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회 - 위기(危機 )는 곧 기회라고 하니 이제는 “기회청소년”이다

[Yous]

CJ의 YouthPective 제 62회

위기(危機 )는 곧 기회라고 하니 이제는 “기회청소년”이다.

청소년분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청소년에 관한 이슈가 언론에 크게 보도되는 일이 많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큰 문제를 일으키거나 사건의 희생자가 되거나 하는 상황이 더 많이 발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과 관련한 그러한 일들이 일어나서는 안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역설적인 것이다.

청소년 관련하여 ‘위기청소년’이란 말을 쓰고 위기청소년정책에 관한 논의도 있다. 그런데 ‘위기청소년’을 영어로는 ‘youth at-risk’라고 쓰는데, 여기서 ‘at-risk’는 ‘위험부담이 있는 상황’이란 의미로 볼 수 있다. ‘위험사회(risk society)’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도 risk는 위기가 아니라 ‘위험한, 위험부담이 있는’ 정도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위기란 영어로는 crisis가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사전적으로는 ‘위기’란 어떤 일이 그 진행과정에서 급작스럽게 악화된 상황 또는 파국을 맞을 만큼 위험한 고비를 의미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그런데 ‘at-risk youth’의 개념은 1983년 미국이 중도에 학업을 그만둘 가능성이 높은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주목하여 미국 교육시스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책을 촉구한 국가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처음으로 소개되었다고 한다. 이후 범죄 예방 전략의 하나로 ‘at-risk’집단을 규정하며 부모의 관리‧감독 부재, 학업중단, 낮은 학업성취도, 가난, 지능, 비행친구와의 만남, 실업과 폭력 환경 노출, 거주지의 빈번한 이동, 영양상태 불량 등을 위험요인으로 진단하였고 장기적으로 이러한 요인들이 노출되는 청소년을 ‘at-risk youth’로 정의하였다.

학문적 논의는 아니지만, 우리의 경우「청소년복지지원법」제2조4항에서 ‘위기청소년’ 용어를 정의하고 있는데, 정책적 의미 외에도 많이 인용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가정 문제가 있거나 학업 수행 또는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등 조화롭고 건강한 성장과 생활에 필요한 여건을 갖추지 못한 청소년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가출(16조), 학업중단(17조), 다문화가정(18조), 비행과 일탈(19조),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여 가정이나 학교 외부의 교육적 도움이 필요하거나(19조), 폭력이나 학대(동 법 시행령7조),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동법 시행령8조) 정소년을 위기청소년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가 이 용어에 주목하는 것은 특히 그러한 내용이 청소년을 보는 관점 중 문제중심적 관점과 예방적 관점 등에 대한 것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기 때문이다.  별다른 생각없이 쓰는 위기청소년이란 용어가 해당 청소년이 처한 상황과 가지고 있는 문제를 규정하는 낙인이 될 수도 있다. ‘at-risk youth’은 장래 성인으로서의 역할 수행이 어렵거나, 사회통합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집단으로 본다면, 우리나라의 ‘위기청소년정책’은 이러한  청소년의 정체성 형성에 조기개입하고 문제적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조력하는 다양한 과정과 실천들을 구조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청소년 또는 위기청소년 등의 통념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단일한 인식체계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위기청소년에 관한 현재의 정책적 접근은 위기를 유발하는 환경적 측면으로서의 위기요인 자체 보다는 그에 속한 청소년과 가족을 구분하고, 그들의 ‘비정상성’을 정당화할 뿐 아니라 그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 민간기구 등의 참여를 통해 여기저기서 강조하고 있는 소위 ‘위기청소년 대책’은 위기집단으로 범주화된 청소년을 사회적으로 배제할(exclusive)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그들에게 사회적응을 위한 안전망의 기능을 제대로 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위기를 앞세운 정책적 접근이 오히려 청소년의 사회적 고립을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포용적(inclusive) 전략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위험사회라고 보면, 우리 청소년들 중 일부는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지만, ‘위기청소년’이라는 낙인을 주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자어로 위기(危機 )는 위험과 기회가 결합되어 생겼다고 하고 서양문화권에서는 그에 맞는 적절한 용어가 없다고도 하는데, 위기는 곧 기회라는 의미가 동시에 함축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는 무엇보다 위기청소년이란 용어를 가망있는, 촉망되는(at-promise) 그래서 기대되는 ‘기회의 청소년(opportunity youth)’으로 전환하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에 주목하면서, 보다 궁극적인 삶의 가치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전환적 접근이 요청된다.

이런 점에서 청소년을 위한 국가사회적 책무의 하나는 용어부터 하나씩 새롭게 정리하는 노력이 필요함은 물론, ‘위기청소년’이라고 규정하는 대신에 그들을 위험사회에서 보호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잠재능력을 개발하고 책임있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새로운 방향의 이론, 정책, 그리고 실천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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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의 글이었습니다. 인용할 때는 다음의 출처를 밝혀주십시요. http://cafe.daum.net/ewelfare  CJ의 YouthPective 제62 회)

한국시간 2019년 7월7일 오후 처음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