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시집/ 천마산 시인 박담 시인의 신간시집 '꽃 위의 잠' , 정갈한 가슴의 시어로 독자의 마음문 노크
천마산 시인으로 불리는 박담 시인의 시집을 출간했다. 그래서인지 시인의 시는 ‘천마산에서 보내는 편지’로 시작된다. 시에서 시인은 ‘숲의 팔만사천법문을 독차지한 산골 여자’라고 자임하며, ‘그대에게 먼저 보여주고 싶어 오는 길 열어놓고 연필 글씨로 비질하고 기다리니’라고 프로포즈를 한다.
박 시인이 10년을 매만진 정갈한 가슴의 시어는 사물을 대하는 안목과 어휘, 표현력이 언어 예술이라는 말을 실감케하며 감동을 최고조로 끌어 올린다.
‘꽃 잠’ 시인의 시는 오래 묵여두었다 꺼낸 묵은지 같은 시라서 글의 깊이와 맛이 남다르다. 인공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산사의 연잎밥을 먹는 느낌이랄까.
사내와 여인에 대한 연민처럼 쓰여진 시는 한 사내의 이야기인가 하면 한 여인의 이야기 같고 사랑 이야기인가 하면 사랑의 뒤편에 있는 인생사를 진솔하게 담은 시다.
시집에서 주목한 '천마산', '수종사'는 남양주에 대한 애정이 물씬 묻어 났고, 특히 다산정약용 선생의 유배생활에서 홍임어미를 소재로 한 ‘술렁이는 봄을 담아’는 감동과 감탄할 정도로 탁월하다.
‘하늘 가는 길’과 고백과 기도가 어우러진 시 '빗소리에 문득'은 깊은 묵상에 빠져들게 한다.
오늘 박 시인이 여러 문학상을 수상한 경력보다 더 소중한 것은 우리에게 글쓰기 장인 박담 시인이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 큰 기쁨이자 자랑이다. - 미목 이효상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