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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시 : 2007.05.19일
팀 명 : 큰뫼사랑 종주대
참가대원 : 최성우(대장), 유승철(대원),김승만(대원),신희선(대원)
종주구간 : 제9구간(육십령 – 백암봉)
종주거리 : 총 23km(백암봉- 향적봉 구간 포함)
2007.5.18(금)
18:30분<분당 출발>
이번구간은 덕유산 종주 구간중 지난 2.24일 산행한 백암봉 – 신풍령을 제외한 나머지 육십령 – 백암봉 구간으로서 향적봉까지의 거리를 더한다면 약 23Km이며 12시간 산행을 각오해야 한다. 보통은 삿갓재대피소에서 하루 묵거나 동업령에서 하산하는데 우리는 무리하더라도 육십령에서 향적봉까지의 더유산 종주를 당일 마치기로 하고 오랫만이 하루전날 출발하여 내일 새벽산행을 하기로 했다.
온세통신 주차장에서 18:30분에 모여 회사에서 저녁을 먹고 떠날까 고민하다가 등산복 입고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을 만나는 것이 좀 그래서 가면서 먹기로 하고 수원IC를 향하여 출발한다. 일기예보에 내일은 비가 오지 않는다고 했지만 출발하는 이시점에 비가 오니까 기분이 쫌 꿀꿀했다.
22: 02분<육십령 휴게소 도착>
하나로마트에서 내일 먹을 비상식량을 준비하고 빗속을 달려 수원IC에 진입전에 김대원이 소개한 돼지국밥집에서 국밥 한그릇을 먹었다. 원래 모든 것을 다 최고로 맛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김대원이 추천한 것이라 그리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좀 달랐다. 정말 맛있었고 유대원도 동감했다. 어쩌다 맞을때도 있어야지 매일 틀리면 어떻게 같이 다니나….
이제 저녁 7시 조금 지난 시각인데 옆 테이블에 아가씨(확실히 모름) 두명이 벌써 소주를 4병이나 마시고 정신없이 떠들고 있다. 아무리 남의 일이지만 초저녁부터 얼굴 벌개가지고 혀 고부라진 목소리로 주변사람 아랑곳하지 않고 정신없이 웃는 모습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돼지국밥을 국물까지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19:40분) 신갈 IC를 진입하여 경부고속도로를 달린다.
오산을 지나면서 빗줄기가 점점 약해지더니 천안을 지나면서 완전히 그쳤다. 갈길이 바쁘고 또 일찍 민박집에 도착하여 잠을 자야 내일 산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한차례 휴식도 없이 달려 장계 IC에서 빠져나와 육십령 휴게소에 도착했다. 지난 해 8.12일 무령고개- 육십령 구간 산행후 9개월만에 다시 찾은 휴게소의 밤은 의외로 썰렁했다. 예약한 방을 안내받으려고 휴게소 가게 문을 두드리니까 아저씨가 나오더니 민박은 안한다며 육십령 너머 서상방향 조금 더 가면 민박집이 있다고 한다.
다시 차를 타고 육십령 휴게소를 지나 서상방향으로 100여m 내려가니 우측에 아주 허름한 가게가 있고 불켜진 가게안에는 총천연색 과자들이 진열되어 있다.(10:02분)
우리를 반기는 주인은 뜻밖에도 37살의 노총각으로서 노모와 같이 살고 있는데 노모는 길건너 집에 계시고 장사는 이 총각이 혼자 하는 것 같다. 가게내부에는 작은 식당이 꾸며져 있고 그 벽에는 백두대간 지도와 여기를 멈저 스쳐간 대간 선배들이 각자 디자인한 색색의 리본을 하나씩 매달아 놓았는데 왜 넓게 펼쳐놓지 않았느냐고 물러보니까 그렇게 펼쳐놓으면 건물내부가 무당집 같아 보여서 이렇게 모아 놓았다 한다. 그중에 우리 온세통신 리본은 작은 눈을 크게 뜨고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무심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저녁은 먹었지만 그냥 잠자리에 들려니 어딘가 서운하다. 양념돼지불고기에 소주 1병을 간단하게 3명이 나눠 마시고 잠자리에 든다. 내일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기 위해 각자 핸드폰 알람을 맞춰놓고…..
피곤해서 그런지 잠이 금방 들었는데 주인 노총각과 할머니가 방에 불을 키고 들어 왔었던 기억이 있고 뭘 하고 갔는지는 기억이 없다. 손님방에 허락도 없이 불키고 들어왔다 나가는 것은 이런 산골에서만 통용되는 경우겠지요?
2007.5.19(토)
3: 45분<육십령 출발>
3:30분에 일어나 어짜피 오늘 하루종일 땀으로 목욕을 할것이라 세수도 하지 않고 배낭만 주섬죽섬 챙긴 뒤 밖으로 나와 100여m를 육십령 휴게소 쪽으로 올라가다 우측 산으로 접어든다. 새벽공기가 제법 서늘하여 것옷을 입고 산행을 해야만 했다. 등산로 입구에 걸려있는 안내판에는 여기 육십령에서 삿갓재대피소까지 13Km, 7~8소요 된다고 표시되어 있어 덜컥 겁이 났다. 12시간이 아니라 14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기 떄문이다. 아무튼 일은 저질러 졌으니 무조건 앞으로 가는 수 밖에 없다.
05: 05분<할미봉 도착: 1,025.4m>
비가 내린 뒤 새벽의 짙은 안개가 헤드랜턴의 성능을 무시하고 있어 비상 전등을 가지고 내가 선두를 나선다. 나무에 맺혀 있던 물방울이 온몸을 흠뻑 적시고 역시 풀잎의 물은 모두 내 바지로 스며든다. 1m 앞도 안보이는 어둠, 안개속을 조심스럽게 가다 보니 작은 봉우리를 넘어 내리 막 후 헬기장이 나온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볼 때 대간길에 수 많은 헬기장이 있었기에 제대로 길을 가는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헬기장을 떠나려 하니 내려가는 길이 어딘지 모르게 어색했고 이런곳에는 분명히 있어야 할 리본을 발견할 수 가 없었다.
나침반을 보니 북으로 향해야 할 대간길이 남쪽으로 향하고 있고 산길 특성상 잠시야 방향이 틀릴수는 있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계속 같은 방향이었기에 어느 순간부터 잘못 들었다는 생각들어 뒤돌아 다시 올라가면서 갈림길을 상세하게 보기 시작했다.
10분 정도 되돌아 가니까 작은 봉우리 정상에서 북뽁으로 대간길이 연결되고 리본도 달려 있으며 나침반 역시 북쪽 방향을 가리킨다. 물론 30분 정도 소비했지만(우리는 이런 경우를 알바했다고 말함) 그래도 일찍 제길을 찾은게 천만 다행이다. 하마터면 산중을 헤메다가 지치고 포기할 뻔 했으며 산행중 나침반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기회가 되었다.
새로 접어든 길을 10분 정도 가면 다시 헬기장이 나오는데 안개 때문이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나침반만 보면서 계속 앞으로 전진하면 암릉구간이 시작되면서 힘겹게 올라선 봉우리 위에 할미봉 조망 안내판이 희미히게 서 있다. 날씨가 좋았으면 경관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을 꿀꺽 삼키고 쉼 없이 서봉을 향해 출발한다.
자료는 할미봉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 할미봉은 백두대간 줄기에서 우뚝 솟은 암봉이어서 사방이 천길 낭떠러지를 이루고 있다. 할미봉 자체가 기암괴봉으로 이루어져 있고 주변에 형제바위 대포바위 등 경관이 좋은 명소들도 많다. 백두대간을 주름잡는 산돌이들도 힘겹게 할미봉을 오르면 경관이 아름다운데다 널찍한 암반이 쉬기에 좋고 조망이 좋아서 쉬어가지 않을 수 없다. 북으로 남덕유의 우람한 두 봉우리를 올려다 보게 되고, 동으로 월봉산 금원산 황석산을 볼 수 있으며, 남으로 갓걸이산 백운산 장안산 왕산 지리산 줄기가 조망된다. 서쪽으로는 무등산 팔공산 덕태산이 보이며 운장산도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장수고을의 너른 골과 옛절 연각사가 있는 함양의 서상면 좁은 골짜기도 내려다보인다.
할미봉 아래에는 성터가 있다. 할미봉의 이름은 이 할미성에서 연유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 어느 할머니가 치마폭에 돌을 날라 성을 쌓았기 때문에 할미성이라 했고 자연스럽게 할미성이 있는 산봉우리를 할미봉이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할미봉 서쪽 산자락에 있는 반송 마을의 사람들은 할미봉이 원래 '쌀미봉' 인데 할미봉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할미봉 중턱에 규모가 큰 규석광산이 있다. 규석이 쌀처럼 생겨서 쌀미봉이라 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옛날 어느 예언가가 이산에서 온 백성이 석달을 먹을 양식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06:05분<헬기장 도착>
할미봉을 내려가기 시작하는 지점에 “대포바위”에 관한 안내판이 서 있는데 내용이 쑥스럽기는 하지만 역사적인 자료라 생각되어 잠시 옮겨 본다.
“ 이 바위는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왜군이 진주성을 치기 위해 함양을 거쳐 육십령재를 넘어와 고갯마루에서 할미봉 중턱을 바라보니 엄청나게 큰 대포가 서 있음에 깜작 놀란 왜군은 혼비백산하여 오던길을 되돌아 운봉을 거쳐 남원방향으로 선회해 장계지역이 화를 면했는데 멀리서 보면 흡사 그 생김이 대포처럼 보여 대포바위라 부르지만 실상 가까히 다가와 보면 남성의 성기와 같아 “남근석 또는 좆바위” 라고 부른다.
다만 부르기에 너무 상스럽다 하여 남근석으로 통용되는데 일설에 의하면 옛날부터 사내아이를 갖지 못한 여인들이 이 바위에 절을 하고 치마를 겉어 올린채 소원을 빌면 사내아이를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어 지금도 대포바위보다는 “남근석 또는 좆바위”라 부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실물을 볼 수가 없으니 대포인지 거시기 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구나…
그런 좀 상스러운 글을 읽어서 그런지 할미봉을 내려가는 구간은 밧줄이 아니었으면 내려가지 못할 정도의 위험한 수직 암벽으로 되어 있어 오랜만에 밧줄타기를 해 보았는데 그 실력 그리 멀리 달아난 것 같지는 안아 기뻤다.
할미봉에서 50분쯤 가면 삼거리가 나타나고 이정표가 서 있는데(05:54분) 남쪽으로 육십령 5.2km, 북쪽으로 남덕유산 3.6km, 그리도 우측 동쪽으로 덕유교육원 1.6km 라고 적혀 있다. 지도를 보니 이곳이 서상면 상남리에서 덕유 교육원을 경유하여 올라오는 정식 등산로이다.
갈림길에서 10분을 더 가면 헬기장에 도착하게 되는데 짙은 안개속이지만 날도 밝았기에 산행 후 처음으로 베낭을 내리고 쉬어 가기로 했다. 비상식량 인절미가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고 왜 이것을 먹는지 모르지만 게맛살도 맛이 끝내 주었다. 약 2시간 반 동안 어둠속을 헤치고 걷느라 힘이 많이 들어 배가 고팠던 것 같다.
07:15분<서봉 도착 : 1,510m>
날이 밝으면서 서서히 안개구름이 움직이더니 곧 사라질 것 같은 분위기라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운해속에 모습을 드러내는 이름모를 봉우리와 바위들이 카메라에 담겼지만 곧 다시 안개속으로 빠져 든다. 서봉을 향해 고도를 높이면서 지나가는 고산식물들과 기이한 암석들 그리고 잔잔하게 피어 오르는 야생초들과 야생화들의 일부만 볼수 밖에 없어 마음이 아팠다. 이 구간도 꼭 다시 한번 와 봐야 할 구간중의 한 구간이다.
백두대간 산행중 이런 구간이 몇 개 있는데 금방 생각나는 곳만 해도 성삼재- 정령치, 신풍령 –덕산재, 은치재 –희양산 구간등으로서 비와 안개로 또는 눈속을 헤메느라 주변 경관을 보지 못한 곳이다. 다행스럽게도 백두대간만을 계속 취급하는 인터넷 산악회가 있으니 이 산행이 끝나고 개인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꼭 다시 와봐야 겠다.
헬기장을 출발하여 약 1시간을 산행한 지점에 약수터 0.1km, 남덕유산 1.5km라는 이정표를 만나게 되는데 고개를 들어 위를 보면 바로 위에 서봉(장수덕유산)이 보인다. 이정표 마다 남덕유산으로만 표시되어 있고 서봉은 표시가 없어 궁금했었는데 안개속을 헤메다 보니 어느새 도착했다. 고도표에서 보면 육십령에서 이곳 서봉까지가 가장 힘든 곳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이곳을 정복하고 보니 오는 산행을 다한 느낌으로 기분이 날아갈 듯 좋고 가슴속 깊이 들여 마시는 덕유산 공기가 정말 맛있다. 다만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사방팔방 경치가 아직도 볼수 없어 안타깝지만….
서봉 정상에 있는 안내판에는 “해발1,492m”라고 적혀 있는데 백두대간 지도와 어느것이 맞는것인지 모르겠다. 정상은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바로 아래에 넓은 헬기장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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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3분<월성재 도착 :1,240m>
대간로는 서봉 정상에서 지금까지 고집하던 북쪽 방향을 버리고 남동쪽을 택한다. 서봉을 떠나자 마자 남덕유산 방향의 철계단 내리막길이 한참을 이어지고 20분 뒤 남덕유산 우회등산로를 만나게 된다(07:37분). 다시 언제 이곳을 올지 모르니 날씨가 좋았다면 약 300m만 올라가면 되는 남덕유산 정상을 밟고 싶으나 날씨도 협조해 주질 않고 또한 가야할 길이 엄청 멀기 때문에 급한 마음에 김대원은 벌써 저만치 모습을 감추고 있다. 길가 나뭇잎들이 보통 옆으로 또는 아래로 매달려 있는데 이곳은 하늘을 보고 거만하게 꼿꼿히 서 있어 내 카메라에 딱 걸렸다. 약 5분을 가면 남덕유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과 다시 만나게 되고 여기에 서 있는 이정표는 육십령 8.5km, 삿갓골재 4.0km, 남덕유산 0.3km라고 말해주고 있다.(07:41분)
올라가 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남덕유산을 지나면서 자료를 찾아 본다
”남덕유산의 유래는 지리산 다음으로 크고, 넉넉하고 덕이 있는 덕유산이며, 덕유산의 연봉들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고 해서 덕유(德裕)산에 남녁 남(南)자를 앞머리에 붙여진 이름이다.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 일대를 북덕유산, 장수군에 있는 서봉을 장수덕유으로 일컫는다. 장수군 지역에서는 장수덕유산을 5대 명산의 하나로 꼽고 있다. 덕유산하면 북쪽의 북덕유산과 주봉인 향적봉, 그리고 무주구천동의 33경만 생각하기 쉬우나 장수덕유와 이곳 남덕유산까지 덕유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남한에서는 지리산국립공원 다음으로 웅장하고 넉넉한 산이다. 덕유산하면 글자 그대로 산이 크고 덕이 있는 산이다.
덕유산의 한 봉우리는 무주에서 시작되고, 또 한 봉우리는 장수에서 일어나는데, 장수의 봉우리를 남덕유산 이라하며 해발 1,507m이고, 무주의 봉우리를 북덕유산이라 하는데 해발이 1,615m로서 남덕유산보다 북덕유산의 향적봉이 108m가 더 높다. 남덕유산의 산상에는 참샘이 있는데, 겨울에는 김이 무럭무럭 나는 온수이고, 여름에는 손을 담글 수 없을 정도로 찬물이 솟아난다. 임진왜란때 일본인들이 이 산하에 와서 산을 보고는 크고 덕이 있는 산에서 싸울 수 없다하여 퇴군했다고 전해진다”
다시 20분 정도 완만한 내리막을 가면 월성재에 도착하게 되고 우리는 여기서 다시 배낭을 내리고 준비한 크립빵으로 아침을 먹었다. 눈물에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하고는 대화를 하지 말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것 같은데 지금 이 빵맛은 꿀맛이다. 특히 속에 들어있는 노란색 크림은 내가 좋아하는 것중에 하나이다.
사실 이 빵은 내가 어제 추가로 산것인데 비싼 제과점 빵보다는 옛날 초,중,고등학교 매점에서 먹던, 아니 돈이 없어서 못먹을 때가 많았던 그런 싸구려 빵이 나는 더 좋다. 유대원이 어제 뭐하러 빵을 샀느냐고 구박을 주더니 맛있다며 이참에 따근한 커피까지 찾는다.
이곳 월성재는 동쪽 아래 3.8km 지점의 황점마을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고 안내도에는 오늘 우리가 가야할 향적봉까지는 아직도 13.4km나 남았다고 적혀 있다.
09: 20분<삿갓재 대피소 도착>
월성재에서 두번째 휴식을 마치고 삿갓봉과 삿갓재대피소를 목표로 다시 오르막 산행을 시작한다. 걷기에 썩 좋지 않는 돌계단 또는 돌길로 이어지지만 그래도 국립공원이라 잘 다듬어지고 관리가 되고 있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주변 경치가 아직도 안보이니까 아무 생각어없이 부지런히 앞만보고 1시간 정도 걸으면 삿갓봉(1,410m)을 우회하는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다시 10분 정도 서서히 고도를 낮추면 나뭇잎 사이로 녹색지붕의 싯갓재대피소가 모습을 들러낸다.
지도상에는 삿갓봉 전에 전망바위가 있는데 어떻게 언제 지나쳤는지 모르겠다. 안개 때문에 손해 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본것도 별로 없고 그래서 사진으로 남긴것도 별로 없고 ….
꼭 다시 와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착한 대피소에는 사람이 한명도 없고 황점마을에서 삿갓골을 통하여 올라오는 아줌마 등산객 부대 소리가 시끄럽게 들린다, 유대원은 이곳 화장실에서 신변정리를 하고 나와 김대원은 황점방향 60m 아래에 있다고 표시된 약수터를 찾아 계단을 내려간다. 지난 2006년 2월 지리산 벽소령대피소 700m 사건이 떠올라 올라오는 아주머니에게 정말 60m 가면 샘터가 있느냐고 물어보니 물이 퀄퀄 나온다고 한다. 오늘 앞으로 5~6시간 동안 세 명이 필요한 물을 충분히 담고 올라오니 이제서야 대피소 관리인이 모습을 들어낸다.
어제 등산객 중 우리처럼 할미봉 전에 헤멘 사람들이 있었다고 하는 소리를 들으니 그 갈림길에 표시를 잘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 안내판에는 동업령까지 6.2km, 향적봉까지 10.5km 남았다고 말해주고 있다. 산행속도가 후반으로 갈수록 떨어지니까 향적봉까지 아마도 6시간은 걸릴 것이고 예상 도착시간이 오후 2시쯤이라고 예측된다.
10:40분<무룡산 도착 : 1,491.9m>
삿갓골대피소를 떠나 무룡산을 향해 오르막을 오르는 동안 이제서야 하늘이 열리는 듯 시야가 훤히 들어난다. 지나온 서봉과 산아래 황점마을 그리고 그 건너편에 지난 3월 아내와 남덕유산 산행 왔다가 입산 통제 때문에 대신 올라간 월병산,거망산이 한눈에 들어 온다. 지금이라도 세상을 보게 해주신 하느님꼐 감사를 드리며 한층 가벼운 마음으로 무룡산을 올라가게 된다.
20분 후 헬기장을 지나고 점점 고도를 높이면서 계단을 만났을떄 언제 하늘을 열어 줬냐는 듯 구름이 사방 1m도 안보일 정도로 우리 일행을 감싸고 바람마저 한겨울을 능가할 정도로 거세게 불어온다.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에서 한라산 촬영장면과 흡사할 정도이다.
역시 큰 산이다 보니 날씨가 변화무쌍하고 인간의 생각을 능가하여 까불지 말고 자연에 순응하라는 강한 메시지를 주는 듯 하다. 가파른 계단을 바람과 싸우며 올라서면 서쪽으로 90도 방향이 선회하게 되고 안개속 아름다운 암릉구간을 지나면 약 30뒤 무룡산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11:22분<돌탑 도착>
무룡산을 내려 오면서 다시 안개는 완전히 걷히고 햇살까지 내리 쬔다. 무룡산에 무슨 사연이 있길래 그 모습을 다 드러내지 않으려고 안개로 감쌌을까?
무룡산에서 동업령으로 향하는 길은 지금까지 산세와는 달리 큰 나무들의 거의 없고 산죽으로 만들어진 카페트 사이 오솔길을 걷는 느낌이다. 산속에 취나물을 뜯는 노부부의 모습이 이세상 어느것보다도 평화롭게 보였고 이곳까지 올라올 수 있는 체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세상이 열렸기 때문에 앞,뒤 능선도 보이고 왼쪽 무주군 안성면 시골마을과 오른쪽 황정마을이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나도 직장생활이 끝나면 이런 산골 마을에서 지난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기회를 가져야 겠다.
무룡산 정상에서 약 40분정도 오르막 내리막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능선을 따라 걸으면 지도상의 돌탑 위치에 도착하게 되는데 돌탑이라기 보다는 큰 바위사이에 등산객들이 여러 개의 돌들을 올려 놓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돌 무덤이다. 이곳은 무룡산에서 동업령으로 가는 도중 약간 높은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시원하게 보이는 사방 경치가 마음을 후련하게 한다.
이젠 날씨가 완전히 개인 것 같다. 뒤로는 우리가 오늘 걸어온 서봉,남덕유산,삿갓봉 그리고 조금전에 넘어온 무룔산이 선명하게 보이는데 지나 올 떄는 몰랐지만 이렇게 멀리서 보면 각각 굉장히 높은 봉우리들이고 사이사이 재들(월성재,삿갓재) 역시 상당히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돌탑에 위치한 이정표는 동엽령까지 2.0km남았따고 표시하고 있다.
12:02분<동업령 도착:1,260m>
돌탐에서 동업령쪽으로 내려가는 능선은 환상 그자체이고 멀리 백암봉(송계삼거리)과 신풍령으로 이어진 능선은 지난 2.24일 산행했던 기억을 생생하게 회생시킨다.
아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듯이 한번이라고 가본 산,능선을 보면 사람 마나는 것 만큼 반갑다.
동업령까지는 약 40분 정도 소요되는데 큰 무리없이 완만한 내리막 대간길을 즐기면 어느새 사람들이 많이 모여 인공 마루에서 점심식사를 즐기는 동업령에 도착하게 된다.
이 지점은 서쪽으로 무주군 안성면과 동쪽으로 거창군 북상면으로 등산로가 연결되어 있다.
오늘의 공식적인 백두대간 목적지인 백암봉(송계삼거리)은 이 동업령에서 2.2km, 향적봉까지는 4.3km로서 2시간은 더 가야 할 것 같다.
4km정도야 원래 가볍게 갈 수 있는 거리지만 8시간 20분 산행 후 남은 두시간 특히 백암봉과 중봉,향적봉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오르막은 그리 쉽지 않으리라 생각 되었다.
13:02분<백암봉(송계삼거리) 도착 :1,940m>
지금까지는 한두 그룹의 대간꾼들만 만났건만 동업렬부터는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등산로에 등산객들이 줄 서 있다. 대부분 무주리조트에서 동업령까지 산행 후 안성면으로 내려가는 코스를 산행하는 산악회 단체 손님들이다. 또한 단체로 온 학생들이 엄청 많은데 좁은 길에 옆으로 비켜주니까 거짓말 보태서 50명이 지나가도록 한 자리에 서 있어야 했고 고맙다고 인사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어 서운했다. 세상을 왜 그렇게 사는지….
백암봉까지는 시야가 확트이고 능선도 나무로 된 계단과 아름다운 꽃들로 구성되어 달력에나 나오는 그런 그림 같은 모습이다, 이제 피로가 몰려와 한발을 띄기가 힘들어 빤히 보이는 백암봉까지 힘들게 도착했다. 지도상에는 이곳이 백암봉이라 표시되어 있지만 실제 산중 이정표에는 송계삼거리라도 더 잘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이곳이 우리가 걸어온 남덕유산 방향과 대간이 이어진 신풍령 방향 그리고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오늘 공식적인 백두대간 산행은 9시간만에 종료되었고 중봉과 향적봉을 거쳐 리프트를 타고 무주 리조트로 내려가는 것만 남았다.
13:54분<향적봉 도착 :1,614m>
백암봉을 떠나 눈앞에 보이는 중봉(1,594.5m)까지 오는데 체력이 무족해 여러차례 쉬면서 50분만에 도착했고 이곳에서는 오수자굴과 백련사를 통하여 삼공리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갈라진다.
향적봉 대피소와 향적봉 정상에 도착했을때는 13시54분이 되었고 육십령을 떠난지 정확히 10시간 15분간 산행 후이다. 정상에는 엄청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이곳 사진는 지난 2월달에 찍었기 때문에 서둘러 설전봉으로 내려가 리프트를 타고 하산했다.
덕유산은 종주를 정식으로 마치면서 덕유산애 대한 자료를 정리하는것으로 마무리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한다.
덕유산은 전라북도 무주,장수, 경남 거창, 함양에 걸쳐 있고 높이는 향적봉 1,614m, 남덕유산 1,507m, 무룡산 1,491m, 서봉 1,492m 으로 구성되어 있다.
덕유산은 태백산맥에서 갈라진 소백산맥이 서남쪽으로 뻗으면서 소백산, 속리산 등을 솟게 한 후 다시 지리산으로 가는 도중 그 중심부에 빚어놓은 또 하나의 명산이다.
덕유산(1,614m)은 주봉인 향적봉을 중심으로 1,300m안팎의 장중한 능선이 남서쪽으로 장장 30여킬로미터를 달리고 있으며 그 가운데 덕유산 주봉을 비롯해서 동쪽에는 지봉, 북쪽에는 칠봉이 자리하고 있는데 덕유산은 덕이 많은 너그러운 모산이라 해서 덕유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덕유산에는 8개의 계곡이 있는데 그 중 북쪽으로 무주와 무풍사이를 흘러 금강의 지류인 남대천으로 빠져드는 설천까지의 70리 계곡이 바로 유명한 무주구천동 계곡으로 폭포와 담소, 기암절벽 여울들이 옥같이 맑은 계류와 함께 절경을 빚어 소위 무이구곡[武夷九曲]을 포함한 [구천동33경]을 이루고 칠연폭포와 용추폭포가 있는 안성계곡을 비롯해서 토옥동 계곡과 송계사 계곡, 산수리 계곡 등이 저마다 절경을 뽐내고 있다.
못봉에는 옛날에 연못이 있어서 흰구름이 오락가락하는 사이에 핀 연꽃이 아름답기 짝이 없었다는 전설이 있는데 이 흰 백[白]자와 꽃 연[蓮]자를 따서 세운 절이 백련사라고 하는 설도 있다.
봄철의 덕유산은 철쭉꽃밭에서 해가 떠서 철쭉꽃밭으로 해가 지고 여름철에는 녹음과 원추리 꽃 시원한 구천동 골짜기는 삼복에도 더위를 잊게 해주며 가을엔 붉은 단풍 그리고 겨울철엔 주목과 구상나무 가지의 설경이 고산 특유의 설경을 자아내고 있다.
1975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향적봉과 삿갓재 대피소가 있다.
14:30분<집으로>
리프트를 타고 무주 리조트로 내려온 뒤 육십령 민방집 총각이 이동시켜 놓은 우리 승용차를 타고 분당으로 향했다. 무주시내 돼지고기 두루치기가 꼭 먹고 싶었는데 유대원은 체중 조절한다고, 김대원은 약속이 있어 빨리 분당에 가야 한다고 거절했다. 더 배고픔을 느끼기 전에 얼른 조수석에서 잠이 들었다.
오늘도 정말 고생 많이 하셨고 이제 결승선이 얼마 남지 낳았습니다,.
진부령에 도착하는 그날까지 안전을 빌며…. 우리 종주대원 파이팅~
온세통신 종주내역
2004년 종주팀(육십령 - 빼재) : 영남지사(이복우,박금규,김상훈,김재철,김기종)
1.
첫댓글 리얼하네요
그날 참 많이 힘들었던 
주였슴다
안개에 쌓인 새벽 등산로, 정신 차리지 않으면 길을 잃을 수도 있다는 값진 교훈, 수고 많았으요....^^
그 육십령 오래된 총각 장가갈 수 있으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