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자년(庚子年) 쥐 이야기 2편
12지의 형성 시기는 갑골문에서 찾을 수 있다. 시기상으로는 중국 하왕조다. 그러다 약 2천년전인 기원전 105년인 한(漢)나라 때부터 년을 표기하는데 사용하기 시작했다. 쥐(子), 소(丑), 범(寅), 토끼(卯), 용(辰), 뱀(巳), 말(午), 양(未), 원숭이(申), 닭(酉), 개(戌), 돼지(亥)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동물 중 왜 쥐. 소. 호랑이 등의 열 두 동물만이 선택됐을까? 또 그 순서는 어떻게 정해졌을까?
『아주 먼 옛날에 하늘의 대왕이 동물들에게 지위를 주려고 했다. 선발 기준으로 대왕은 정월 초하루에 제일 먼저 천상의 문에 도달한 짐승부터 지위를 주겠다고 했다. 각종 짐승들이 저마다 빨리 도착하기 위해 열심히 달려갔는데, 그 중에서도 소가 제일 부지런하여 섣달 그믐날 밤 미리 출발하여 결승점에 다다르게 되었는데, 그 순간 등에 타고 있던 쥐가 재빨리 뛰어내려 천상의 문에 먼저 도착하여 1등을 차지했다.』 이 이야기는 누구나 다 알고 있을 터이다.
이 외에 다음의 이야기도 전해진다.
『하루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대세지보살(아미타불 우측의 지혜를 관장하는 보살)을 불러 천국으로 통하는 12개문의 수문장을 동물들 중에 선정하여 1년씩 돌아가면서 당직을 세우도록 했다. 이에 대세지보살은 열두 동물을 선정하고 서열을 정하기 위해 불렀다. 12동물 중 고양이는 동물들의 무술 스승이라 제일 앞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순서대로 소, 범,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를 앉혔다. 대세지보살은 12동물의 서열을 정한 후 석가모니 부처님에게 설법을 청하러 갔다. 그때 기다리던 고양이가 갑자기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가려고 자리를 비웠다. 공교롭게도 이 때 석가모니 부처님이 도착했다. 한 동물이 부족해 물으니 마침 고양이를 따라 구경 온 생쥐가 달려 나와 말하기를 “저는 고양이 친구인데 고양이는 수문장의 일이 힘들고 번거로워서 수문장이 싫다며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거짓말을 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어쩔 수 없으니 쥐에게 고양이 대신 수문장을 맡으라고 했다. 마침내 쥐를 포함한 12동물이 천국의 수문장이 되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고양이는 간교한 쥐에게 원한을 품고 영원토록 쥐를 잡으러 다니며, 이때부터 고양이와 쥐는 천적사이가 됐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에서도 쥐는 오래전부터 꾀가 많은 동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도 영리하고 재빠른 행동과 부지런하고 성실한 동물이기도 하다. 쥐는 하루에 자기 체중의 1/4이상 되는 먹이를 먹어야 하는데, 만약 3일간 먹지 않으면 죽기 때문에 먹이를 찾아 열심히 돌아다녀야 한다. 쥐와 관련된 세시풍속으로 ‘쥐불놀이’가 있다. 정월의 첫째 자일(子日)을 상자일(上子日), 일명 ‘쥐날’이라고 한다. 쥐를 없애기 위해 농부들은 들에 나가서 논과 밭두렁을 태우는 쥐불을 놓아 잡초와 해충을 제거하고, 동시에 불탄 재는 땅을 거름지게 하며, 쥐가 없어지면 농사가 잘된다고 믿었다.
- 3편에 계속
♣ 제공 : KIMS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