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은 따뜻하고 구름 한 점 없이 푸른 하늘이었고 오늘 출근길에는 저녁에 비 예보가 있어서 우산을 챙기고 나갔는데 버스에서 내려 걷다 보니 비꽃이 피기 시작했다. 희뿌연 하늘은 점점 먹구름이 몰려와 다시 밖을 나왔을 때는 세차게 비를 퍼붓고 있었다. 예상치 않은 일로 일찍 귀가를 하며 잠시 주차장에서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은 내리는 비를 그대로 맞고 걸어가는데 정작 나는 우산이 있음에도 빗속을 걷고 싶지 않았다. 여름에는 우산도 없이 그대로 비를 쫄딱 맞아도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차가움이 느껴지는 비에는 조금도 젖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문득 비가 좋아 낙숫물을 그대로 마셨다던 친구 생각을 잠시 하면서 웃었다. 옛날에는 괜찮았을지라도 점점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대기 중에도 있을지 모를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에 노출된 요즘 세상에서는 복통에 시달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제와 다른 오늘도 지나고 있다. 소소한 삶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지금, 알 수 없는 미래는 미리 생각하고 싶진 않다. 어떤 일로도 머리 아프게 고민하거나 나 자신을 괴롭히고 싶지 않기에 하루하루 그저 잘 살아내면 되지 않을까 한다. 무사히 하루를 마감하며 잠드는 순간에 찾아드는 편안함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며칠 안 좋았던 컨디션이 많이 회복이 되어 그동안 못 먹었던 탓에 당기는 식욕도 좋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난 후의 기분 좋은 포만감에서 오는 행복도 크게 느껴져 편안하게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첫댓글 흑백 나무 사진이 멋있네요
쓸쓸하기도 하고 고독해 보이기도 합니다
초록빛으로 풍성하게 물들기를 바라는...
어쩌면 인간들의 희망같은 간절함이 보이기도 합니다..멋진 구도 입니다
전 종종 위로 올려다보며
나무를 이렇게 찍긴 하는데.
이날은 비가 오기 직전이었어요.
잎은 다 떨어지고 비 오고 난 후
기온은 더 떨어져 겨울의 날씨네요.
겨울을 준비하며 또 새봄을 기다리는 나무의 마음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