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의 자연, 공간과 장소
경정1리를 감싸고 있는 산으로는 남쪽의 북행산, 서쪽의 무술산 그리고 북쪽의 월부산이 있다.
동쪽은 동해와 직접 닿아있으며 해안으로는 아름다운 ‘흰 백사장(뱃불)’이 펼쳐져 있다. 그러나 현재는 ‘경정항’이 마을 해안에 들어선 이후 모래밭은 약 700여 m로 축소되었고, 그곳은 ‘장갓불’로 불리는 곳이며 ‘경정해수욕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렇게 산과 바다로 둘러싸여 자리 잡은 경정1리 뱃불 마을의 공간적 특징은 0.72㎢의 크기에 170여 남짓한 가구가 밀집해 있다는 것이다. 마을의 취락은 경정2리(차유)와 경정3리(오매)의 취락 모습과 달리 해안에 돌출된 형태가 아니고, 안쪽으로 둥글게 해안선을 그리면서 반달 모양을 띠고 있고 그 뒷편에 평지가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자연 지리적 입지 조건은 일반적으로 동해안에 나타나는 어촌의 모습과 다른 장소적 특징을 보여준다.
마을의 집들이 차지하는 공간의 북쪽과 남쪽으로는 지금은 복개가 되어 있지만 실개천이 흐르면서 경정항으로 빠져들고 있다. 북쪽과 남쪽에서 각각 흐르는 두 갈래의 개천은 마을의 북서쪽 방향 즉, 현 축산항초등학교 경정분교 뒤를 가리키는 곰등골과 윗당과 경정교회 그리고 오징어 공장이 있는 마을 남서쪽의 ‘큰골’에서 흘러나온다. 곰등골과 큰골은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또다시 각각 여러 골짜기로 갈라진다.
이러한 곳은 취락과 토지 이용으로 볼 때 경정리 마을 사람들의 역사와 같이하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 두 골짜기가 논과 밭으로 이용되면서 많은 농작물을 수확하던 곳이었다.”는 마을 사람들의 생생한 기억속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아울러 마을 사람들은 “경정1리에 있던 논은 비록 ‘봉답(천수답)’이었지만, 과거에는 안골논 한 마지기는 염장논 두 마지기와도 안바꾼다고 할 정도였다.”고 자부심을 드러내는데, 이는 토질 못지않게 이곳 사람들에게 이 공간이 단순한 논·밭 이상의 소중한 가치를 지녔음을 알게 해 준다.
논으로 경작되는 것은 경정초등학교 뒤 곰등골 입구에서 750평 정도가 유일하다. 그 외 경정1리 내의 토지 대부분은 경작되지 않고 있고 일부에서 고추, 파, 배추, 깨, 상추 등을 재배하여 자가에서 소비할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신 오징어공장 부지 혹은 교회부지 등 과거와는 다른 용도로 이용되는 모습도 발견되고 있다.
현재의 경정1리 어촌마을에서 동쪽 해안 지형 및 그 바다의 이용을 설명하기 위해 우선 경정1리의 동쪽의 육지와 바다의 경계를 살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바, 경정 1리는 북쪽의 차유마을(경정2리)·남쪽의 오매마을(경정3리)과 마을의 경계를 이룬다.
육지의 경계가 산이라면 바다의 경계를 이루는 것은 ‘짬’이라는 해안의 바위이다. 짬은 전통적으로 뱃불마을(경정1리) 생업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이러한 짬은 인위적으로 구역이 나누어져 이용되어 왔다. 경정1리 어촌계는 현재 동쪽 해안을 따라 8구역의 짬을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짬들이 펼쳐져 있는 북쪽을 마을 사람들은 ‘다물’ 혹은 ‘단물’이라고 하며, 경정항 남쪽을 ‘장갓불’이라고 통칭하여 부른다. 경정항은 바로 이 짬들 사이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경정항이 들어서면서 짬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방파제를 따라 데트라포트(TTP, 일명 삼벌이)를 설치하면서 ‘육수암’이라는 큰 짬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자연 생태적으로 입지조건이 좋은 경정항은 경정1리 마을 어민들을 비롯하여 가까운 차유마을, 오매마을, 석동마을 어민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출처: https://efw.nfm.go.kr/service/book/text/105?groupId=1&refer_id=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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