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것처럼 세상에 아무도 없이 홀로 있는 듯 말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었다. 답답한 마음을 글로 다 풀어내고서 오해를 풀고자 했다. 소중한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은 상실감이 컸기에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내 불편한 마음을 안고 살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불신과 오해를 키웠고 오히려 나에게 상처로 돌아왔다. 내 마음 편하자고 했던 게 이해가 아닌 오해로 화가 되어 깊은 상처로 돌이킬 수 없음을 알고서 그냥 잊고 살아야 했는지 후회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서야 이해로 바뀌고 오해를 풀게 되어 쉴 새 없이 흐르는 눈물이 앞을 가려 정말 실컷 울었던 것 같다.
내가 살아온 삶이 다 부질없고 구질구질한 것처럼 느껴지게 상처가 되는 말을 쏟아낸 그 친구도 진심이 아니었다는 걸 나 자신도 알고 있었기에 화가 났다기 보다 마음이 너무 아파서 눈물이 자꾸 났던 것이다. 나름 열심히 살아온 삶이 다 부정당하는 느낌이었다. 50이 다 되어가도록 사는 집과 경제력이 부족하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을 때는 그렇게 막말을 들어야 할 만큼 내가 잘못한 것인가 싶었다. 하지만 뒤늦게 오해가 풀린 만큼 시간이 좀 더 흐른 후에 그 친구를 편안하게 볼 수 있기를 바란다.
한동안 또다시 내 마음을 닫고 살았었다. 반년이 넘도록 깊은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갈수록 가슴엔 구멍이 숭숭 뚫려버리고 나에게는 사랑도 없고 친구도 더는 없는 듯했다. 아무것도 바라지도 않았고 바랄 수도 없어서 모두 다 떠나버리려 했다. 마음과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 때문에 철저히 혼자가 되는 것을 택하고 나서는 마음도 다 닫아걸었기 때문에 모든 게 사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늘은 정말 구멍이라도 뚫린 듯 쉴 새 없이 세찬 비가 내리고 있으니 정신도 또렷해진다. 어느새 시간은 흘러 새벽이 되었는데 쉽게 잠은 오지 않고 이제는 마음도 다 비워내어 속은 후련하다. 오락가락하는 마음을 다잡고 살아온 날들이 새록새록 생각나고 이렇게 나도 나이가 드는가 보다.
이제 비가 한 번씩 올 때마다 기온은 더 떨어지고 점점 겨울로 넘어갈 텐데 짧은 가을은 매번 만끽하지 못하고 보낼 것 같다. 가을만 되면 이상하게도 우울한 마음이 들었던 게 한두 해가 아님을 새삼 알게 되었다. 얼마 전에 우연히 오래된 노트를 펼쳤다가 읽게 된 일기를 보고서 그때가 정확히 내 나이가 스무 살의 가을에 쓰인 것이 날짜를 보고서 알 수 있었다. 공채 치르고 18살 때부터 사회생활을 하며 힘들었던 그 시절에도 마음 둘 곳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고도 이젠 오래도록 풀고자 했던 것 하나는 풀어버려서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편안하게 마음 둘 곳이 없다는 게 특히 가을이라는 계절이 더 우울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도 이번 가을도 잘 보내고 마음 다잡고 살아야겠다. 억지로 괜찮다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주문을 걸거나 더는 감추려 하지 말고 이제는 내 감정도 솔직하게 풀어놓으면서 아닌 건 아니라고 괜찮지 않다고 해야 마음의 병도 없을 것이다.
첫댓글살아온 사정을 아는 친구라는 사람이 한순간의 화를 참지못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마구 쏟아낸 말들 때문에 상처 받지 마시길~ 때로는 친구 사이라도 한순간 돌변해서 남이 되어버리면 뭔 말인들 못할까마는 그래도 아무렇게나 막말하는 이와는 친구도 하지마시길~ 아무나 친구 삼지도 마시길~
첫댓글 살아온 사정을 아는 친구라는 사람이
한순간의 화를 참지못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마구 쏟아낸 말들 때문에
상처 받지 마시길~
때로는 친구 사이라도 한순간 돌변해서
남이 되어버리면 뭔 말인들 못할까마는
그래도 아무렇게나 막말하는 이와는
친구도 하지마시길~
아무나 친구 삼지도 마시길~
이제 괜찮아요.
그리고 전 마음에 있는 것들을 글로 풀어내고나면 더 생각 안하게 돼요.
그렇게 마음을 비워낸다고 생각하면 맞을거에요.
늘 그렇게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거고
그래야 어떤 일에든 스트레스를 더는 받지않는
저만의 방법이라고나 할까요~
고운 댓글 감사합니다.
늘 행복한 날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