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련
왕태삼
그댈 처음 본 순간
난 꽃이 피어오르는 기분이었어
내 몸은 날씬한 한 그루 붉은 동백이었어
그댈 처음 본 순간
티 없는 얼굴을 하얀 웃음을
왜 보냈을까 봄은 막 오는데
갈가리 새벽 뜨락을 내려
하얀 맨발로 떠난 짧았던 목련아
그 발길을 장대비로 후두둑 찾아갔지만
봄비는 벌써 내려
하얀 발자국 녹고 없었네
이제 난 빈 가지로 돌아서
흠뻑 알게 됐지
그대가
눈부신 지상의 맨발이란 걸
아껴 둔 천상의 입술이란 걸
올봄도 꽃샘바람은 불어
거리의 아침 목련은 더 눈부셔라
저녁이면 또 파닥거릴 젊은 목련들
누가 또 하얀 맨발일까 빈 가질까
오직 봄비는 그 속을 알기에
구슬피 구슬피 해마다 내리는 까닭일까
그댈 처음 본 순간
난 꽃 피는 느낌을 배웠어
내 몸은 온통 한 송이 붉은 동백
불타는 꽃병으로 지금도 숨 쉬고 있어
카페 게시글
☆―왕태삼시 ☞
백목련
왕태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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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30 03:1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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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봄비는 목련의 애닲음은
안타깝게 보며 살며시 어루만져 주네
지켜보던 목련 꽃을 피우는 것도 알게디고 꽃병에
남아 서 오래도록 지켜줄 마음까지 되었네요
목련이 더욱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위로가 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