 지나가는 차량의 공포감. 갓길 빗물처리요철부분 , 곡선도로 갓길의 잔재물에 의한 펑크위험 때문에
손목과 온몸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정신을 바짝차리는 라이딩이다.
옥천군을 향해 가고 있다. 속리산에서 반대로 가고 있으니 계속 내리막길 이어서 자전거가
자동으로 간다. 룰루랄라~
문티터널을 지나는데 일본 오키나와와 대마도 터널등이 생각이 났다 터널안에 들어가면
안전을 위해 후미등을 켜야하고 갓길이 좁아지는것은 물론 아스팔트 재질이 아닌 콘크리크로 갓길이 바뀌고 그나마 빗물 맨홀때문에 속도를 낼수가 없어서 터널을 빨리 벗어날수가 어렵다. 이것도 터널라이딩의 요령이 필요하다
옥천읍 서정리에 있는 가마솥 흑염소에서 점심을 먹었다
옛스런집에 가마솥에 들어갈 장작이 장난이 아니다
남편은 공무원정년퇴직, 그동안 혼자 고생했다며 푸념아닌 푸념으로 남편을 의문의 1패시키면서도 음식은 싹싹하게 맛있게 해주신 아주머니 , 장사 번창하세요
대전으로 가는 4번국도에 핀 박태기 꽃이 눈길을 끈다.
대전으로 진입하는데 오르막이 약간 시작된다. 경부선 기차도 지나간다.
대전지하철 판암차량기지를 지나 판암동 커피집에서 커피 망중한
대청호 라이딩을 마친 행복한 표정 ^(^
대전복합터미널 근처 하이클래스모텔에 2일차 여장을 풀었는데 여긴 직할시 답게 숙소가 최신식이다 쾌적하고 너무 편안하다. 자전거도 창고에 보관해놓고
조네이버 막내동생 만나러 택시타고 송촌동으로 몸보신하러 갔다.
정부에서 없앤다는 고기에다 옻순, 오가피순 넣어서 자알 먹고 꼼장어 2차까지 막내동생에게 잘 대접받았다. 동생을 잘두었고 우애있으니 더이상 뭘 바라겠는가~~~
다음날 터미널 주변 식당은 확실히 엉터리다
소문난동태탕, 전혀 소문날일이 없을것 같다
일요일이어서 버스표를 검색해보니
좌석이 금새 매진될것 같아서 서둘러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다시 서울행 9시 25분
다시 서울 한강의 잠수교 아래에 왔다, 사이클족이 넘쳐난다.안전에도 위험하다 한강은 전국 최고의 자전거코스이지만 너무 포화상태이다
그래도 돌아가는길은 집에까지 30km 타고가기로 한다.
한강매점에서 아이스커피 한잔으로 마무리하고 다음라이딩을 기약해본다
나이스!
강따라 벚꽃길 따라 대청호 라이딩~
첫댓글 생동감있는 글 멋집니다. 다음라이딩 계획도 잘 수립하여 즐겁게 다녀옵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