奉謝金使君書問博笑
虯川 全克恒
露陰山色滿吾廬。
石澗仙翁舊所居。
貧後漸於人事略。
靜中還與世情疎。
消磨歲月元詩卷。
變化風雲更草書。
不有使君憐寂莫。
誰憑魚信問何如。
김사군(使君)과 편지로 담소한 후 감사하는 시를 짓다.
노음산의 풍경이 나의 오두막에 가득하고
석간(趙云仡) 신선이 옛날에 살던 곳이다.
가난해지니 점점 인사에 무관심해지고
고요하니 되레 세상 물정에서 멀어진다.
세월이 원래 있던 시권을 닳게 하니
풍운이 초서를 다시 쓰는 변화가 생겼다.
사군(부사)은 적막을 사랑하지 않으니
누가 잉어 편지에 의지할 의향 있느냐 물어보면 어떻겠느냐?
[국역] 전과웅
[출처] 규천선생문집
● 서문書問
편지로 안부(安否)를 묻는 것.
● 노음산 [ 露陰山 ]
경상북도 상주시 외서면 및 내서면에 있는 산.
● 廬 농막집 려(여), 창 자루 로(노)
1. (농막집 려(여)) 2. 농막집(農幕-: 논밭 가운데 간단히 지은 집) 3. 주막
● 조석간(趙石磵)은 조운흘(趙云仡, 1332~1404)로, 본관은 풍양(豐壤)이다. 상주 노음산(露陰山)에 은거하면서 석간서하옹(石磵棲霞翁)이라 자호하였다. 그 뒤 좌간의대부(左諫議大夫), 판전교시사(判典校寺事), 계림 부윤(鷄林府尹)을 거쳐 1392년(태조1) 강릉 대도호부사에 제수되었는데, 이듬해 병으로 사직하였다. 성품이 호탕하고 속세에 구애되지 않았고 은거생활을 할 때에는 소를 타고 다녔으며 죽을 때에는 스스로 묘지(墓誌)를 짓고 태연히 앉아서 죽었다고 한다. 《태종실록》 4년 12월 5일 기사에 졸기와 묘지가 실려 있다. 《해동잡록(海東雜錄)》에, 박신이 강릉 기생 홍장(紅粧)을 사랑한 이야기와 강릉 부사 조운흘이 박신을 초청하여 경포(鏡浦)에서 잔치를 베풀고 짐짓 홍장이 죽었다고 장난을 치며 즐긴 이야기가 실려 있다.
● 詩卷 시권
1. 여러 편(篇)의 시(詩)를 모아서 편집(編輯)한 책(冊).
2. 과거(科擧)를 볼 때, 시(詩)를 짓던 글장.
● 消磨 소마
닳아서 없어지거나 또는 닳아서 없어지게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