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소폭포를 읽는다 - 왕태삼
세상의 귓구멍이 메어지고 있다
늦가을 풀벌레들은 어디로 가 울까
이 기막힌 소리의 역류를 안고
하늘소리 내리는
내변산 직소폭포에 오른다
하
두루마리처럼
내 앞에 죽 내리는
하얀 상소문
도토리를 털린 다람쥐의 빈손과
금쪽같은 알을 잃은 산비둘기 울음과
벼랑 끝 늙은 소나무의 독거
그 산골짝 작은 메아리를
담아 담아
역린을 건들며 탕평을 펴는
직소
정상은 아닌데
불두덩 위에서
자기를 부수며
만학천봉 귓구멍 여는 소리
어두운 내 귓구멍도 뻥 시원타
하
소태 같은 밤꽃을 토하는
청렬한 직소를
바르르 바르르 고막으로 나는 읽는다
카페 게시글
☆―낭송시 모음
직소폭포를 읽는다 - 왕태삼
德山/정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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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9 14:0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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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교수님 시 너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