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의로움
* 의로움(올바름)은 하느님의 성품과 갈망, 인간의 미덕을 지칭(의로운 자는 번영할 것이고, 사악한 자는 멸망할 것) - '의로움'을 뜻하는 영어 단어 righteousness가 대개 부정적인 함의
* 성서에서 '의로움'은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 - '옳은 일을 하는 것'과 관련 -> 하느님이 의롭다는 말은 하느님이 '옳은 일'을 행한다는 것을 의미
* 하느님은 우리가 '옳은 일 을 행하기를 갈망 - 의로운 사람이란 옳은 일을 행하는 사람
정의로서의 의로움
* '의로움'의 의미는 개인적인 차원(개인의 미덕과 행실) +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차원(사회가 구성되는 방식에 관련) - 성서에서 '의로움'과 '정의'는 동의어로 쓰일 정도로 아주 긴밀히 연관
* 암 5:21~24에서 마지막 두 줄은 하느님이 원하는 것(갈망하는 것)은 정의와 의로움이라고 규정 - 성서에서 자주 사용되는 '동의적 평행법'(앞에서 말한 바를 살짝 다른 말로 되풀이)
* 정의를 기대하셨는데 유혈이 웬 말이며 의로움을 기대하셨는데 울부짖음이 웬 말인가!(사 5:7)
정의의 의미
* '의로움'과 마찬가지로 현대 미국에서 '정의'는 주로 형사사법제도를 의미 - 법무부의 의무는 국법 집행 / 법무부 장관은 국가의 법을 집행하는 최고위 관료 -> '징벌(보복)적 정의'
* 징벌(보복)적 정의는 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법을 위반한 자들을 기소하고 처벌 - 이런 형태의 정의는 필요하지만 성서에서의 '정의'는 이런 보복적 정의 이상의 것을 의미
* 성서가 의로움과 정의에 대한 하느님의 갈망을 이야기할 때 그것은 죄 지은 자들에 대한 처벌이 하느님의 주된 갈망이라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님 - 성서에 심판과 책망으로 죄 지은 자들을 위협하는 구절이 존재하지만 '정의'와 '의로움'은 대개 '세상'-인간이 만든 사회의 질서-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줌
* 부자와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조직해낸 세상은 정의롭지 못하기 십상 - 하느님의 꿈. 갈망은 다른 종류의 세상 -> 성서의 정의는 징벌(보복)적 정의가 아니라 '분배적(distributive) 정의', 즉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
* 분배적 정의에 대한 하느님의 갈망은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였으며 세상은 하느님의 것이라는 신학에 기초 - 창세기에 나오는 창조 설화의 중심 의미 가운데 하나
* 시편 24장은 이를 아주 간명하게 요약해 표현("이 세상과 그 안에 가득한 것이 모두 주님의 것") - 이 세상과 그 안에 가득한 모든 것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이라는 선언
* 하느님의 세상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으로서의 성서의 분배적 정의는 경제적 정의 - 역사상 가장 급진적인 경제법들인 안식년(모든 빛을 탕감해주고 노예들을 모두 해방)과 희년(경작지를 원래의 주인 가족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반환)
* 이런 법들은 빈곤한 하층 계층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막기 위해 고안된 것 - 모든 사람이 생활의 기본적 필요를 부족함 없이 충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고 반영(고대 사회에서는 식량과 거처, 안전 등이 그에 해당)
* 분배적 정의는 자선(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체제가 구성된 방식에 의문을 던짐 - 체제 구성과 그로 인해 누가 유익을 얻는자, 일부에게만 지나치게 이익이 돌아가는 건 아닌지 질문
* 출애굽 시절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의 부유한 권력자들에게 착취당하고 억압 - 이스라엘의 군주제하에서 예언자들은 이스라엘에 이집트를 세운. 부와 권력을 거머쥔 엘리트 세력을 비판했고 바빌론 포로기에 예언자들은 바빌론, 세상을 지배하는 제국의 권력을 고발
* 예수와 바울, 그리고 그리스도교의 여러 중요 인물들은 로마 제국의 불의와 폭력에 반대하며 로마 제국에 대항 - 그들이 죽임을 당한 것은 권력자들이 그들의 메시지와 갈망이 '세상 순리'(부유하고 권세 있는 자들이 사회의 자원을 독경하기 위해 세상을 조직한 방식)에 위협이 된다고 느꼈기 때문
'정의' 대 '의로움'
* '의로움'이 '정의'를 의미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매우 중요
* 의(정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만족할 것이다(5:6) 의(정의)를 위해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5:10) - 엄격한 개인적 도덕률에 따라 행동한다고 해서 박해받지는 않지만 정의에 대한 갈망 때문에 박해받는 일은 흔함
* 너희의 의(정의)가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의 의로움보다 낫지 않으면, 너희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5:20) - 엄격하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보다 더 의로워야 한다는 요구가 아니라 정의가 승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
*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의 의(정의)를 구하여라(6:33). - 하느님의 나라는 인간의 불의와 대비되는 하느님의 정의를 추구
* '의로움'과 '정의'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복음, 즉 예수에 대한 좋은 소식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역시 달라짐
* 롬 1:16~17에서도 역시 '의로움'은 '정의'로 번역하는 편이 낫지만 '정의'를 보복적 정의, 즉 하느님이 사람들을 벌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그것이 좋은 소식일 수 없음 - '정의'가 분배적 정의를 의미할 때만이 복음은 좋은 소식이 될 수 있음
* 하느님은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은혜를 베푸시는 분 - 하느님의 분배적 정의, 곧 하느님이 베푸는 은혜는 모두를 위한 것
* 하느님의 성품과 갈망 - 하느님은 징벌적이며, 죄지은 자를 처벌하길 갈망하는 것일까? 아니면 하느님은 자비롭고 동정적이며, 세상이 공정해지길 갈망하는 것일까? 믿음으로 사는 자란 의로운- 도덕적으로 올바른 자일까? 아니면 정의로운 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