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공사 전말’ 자료 첫공개 터 외엔 신라양식 확인근거 전무 정치적 의도에 따라 자의적 포장 고려·조선 건축양식 뒤섞어 복원 비용은 삼성·현대 등서 ‘강제시주’ 유신시대 저돌적 문화정책의 그늘
1969~73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청와대·정부가 주도한 경주 불국사 복원 공사 현장.
한국 건축문화유산의 대명사라는 경주 불국사는 어느 시대 건물일까?
일반인이라면 열에 아홉은 통일신라 건축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불국사의 대웅전·무설전·비로전·관음전 등을 비롯한 주요 전각과 회랑은 고려·조선시대 건축양식을 뒤섞은 다포·주심포식 기둥에, 맞배·사모지붕 건축물들이다. 터는 통일신라 것이지만, 건물은 1970~73년 절을 복원할 당시 장인들이 상상력을 발휘해 양식을 짜내어 지었다. 그러니까 지금 불국사는 대부분 고증되지 않은 근현대 건축의 산물이다. 그 이면엔 당시 박정희 정권이 민족 정기 회복을 앞세워 벌인 저돌적인 문화유산 정책의 그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