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게으름이나 미루는 버릇(procrastination) 때문에 고민을 합니다.
맘으로는 더 열심히 하고 싶고, 더 잘하고 싶지만,
막상 몸이 안 따라주는 거죠.
정신차리고 보면, 쇼츠 삼매경에 빠져 있다거나, 킬링타임용 게임을 몇시간째 돌리고 있다거나.
이러면 안 돼! 라는 생각에,
어떡하면 성실해질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자기계발 서적도 뒤적이고, 유명한 자기계발 강사들의 유튜브 강의도 봐 보지만,
그렇게 끌어올린 노력에 대한 열정과 동기도 세시간, 삼일, 삼주 이상을 못 갑니다.
현실적으로 보자면,
그 어떠한 자기계발 공식에 따라서도 인간 혼자서는 본인의 게으름을 개선시키기가 힘듭니다.
게으름 자체가 이미 본인의 거대한 습관과도 같기에,
노력과 성실이라는 새로운 습관은 게으름이라는 텃세에 밀려 금새 튕겨져나갈 수밖에 없거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법은 있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에서 우리는 그 힌트를 찾을 수 있죠.
혼자서 작동할 수 없다면,
더 큰 기계의 부속품이 되라.
회사 생활을 열심히 한다고, 당신의 성실성을 과대평가하지 말라.
그게 당신 고유의 성실함인지, 아니면 조직이 가하는 압박감의 결과물인지는
오직, 당신의 퇴사 후가 결정하게 될 테니까.
집단 생활을 하는 동물들에게 노동의 핵심 포인트는
각 개체의 성실성 여부가 아니라, 집단의 강제성 여부입니다.
이를테면 "톱니바퀴" 같은 겁니다.
톱니바퀴가 혼자 구동하려면 자체적으로 동력이 필요하겠지만,
다른 톱니바퀴들과 맞물리면 전체 움직임에 맞춰 계속 돌아갈 수밖에 없겠죠.
즉, 조직 사회에서는 일정한 "룰"에 따라 조직원들에게 노동의 할당량을 제공하게 되므로,
조직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각 개인은 조직이 원하는 수준만큼의 생산성을 발휘하게 돼요.
자신의 개인적 성실성 여부와는 상관없이 말이죠.
※ 이 룰이 얼마나 이지한가 하드한가에 따라서, 각 조직의 평균적인 생산성이 결정된다.
기업 문화가 빡센 회사에서는 그만큼 직원들을 많이 굴리게 되고,
기업 문화가 소프트한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그만큼 워라벨을 더 챙길 수 있다.
결국, 현대 인류가 게으름과 미루기라는 고민에 봉착하게 된 이유는,
조직이라는 거대한 기계에서 벗어나
개인이라는 단일 톱니바퀴로 자생하려는 시도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입니다.
조직 생활이 힘든 이유는 개인적 자유가 훼손되기 때문이다.
반면, 개인 생활이 힘든 이유는 개인적 책임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독자적인 삶을 꿈꾸기 위해서는 오로지 개인의 성실성 여부로만 승부해야 합니다.
하지만, 성실성은 타고난 성격이죠.
게으른 사람들이 성실성을 탑재하는 일은
곰과 호랑이가 쑥과 마늘만으로 동굴 속에서 100일을 버티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관점을 달리 해야 합니다.
인간은 조직 안에 있을 때 peer pressure로 인해
개인의 성실성 여부와는 상관없이 조직에 맞춘 생산성을 발휘합니다.
반면, 조직 밖에 있을 땐, 개인의 성실성 여부로만 생산성이 결정되죠.
그렇다면 방법은 간단합니다.
나보다 성실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집단의 일원이 되는 겁니다.
무조건 회사에 들어가라는 게 아니에요.
나보다 성실한 친구
나보다 성실한 연인
나보다 성실한 사람들이 속해 있는 모임, 크루, 동호회
peer pressure로 인해 내가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곁에 두는 것!
달리는 버팔로 무리 속에 던져지면, 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뛰게 되며,
당신이 죽지 않았다면, 이는 곧 당신이 강한 다리힘을 갖게 되었다는 반증이다.
게으른데 이상이 높은 사람들은,
나와 정반대인 타인을 보며 부러움과 시기심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들보다 못한 초라한 나를 발견하게 되고,
그 자괴감이 싫어 최대한 그들로부터 거리를 두려 하죠.
그게 아닙니다.
오히려, 나의 부러움과 시기심을 이끌어내는 사람들 옆에 꼭 붙어있어야 해요.
물론 괴롭고 힘들 겁니다.
하지만, 초라함과 열등감, 자괴감을 묵묵히 견디다보면,
그러한 분노를 연료로 삼아 어느새 그들과 보조를 맞춰 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이것이 바로 게으른 사람이 성실해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인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기사단이 새로운 멤버를 뽑기 위해 지원자를 받았다.
하지만, 그 기사단의 캡틴은 지원자들에게 어떠한 테스트를 할 것인지 전혀 일러주지 않았다.
지원자들은 그저 기약없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기사들과 함께 생활하는 수밖에 없었다.
테스트를 주관하는 기사단원은 오로지 이 한마디만 할뿐.
'이미 테스트는 실시 중이며, 테스트가 끝난 후에 합격자들만이 그 테스트의 정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전국에서 날고 긴다하는 강자들이 수없이 지원자로 몰려들었지만,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자 점점 사람들은 흩어지게 되었다.
결국, 두세명만이 남게 되어 자연스럽게 그들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기사단의 새로운 멤버가 되었다.
자, 이 기사단의 테스트는 과연 무엇을 보기 위함이었을까?
왜 사람들은 고향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으며,
끝까지 남아있던 소수는 무슨 명목으로 통과된 것일까?
그리고 당신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마지막 퀴즈에서 나오는 내용의 출처는 소설 <하얀 늑대들>입니다.
저는 회사에서만 성실해지고..
그 피로로
집에서 나태 끝판왕이 되거든요ㅠ
동호회를 가도 마찬가지네요 이휴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부터 반성하고 고3 고1 아이들과도 공유하겠습니다~
좋은 글 항상 감사드립니다
빈성하게 되네요. 항상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무명자 님!
이거 제 이야기인데요. 최강의 기사단에 있는건 아니지만요.
너무도움되네요 성정이 너무게을러서 애로사항이 정말많습니다. 조직안에있어야그나마 중간이라도 하는거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