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夕 /시.박 태 원
가을의 노른자인
설렘 고인 추석은
호수에 다섯 손가락 단풍잎처럼
둥둥 떠다닌다.
아빠 따라간
이십리 선산 오일장
추석빔 추억이 와삭 거린다.
두살 위를 치켜보고사온 바지가
허리띠 밑에서 번데기 주름을 잡고
졸라 맨 운동화는
뒤꿈치가 밖을 삐금삐끔
내다보고 길을 익힌다.
그때가 그리웁고
아빠 되어 맞는 추석
걷는 걸음에
바윗돌 어깨 지고가는 추석.

우리사랑 가을속에 물들이고
덧문 열면 뒷밭 풋성기 파릇하고
수염 늘어트린 옥수수 하모니카
켜고 싶어 풀벌레 반주 곡에 맞혀
노래합니다
까치집 높은 가지에 둥지 틀고
쓰르라미 가을 문턱에 목젖 놓아
우짖다 겉옷 훌훌 벗어 놓고 떠난 구월
누렇게 익은 벼 이삭 햇쌀밥 익어
한가위 추석 진지 상 올리고
밤송이 딱딱 소리 내며 입 벌리면
윤기 자르르한 갈색 얼굴 살짝 내미네요
개울가엔 맑은 물 돌 틈 사이로
물방개 잔잔히 파장 일으키며
이끼 파랗게 깔린 습진 골엔
이름 모를 잔잎 파리 파르르 떨며
갈 물결 타는 남자 마음
향긋한 갈향 단 냄새 유혹하며
오색 물감으로 산하를 물들이고
싸늘한 갈바람 낙엽 날릴 때
깃 세운 코트 주머니에 손 넣어
속삭임 발밑에 잔잔히 깔은
풍경체 찬란히 빛나는 그대와 나
가을 산책길 나란히 걷고 있습니다

온가족이 모이는 즐거운 한가위 입니다
행복이 그득하고 사랑이 넘치는 추석 보내셔요^^*
토목과35회 우녕진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