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4년만에 연봉 1억 수임 대형대리점으로 성장했다”
결혼 후 다니던 대기업 회사를 퇴사하고 컴퓨터ㆍ미싱자수 제조업을 시작했다. 휴일도 잊고 노력한끝에 5년 만에 큰
돈을 벌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100평이 넘는 공장건물과 큰 고급 주택을 소유하면서 부유한 생활을 했다. 아이들의 생일파티에 드레스를 입히고 반 전체 친구들을 초대할 만큼...
그러나 1990년 대 섬유제조업의 불황으로 원자재, 인건비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사업으로 토목건설업을 선택했지만
경험이 없어 깊은 수렁으로 빠져 들었다.
남편은 동업자에게 이용만 당하다가 신규사업 2년 만에 실패하고 말았다. 공장건물과 큰 주택을 매매해서 재산을 정리했지만 턱 없이 부족한 수억원의 빚과 오갈 데 없는 우리가족들의 대책 없는 나날을 예고했다.
평소 활발했던 남편은 좀처럼 안방에서 나오기를 꺼렸다. 나는 아는 사람의 권유에 이끌려 보험대리점을 시작했다.
자본도 없고 기술도 없었기에 여상을 졸업한 나에게는 안성맞춤 직업이었다.
고객을 위한 위험을 보장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만 하루 하루 열심히 일해야 수입을 가져올 수 있기에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고객을 찾아서 발바닥이 아프도록 달려가는 노력으로 영업을 시작한지 4년만에 연봉 1억원을 수임하는
대형대리점이 됐다.
그 후 꾸준히 성장해서 2004년도 부터 본사에서 지원하는 개인사무실을 성수동에서 운영하게 됐다. 우리가족이 함께 일하고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 삼성화재에 감사드린다.
◆10억 빚 갚기 목표달성을 이루다 = 수입은 조금씩 향상됐지만 각종 세금, 보험회사 대출금, 카드 돌려막기, 상호저축대출, 자동차할부금 48개월... 그 외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자동차세, 판촉물비, 소득세, 월세, 곗돈, 사채이자, 대납보험료 등. 갚아야 할 목록이 A4용지 한 장에 메모가 안될 정도로 다양했다. (난 가끔 수년동안 모아놓은 지출내역을 들여다 본다.
이 많은 지출을 실수 안하고 잘 지켜서 신뢰를 잃지 않은 내 자신에게 스스로 감사한다.)
그 동안에 채권자인 자산관리공사의 소송으로 1년을 보내기도 했다. 구청에 자동차세를 못 내서 퇴근 후에는 번호판을
감추고 빼앗기고 찾아오기도 하는 힘든 시간이 계속 됐다. 명절을 바로 앞두고 수임료가 차압돼 고향에 못 내려가는
가슴 아픈 일도 있었다.
심지어 쌀이 떨어져서 시누이 친구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얻어 온 누룽지로 대신 한 적도 있었다. 휴지, 치약, 슈퍼타이,
샴푸, 로션 등 왜 그리 살 것이 많은지... 늘 생필품을 조금씩 사니까 부족했다. 라면이나 계란도 잔돈에 맞게 낱알로 사
온 적도 많았다.
점심 값이 없어서 주먹밥을 만들어 차안에서 끼니를 때우기도 하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점심은 가끔 굶기도 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국화풀빵 냄새가 그토록 겨울바람에 솔솔 풍긴다. 천원어치를 사면서도 망설일 때가 종종 있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고향을 위해 봉사를 남달리 활발하게하는 남편도 용돈이 부족해 궁핍한 생활을 겪어야 했다. 내 명함을 건네 받고 택시비를 외상으로 치룬 적도 있다. 그 후로 술 취한 남편은 간혹 택시 타고 귀가 할 때 택시비 대신 ‘여보 명함 갖고 내려와’ 라고 착각을 하는 웃지 못할 일화도 있다.
사람이 죽으면 청구서도 끊어지겠지만 살아 있음으로 15여 년 동안 받을 수 있는 최고장, 압류통지서, 소장 등등 다 받아
보았다. 우선 목돈을 갚으려니 푼돈에 시달리는 우리가족의 궁핍한 실생활은 정말 안타까웠다. 수당을 받은지 3~4일이면 돈은 바닥이 났다.
1만원짜리 한 장을 바꿔서 1천원짜리 몇 장씩 나누면서 온 가족이 하루하루를 지탱하고 살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우리가족은 함께 고생하며 ‘10억 빚 갚기’인 목표달성을 이뤄냈다. 이제 10억의 빚은 다 갚았다. 그러나 금전적으로 가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자녀결혼, 주택마련, 은퇴준비 해야 할 일이 태산이지만 빚이 없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밀린 국민연금을 소급해서 납입하면서 노후를 위해서 조금씩 준비를 하고 있고 얼마 전에는 하남에 있는 아파트도 당첨이 됐다.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공부하며 같은 일을 할 수 있으니 이 또한 감사하고 여태까지 모든 것은 주님의 은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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