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당연히 자신의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당연히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몸과 마음을 자기 스스로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는 없다.
예를 들면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껴도 가슴을 덜 두근거리게 하고 얼굴을 덜 빨개지도록 할 수 있을까. 가을날 떨어지는 낙엽이 바람에 날리는 것을 보고 이유없는 감상에 마음 우울할 때, 내 스스로 눈을 감고 '우울하지 말자!'라고 하면 우울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잠을 잘 때 호흡수와 맥박수를 내 마음대로 조절하고, 성가시게 매달 있는 생리일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그녀와의 황홀하고 뜨거운 밤을 위해서 성욕을 충만하게 하고, 발기력을 긴긴 시간 유지하도록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아쉽지만 내 몸과 내 마음이라 해도 '내 뜻대로' 조절할 수는 없다.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라야 팔다리를 움직이거나 말을 하거나 괴롭다고 머리를 흔들거나 하는 정도다.
그러나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내 뜻대로는 아니더라도 '자율신경'이란 중요한 통제기관이 있기 때문이다. 심장을 일정하게 뛰게 하고, 혈관을 적절히 확장·수축시키고, 호르몬을 일정 주기로 유지하고, 심지어 소변을 보도록 방광을 수축시키거나, 성기를 발기시키고 사정하도록 만드는 일을 내가 아닌 나의 자율신경이 하는 것이다.
내 마음대로 나를 조절할 수 있다면 얼마나 황당한 일이 벌어질까, 식사 후 위장 운동시키는 것을 잊어 버렸다면, 심장 박동을 뛰게 하는 일을 '아차 깜빡했네' 하고 잊어 버렸다면, 황당함을 넘어서 생명 유지가 어렵게 될 수 있다.그래서 생명유지의 중요한 역할을 맡아서 자율적으로 조절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자율신경이다.
이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란 두 가지 기능을 한다. 서로 다른 기능을 하면서 보완하고 견제하며 조화를 이룬다. 재미있는 것은 교감신경은 마치 아버지 같은 역할을 한다면, 부교감신경은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교감신경은 긴장상태에 있거나 위기의 상황에 있을 때 그 활동이 상승한다. 눈동자를 커지게 하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위장 운동을 감소시킨다. 소변 생산을 덜 하게 하고, 잠이 오지 않도록 하는 등의 반응을 보인다. 100m 출발선상의 긴장감 때 작동하는 신경이 바로 교감신경이다. 부교감신경은 반대의 역할을 한다. 긴장이 이완되고, 눈동자를 수축시키고, 심장 박동이 느려지게 되며, 위장 운동도 증가시키는 어머니와 같은 역할이다.
모든 신체증상은 이 자율신경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면 남성의 발기가 되도록 하는 것은 인체가 편안할 때 작동하는 부교감신경이 지휘하고, 사정은 교감신경이 지휘한다. 속으로 아무리 주문을 외워도 그럴수록 발기보다 사정이 빨라지는 것은 바로 교감신경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신체적·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바로 자율신경의 조화가 적절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만성적 긴장감이나 스트레스 신경 화증 같은 위기 요인들은 자율신경의 조화를 깨뜨린다. 불안신경증 때 나타나는 증상들, 즉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불면증, 소화 장애, 성기능 장애, 신경성 두통, 얼굴 화끈거림, 고혈압 등의 증상들은 바로 자율신경의 부조화 때문에 온다.
알면 알수록 오묘한 것이 마음과 신체의 관계다.
출처 영남일보
첫댓글 몸과 마음은 항상 일치한다고 보면 되겠네요. 항상 신경너무 쓰시지 말고 열심히 뭔가에 집중해보시면 어떨까요?
서울근교의 자율신경실조증 전문병원이 어디가 제일 잘 치료하는지 추천좀 부탁드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자율신경은 완치가 안돼나요
자율신경실조증은 치료가 됩니다. 다만 어려울 뿐입니다.
이긍..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