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적에 관한 소고
들어가는 말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접하게 되는 것이 부적이다.
동짓날 팥죽을 먹는 것도 부적이며,
손이나 발이 저릴 때 손끝에 침을 묻혀 코에 3번 바르는 것도 부적이다.
왜 그래야 하는지... 그렇게 하는 것이 과연 과학적으로 입증이 된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니,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지금, 부적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하는 것은 부적을 맹신 하는 것도 폄하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부적의 실체에 조금 더 다가가서,
부적에 대해 이해하고 나아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함이다
부적의 정의와 사상
부적은 대자연의 신비를 분석하는 지혜를 바탕으로,
우주심(宇宙心)을 눈여겨본 형상인 동시에,
인간이 가진 신념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 부적은 천계(天界)와 소통하는 안테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주의 역동하는 기를 받아들여 운로(運路)를 변화시킨다.
피흉구복(避凶求福).
화를 피하고 복을 얻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일이다.
이와 같은 소망 때문에 미래를 예측하는 역학과 점성술,
그리고 후세의 발복을 위해 음택(陰宅)을 잡는 풍수등의 술(術)이 발달해 왔다.
그런 과정에서 사람들은 미래를 예측하는 소극적인 방법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소망을 실현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나서게 되었는데
그 하나가 바로 부적이다.
부적은 보통 기묘한 선과 원으로 이루어져 있어 도무지 그 뜻을 알 수 없는 것이 많다.
이는 천계(天界)의 별자리를 근거로 우주에서 율동하는
기(氣)의 흐름을 상징하였기 때문에 ,
부적은 이런 방법을 통해 신과 대화함으로써
천계의 기운을 수정 또는 보완하고,
아울러 운로(運路)를 변화시킨다.
부적은 간절한 염원과 적덕(積德)을 통해
정해진 운명을 수정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신(神)등을 부리는 명령서로도 쓰인다
많은 부적에서 볼 수 있는
‘칙령(勅令)’이라는 글자에 바로 신에게 명령을 내린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로버트 래드필드(Robert Redfield)는 1941 년 멕시코 유카단반도에서
부족, 마을, 읍, 도시의 네 집단을 비교해 흥미 있는 보고를 했다.
래드필드에 의하면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병이나 불행을 요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도시의 생활은 시골생활에 비해 불안이 강하고, 경제적인 갈등은 여러 형태로 영향을 끼쳐
개인을 그 가족이나 지역 집단으로부터 고립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현대는 과학문명 시대이며 무엇이든지 합리적이고 과학적이지 않으면 믿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때로는 태풍, 수해 등 자연의 힘에 굴복하기도 하고,
인간의 힘으로 제어할 수 없는 위기에 처하면 무언가 의지하려는 심리가 발동한다.
또한 사회화,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문화의 통합과 붕괴,
가족이나 종교의 통제는 이완되고 개인의 역할은 애매해지며, 불안정하게 된다.
시골보다 문명이 발달한 도시에서,
시골보다 부적을 찾는 빈도가 훨씬 높게 나타나는 현상은 이러한 원인에서 출발한다
이처럼 인간은 자신이 극복할 수 없는 위기상황에서 초자연적인 존재(신, 귀신)등의 도움을 얻어
이러한 상황을 통제하고 위기를 극복하려는 경향이 있다.
위기적 상황에 대한 이러한 통어(統御)의 대상이 곧 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부적은 재앙을 막고 복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 주술적 도구로서,
종이에 글씨, 그림, 기호등을 그린 것, 또는 보통 휴대할 수 있고 영속성이 있으며,
몸에 지니고 다니거나 집안에 장치해 두는 경우도 있다.
영어로는 애뮬렛(amulet)라고 하고 중국에서는 부록(符麓), 부주(符呪)라 하며
일본에서는 호부(護符), 영부(靈符), 주부(呪符)라고 하는 것이 여기 해당한다
부적의 명칭에 대해서는
나뭇잎, 죽순이나 나무껍질, 가죽, 대쪽, 나무쪽, 헝겊, 종이등 평면재료에 그
리거나 찍은 것과 돌, 뼈, 조개, 이빨, 발톱, 뿔, 털, 깃털, 씨앗, 귀금속등을
그대로 또는 일정한 모양으로 만든 입체물 모두를 포함하여 ‘부작(符作)’이라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두가지 형태 모두를 부적(符籍)이라 부르거나,
평면적인 것과 구별되는 입체물만을 부작(符作)이라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는 일반적인 사용사례를 따라 평면적인 것을 부적(符籍),
입체적인 것을 부작(符作)으로 표기하였고, 평면과 입체를 통칭할 때는 부적(符籍)으로 명칭하였다.
부적의 효험을 나타내려면 마음가짐이 전제가 되어야 하고
복을 빌고 재앙을 피하기 위한 간절한 기구 뒤에는
신의 은혜를 입기위한 적덕(積德)과 경건한 성실성이 요구된다고 믿었다.
부적은 만물에 영(靈)이 있다는 원시적 애니미즘(animism)이나,
수호신으로서의 토템적 모습과 무당에 의한 염력이 부여된 ‘주술물’ 즉, 샤마니즘 적인 것이거나,
모두가 유감 주술적인 방법에서 공통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그러나 하늘과 땅과 사람의 일은 한가지 이치로 통한다는
‘삼재일치사상’은 부적의 격을 단순한 민간신앙적 종교차원에서,
역사, 철학, 의학, 군사학, 천문학, 기상학, 교육학, 심리학, 등의 고차원적인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각나라와 국가의 조직을 하늘의 별자리에 일치시키고, 이를 통해 흥망성쇠와 길흉을 예측하며,
그 조짐을 하늘의 부명(符命)으로 알고 이에따라 부응하면
길성이 주는 복과 (吉星 : 천사설, 천형성, 화기성, 과숙성, 겁살성, 천곡성 등)
재앙을 조작할 수 있다고 믿었다.
(증보문헌비고 상위고)에
천변, 지이, 물이 그리고 새와 산짐승, 물고기에 이르기까지 특이한 모습을 기록하여
앞날에 대비토록 하고 있는 것도 부명에 부합하기 위한 한 예가 될 것이며
‘28수 부적’은 그 실증이라 하겠다.
물고기나 자라그림이 들어 있는 부적에서는
고구려 고주몽이 강을 건너 도피할 때 위기를 구해준 고기와,
자라의 참뜻을 해석할 수 있게 해준다
(물고기는 부적에서 병사이며, 인재, 자라는 수석합격, 장원 등용을 상징)
수직적 사고의 표현인 삼재일리(三才一里)사상은,
수평적 사고의 표현인 오행사상으로 구체적인 모습을 나타낸다.
연파록에 나오는 28수주부, 육정육갑부(육정육갑은 12지신을 음양으로 구분한 호칭),
삼기부(三奇 : 해, 달, 별), 구성부(북두칠성과 두 개의 보필성), 팔괘부,
오방부, 연신부(年神符),여의부(如意符), 천강변상부(天羌變象符),
칠성부, 태을옥신부 등은 음행오행 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또한 ‘옥전결’의 구천현녀인부(九天玄女印符), 금해부(金解符), 목해부(木解符),
수해부(水解符), 화해부(火解符), 토해부(土解符)에서는 상생상극사상을 보여주고 있어,
부적의 기본 사상이 음양오행사상임을 명백히 나타내고 있다.
부적의 시원과 변천
역사적으로 가장 먼저 부작을 사용한 사람은 이집트인이다.
세계 최고(最古)의 건축물인 피라미드에서 발견된
미이라는 관절부위마다 장석(長石), 홍옥수(紅玉髓), 흑요석(黑曜石), 벽옥(碧玉)등으로
만들어진 장신구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그들이 섬기는 신이나 심장, 호루스(horus)의 눈, 개구리, 사다리등의 모양을 한 것이 많았다.
이는 모두 사후세계와 관련된 것으로 ,
예를 들어 사람의 눈과 매의 눈으로 이루어진 호루스의 눈은 막강한 힘과 경계를 표상하며,
살아 있는 사람이 지니면 건강을 지키고 악귀의 침범을 막을 수 있다고 믿었다.
호루스는 고대 이집트신화에 등장하는 태양의 신으로서 매의 머리를 하고 있다.
또한 개구리는 풍요와 부활을 상징하며, 작은 사다리나 계단은 승천을 의미한다.
역사속의 부적
도교의 부적
부적이란, 광의로는 천상의 신선이 가지고 있는
어떤 영적능력이 미친 물체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그것이 부적이건, 또는 종, 돌, 나무, 언어등
부적과 동등한 효력이 있는 주물(呪物)의 일종이든,
천상에 있는 신선의 영적능력아 미친것이라면 부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부적이나 주물 중에서도 가장 역사적으로 오래된 것이
오늘날 우리 생활에 사용하고 있는 부적이다.
전설적으로는
태상노군(太上老君 : 노자가 신격시 됨)이나
황제(黃帝)가 부적을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것으로 미루어 볼때, 도교 성립 이전에 부적을 사용한 사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도교의 경전인 도서(道書)에는, 신선(太上老君)이 지상의 산악이나 강의 상황을 굽어 보고서는 ,
뱀 모양으로 굽어진 마치 문자처럼 형상을 베껴 놓은 듯한,
<팔회지서(八會之書)>라든가, <오악진형도(五岳眞形圖)>라고 하는 것이 부적의 시작이라고 적혀있다.
또는 삼광(三光), 즉 일월성신이 유동하는 진기(眞氣)를 표상한 것이 부적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사고가 점차 확대되어 부적이라는 것은, 우주의 생성화육(生成化育),
변화유전(變化流轉)의 모양을 그린 표상이기 때문에
하나하나의 부적에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으며,
우주간에 있어서 율동하는 신비의 힘이
그 형상에 공명(共鳴)을 일으켜,
불가사의 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동시에 신과 사람과의 신령적인 연결에 의해,
부적을 가진 자는 신의 가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역사시대에 들어와서는 후한말기의 도사 장각(張角)이
시작한 교단 태평도(太平道)는 부수(符水)를 이용해
치료를 하여 많은 사람의 신뢰를 받았다.
같은 후한말기의 오두미도(五斗米道)역시 시조인
장도능(張道陵)이 부적을 사용했다.
부적이 일반화 된 것은 이 장도능 이후부터라고 볼 수 있다.
도교의 주맥(主脈)이라 할 수 있는 방술(方述 - 신선이 사용하는 술법)을,
집대성한 연단술(練丹述)은 동진(東晋 265~420)초기의 도사 갈홍(葛洪)의 저술이다.
도교의 경전이라고 할 수 있는 포박자(抱朴子)에도 ‘태상노군입산부’ 등
수십가지 부적이 있어 그 효용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도교에서 말하는 부적은 도사(道士)에 의해 씌여진 특수한 도형(圖形)이며,
일반적으로 종이나 헝겊에 전서(篆書)나 예서(隸書)등,
또는 이러한 문자와 비슷하면서도 문자가 아닌 기묘한 굴곡의 문양,
불가사의한 형상을 그린 도형(圖形), 별이나 번개의 형상을 짝을 맞춰 그린 그림등이다.
도교에 있어서 부적은 원래 태상노군등,
예로부터 신선이 천지자연의 여러 현상을 본받은 것으로 그것이 사람에게 전해진 것이다.
그것에 머무는 미묘한 힘도, 부적 자체가 우주의 생성화육(生成化育)과
변화유전(變化流轉)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인정된다.
부적에 그려진 문자는, 원래 천계의 제신(諸神)들이 사용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지상계로 전수되어진 것이라 믿는다.
따라서 이 부적을 사용하면 여러 제신을 불러들여 악귀를 벌주고,
사악한 것을 제거하고, 악신을 진정시켜 병을 치유하고,
제재(除災)를 가하는 일이 가능한 것이다.
중국 문헌에는 다음과 같이 부적의 효능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다.
양(梁 502~557)시대의 도사 도홍경(陶弘景)의 저서 진고(眞고) 운상편에는,
신선의 말씀이라고 하여
부적은, ‘신령부서(神靈符書)의 문자’이며
천계의 신선이 가지는 ‘명광(明光)의 장(章)이라고 하고 있다.
도교의 경전의 하나인
<운급칠첨(雲級七籤)>에는, ‘신부(神符)란 용장봉전(龍章鳳篆)이라 하는
신계(神界)의 문자로 씌여진 할부(割符)와 같은 것이며,
그 영묘한 효험에 의해 사람들에게 덕을 끼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卷六<三洞經敎部>)
다른 도교의 경전인 <태상노군설익산신부묘경(太上老君說益算神符妙經)>에는,
태상노군의 말이 소개 되어 있다.
즉, ‘부적이란 태고(太古)의 허무로부터 출형하여 이것이
천지를 창생하고 지금 도(道)와 함께 있다.
그리고 이것을 가진 자는 재난이 사라지고 진실된 길을 얻게 되며,
그의 몸은 하늘에 있는 신선의 세계로 올라 갈 수 있다’고 씌여져 있다.
이같은 부적은 영부이며, 귀신을 쫒고 재난을 물리치고,
진실된 길을 가도록 하여 백성을 안정시키는 기능이 있음을 역설하고 있어,
부적이 도교의 비술(秘術)임을 말하고 있다
1) 태상노군(太上老君)
전설상 도교에 있어서 신선이 된 노자(老子)의 존칭이다.
최초로 노군(老君)이란 명칭이 보인 것은 350년경의 <포박자(抱朴子)>이고,
그 후 태상(太上)이란 최고의 뜻이 담긴 ‘태상노군’이라 불려진 것은
<위서(魏書)> 석노지(釋老志)(5세기 전반)가 처음이다.
2) 황제(黃帝)
중국 신화시대의 제왕이다.
인간에게 처음으로 집을 짓게 하고 섬유로서 옷을 짜입게 하며,
배나 수레를 이용하게 하고 활을 가지고 적을 치는 것을 가르쳤다고 한다.
제왕세기(帝王世紀)에 보면 모든 초목을 맛보고 약을 발명했다고 하니,
중국최초의 문화의 창조자로 알려져 있다
3) 비장방(費長房)
생존연대는 알 수 없으나 후한시대의 사람인 듯하다.
도교의 신선이 되고자 했으나 실패했다. 그
러나 장수와 귀신을 부리는 술책을 전수받아 치병(治病)과 구우(求雨)에 힘썼다고 한다.
4) 오두미도(五斗米道)
중국 후한말기에 장릉(張陵)이 지금의 사천성 지역에서 개시한 원시종교의 종교결사이다.
최초로 신자가 된 사람에게 곡물 오두(五斗)를 바치게 했다고 해서 오두미도라는 별칭이 붙었다.
정식은 천사도(天師道)라고 한다
5) 갈홍(葛洪)
생존연대는 283~343경이다.
서진(西晉)의 신선도교의 사상가이다. 포박자의 저자이기도 하다.
6) 진고(眞誥)
梁 陶弘景 撰<眞誥>
7) 宋代 張君房 輯-雲級七籤(齊魯書社 1988)
우리나라 부적의 역사적 변천
1) 단군왕검의 천부인
우리나라의 부적 사용 또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삼국유사 기이 제일 고조선’조에는 태초에 환인(桓人)이 아들 환웅에게
세상을 다스리는데 필요한 천부인 3개(天符印三箇)를 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여기서 ‘천부인’은 후에 왕권의 상징으로 다음 왕에게 물려지는 옥새(玉璽)를 뜻하며,
이 도장 즉, 천부인(天符印)이 찍힌 문서는 각 지역을 다스리는 장수(별칭 神)들에게 내리는 명령서이며,
이 도장이 찍힌 부적을 지니고 있으면 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징적 신표(神表)가 되는 것이다.
2) 삼국시대의 부적
삼국시대의 종이 부적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석가탑의 복장(腹藏-불상을 조성할 때
불상의 배안에 사리와 불경 등을 넣는 일,
또는 그 사리나 불경)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목판본 부적이다.
신라 문무왕 때는 승려 혜통이 당나라에서 선무외(善無畏)삼장을 통해
인결(印訣)과 범어(梵語)로 된 밀교의 부적을 얻어 왔다고 한다.
<삼국유사 제 1권 >진흥왕대의 기록에는
죽은 임금의 혼백과 도화녀(桃花女)사이에 태어난 비형(鼻荊)이
귀신의 무리를 다스렸으며, 사람들이 ‘성제(聖帝)의 혼이 아들을 낳았구나. 여기는 비형랑의 집이다.
날고 뛰는 잡귀들아 이곳에는 머무르지 말라’는 글을 지어 집에 붙임으로써 귀신을 물리쳤다고 한다.
<삼국유사 기이 제2 처용량과 망해사>조에는
처용(處容)이 귀신을 물리친 이야기가 나온다.
역귀(疫鬼)가 자신의 아내를 범하려 하자 처용이 노래와 춤으로 역귀를 감복시켰고
이에 그 역귀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한다.
‘내가 공의 아내... 지금 이후로는 공의 얼굴 그린 것만 보아도,
그 집에는 들어가지 않기로 맹세하겠습니다...
’ 이 말에 따라 처용의 모습을 문에 붙여 사기를 물리치고,
경사스러운 일을 맞는 부적으로 삼은 기록이 보인다.
또한,<조선왕조 성종실록>에는
전라도 지방에 옛 백제풍의 지전(紙錢)을 유교식의 신주(神主)대신 사당에서 소각하여,
선조제사를 지냈다 하여 벌을 준 기록이 있다.
이 지전은 지금도 절에서 부적으로 발행하는 곳이 있으며,
죽은 사람의 노잣돈으로 저승길을 위해 관속에 넣어준다.
이 지전이 본래 백제의 유풍으로
저승에 가 있는 영혼을 집으로 부르기 위해서도 사용(家-新書)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고구려의 부적으로,
구루신서(구루는 고구려의 城을 지칭함)에나와 있는 귀신 울음소리 쫒는 법이 적혀 있다.
즉, 부지깽이의 한쪽을 깍아 주문을 주사로 써서 상 밑에 넣어 두라고 되어 있다.
또, 신라의 고분속에서 나온 알껍질(아들을 비는 부작)과
석가탑에서 나온 ‘무구정광대다라니’ 및, 들쇠 한쌍도
이 시대의 대표적인 부작이라 할 수 있다.
증보문헌비고에 보면
‘신라 흥덕왕때 육두품이하는 집안에 짐승머리를 두어서는 안된다’는 기록이 보인다.
이는 본초경에 보면 표범머리를 베고 자면 사귀를 쫒는다는 기록이 있어,
장식적 역할 뿐 아니라 부작임도 알 수 있다.
3) 고려시대의 부적
오늘날 쓰이고 있는 부적의 대부분이 고려이전에 이미 사용되었으리라 보이지만,
연대가 확실하게 나타난 것은 요주사의 탑 속에서 나온 것으로
1268년에 시주 진성군(晉城君)이 넣은 금강경과 다라니주문, 및 부적들이 발견되었다.
고려사에는 의종(毅宗)15년에
왕의 총애를 얻기 위해 닭 그림 부적을 왕의 요속에 몰래 넣었다가 발각되어
폐행(嬖幸-아첨해서 사랑을 받는 일)의 죄를 물어
이와 관련된 내시와 주부(主簿)가 참형되었다는 기록도 보여,
왕가에 까지 주술적인 방법이 널리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 조선시대의 부적
조선조의 부적은 실물이 많이 남아 있고,
이것들은 불상의 복장속이나 탑, 건축의 상량, 고가구의 안쪽,
무덤속의 부장품속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태종 5년 단오절에
문위에 부적을 써 붙이는 일을 서문관에 맡기려다가 철회한 사실과,
세종 20년에 예조에서 함길도(함경남북도)감사로 하여금,
야인의 부적을 작성해 보내도록 한 사실이 있다.
또한 동학혁명 때는 총탄과 화살을 피할 수 있다고 알려진 궁을부(弓乙符)가 널리 사용되었다.
부적의 종류
1. 기원에 따른 분류
현재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부적은 크게 5가지로 나뉘어 진다.
1) 도가류(道家類) : 도교의 사상과 교리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대부분의 부적이 이에 속한다.
2) 선가류(仙家類) : 음양오행사상에 근거한 것으로 도가류와 큰차이가 없다.
3) 불가류(佛家類) : 부처를 모시는 세적금강이 말세의 중생을 위해 베푼 부적과 관세음보살이 베푼 부적등이 있다.
주로 다라니(陀羅尼)를 문자로 표현하여 사용한다.
4) 무가류(巫家類) : 민속신앙에서 비롯된 부적으로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들이 쓴다.
5) 외국전래부(外國傳來符) : 이집트 부적이나 흑마술 부적 등 주로 서양에서 들어온 것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2. 형태에 따른 분류
1)부작
입체적인 형태를 띠는 것이 부작이다. 부작의 재료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복숭아나무로, 이것은 벽사(辟邪), 즉, 귀신을 물리치는 데, 사용한 것은 무척이나 오래 전으로 알려져 있다.
전설에 따르면,
동해 도삭산(度朔山)의 사방 삼천리까지 가지를 뻗은 복숭아 나무에
신도(神荼)와 울루(鬱壘)라는 신이 있었는데
이들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귀신을 잡아 갈대로 묶어 호랑이 밥이 되게 했다.
황제(黃帝)가 이를 참고하여 도목(挑木)을 걸어 귀신을 몰아냈다고 한다.
또한 회남자(淮南子)에도 ‘귀신은 복숭아나무를 두려워 한다’는 내용이 실려있다.
복숭아나무 외에 귀신이 싫어한다고 알려진 붉은 빛을 띤 대추나무도 같은 용도로 사용되었다.
또한 이름만으로도 신비감을 주는 벽조목(霹棗木),
즉 벼락 맞은 대추나무는 효능이 더욱 크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한대(漢代)의 전설가운데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강에 몸을 던진 초(楚)나라 굴원(屈原)을 위해 사람들이 제사를 올렸는데,
교룡(蛟龍)이 나타나 제수(祭需)를 가로채 의식을 제대로 치를 수 없었다.
그러자 사람들의 꿈에 굴원이 나타나
제수를 오색비단으로 감싸면 교룡이 범하지 못할 것이라고 알려 주었고,
그대로 하자 과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후로 오색 비단 또는 비단 역시 벽사축귀(辟邪逐鬼)에 효험이 있다고 여기게 되었다.
이처럼 축귀에 효험이 있는 복숭아나무와 명주등에 사람들은 구체적인 문자로 자신들의 염원을 새겼고,
그것이 도부(桃符)나 도인(桃印),
또는 비단에 예서(隸書)나 전자(篆字)로 벽사의 내용을 적은 채증(彩繒)같은 형태가 되었다.
또한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특별히 귀하거나 재수가 있다고 생각하는
여러 가지 물건에 의미를 부여 하였고 그것들이 부(符)와 결합하여 수많은 부작이 만들어졌다.
부작을 만들때 사용한 물건은 다음과 같다.
*석류 : 순산, 구자득손(求子得孫), 부부화합등의 효험이 있다.
옛날에는 여성들의 노리개나 비녀등에 그 모양을 새겨넣거나, 실물을 벽에 장식 삼아 걸어 두었다.
불교의 탱화중에서도 석류를 든 귀자모신(鬼子母神 - 유아를 보호하고 양육하는 신)을 볼 수 있다.
*조개 : 여성의 성기를 상징한다. 재수를 빌고 자손 창성을 기원하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여성의 단속곳 : 전당포에서 돈을 쉽게 빌릴 수 있고, 노름꾼에게 재수있다고 여겨졌다.
특히 죄수들은 형기가 감형된다고 믿어 비싼 값을 치루더라도 꼭 구하려 했다.
*여우자궁 : 남성의 접근을 갈구하던 옛 여인들, 즉 기생이나 첩실들이 심리적인 위안으로 많이 사용했다.
*호랑이코 : 임신부의 방문위에 걸어두면 씩씩하고 신분이 높아질 사내아이를 낳는다고 여겼다.
*수닭의 꽁지 : 수칽의 꽁지 3개를 임산부의 요속에 몰래 넣어두면 아들을 낳는다고 여겼다.
*도끼 : 구리나 쇠로 만든 자그마한 도끼 모형 3개를 끈에 꿰어 허리에 차고 다니면
큰 인재가 될 아들을 낳는다고 믿었다.
*작침(鵲枕) : 비어있는 오래된 까치집에서 나온 콩알만한 돌이 작침이다.
이것을 몸에 지니면 마음에 둔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게 된다.
*바늘 : 남편의 외박이 잦거나 부부사이가 좋지 않을 때 눈에 띄지 않게 옷 안에 넣어둔다.
실을 끼운 바늘을 삼베에 꽂아 만든다.
*벽조목(霹棗木) : 벼락맞은 대추나무에 주사로 부적을 그려 몸에 지니면 호신보명(護身保命)한다.
블상목(不祥木)이라고도 하며, 가래나무로 대신 할 수 있다.
*들쇠 : 농에 달린 손잡이 모양의 들쇠는 음양화합과 부부 및 가족의 행복을 기원한다.
종이에 싸서 몸에 지니거나 옷장 안에 넣어둔다.
*원석(圓石) :묘를 쓸때 거북이나 거울, 원석(원무늬를 새긴 돌)을 넣으면 자손에게 복이 온다.
*호랑이 발톱 : 귀신을 쫒는다. 발톱외에 수염, 이빨도 같은 효과가 있다.
*사슴뿔과 털 : 예로부터 ‘녹각축사 악기살귀(鹿角逐邪 惡氣殺鬼)’ 라는 말이 있듯이
이것이 귀신을 쫒는다고 여겼다.
*복숭아나무 : 황제(黃帝)가 사용했다고 하는 축귀부작(逐鬼符作).대추나무와 솔잎 역시 같은 효과가 있다.
오행에 따라 동쪽의 대추나무, 서쪽의 복숭아나무, 남쪽의 느티나무(소나무로 대신한다),
북쪽의 버드나무(느릅나무로 대신한다)등을 사용한다.
*코뚜레 : 새로 이사 온 집에 달아둔다.
특히 힘쎈 황소의 것이 좋은데, 이는 새로 이사간 집의 토지신을 다스린다는 의미이다.
*쑥 : 악귀와 물것을 쫒는 효과가 있다.
*채삭(綵索) : 오색실이나 헝겊으로 귀신을 쫒고 질병을 예방한다.
장명루(長命屢) 또는 오색루(五色屢) 라고 한다.
*동자상, 십이지신상, 호신불, 관우상 : 호신의 효과가 있다
2)부적
평면의 형태를 띤 것으로 그림이나 기호가 그려진 기호부적과 문자로 씌여진 문자부적으로 나뉜다.
기호부적은 우주가 운행하는 모습, 즉 기의 흐름을 형상화한 것으로 변화와 상생의 의미를 담고 있다.
태상노군이 처음 사용했으며 세월이 흐르면서 보다 다양한 인간의 욕구를 세밀하게 표현한 부적이 등장했고
발달된 문자와 미적 감각이 보태져 오늘날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
그림이 그려진 부분은 구상적인 것과 추상적인 것으로 나뉜다.
구상적인 것에는 호랑이와 새등의 동물, 인형 귀면(鬼面)등을 그린 것이 많다.
특히 불가의 부적에는 다라니경 전부를 탑 모양으로 배열한 문자와 혼합된 형태도 있다.
추상적인 형태로는 와문형(渦紋形), 탑형, 계단형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이같은 부적을 신부(神符) 또는 기부(氣符)라고 하는데,
이는 신령의 기가 붓을 움직여 그리기 때문이다.
얼핏 의미가 무었인지 알아보기 힘들지만
대체로 부적을 사용하려는 이가 처해있는 상황과 나아갈 바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문자 부적은 고전체(古篆體)로 씌여진 것이 많은데
이 중 불가의 부적은 인도어의 원류인 산수크리트(sanskrit)문자, 즉 범자(梵字)나 한글로 된 것도 있다.
부적에 사용된 문자로는 일월(日月), 천(天), 광(光), 왕(王), 금(金), 신(神), 화(火), 수(水), 용(龍)등이 많다.
부적 전체가 한 글자로 된 것도 있지만, 파자(破字)를 사용하거나 여러 문자를 조합한 것도 많다.
특히 부적의 위나 아래쪽에 ‘칙령’(勅令)이라는 글자가 있는 경우,
이는 강력한 신의 힘으로 귀신이 꼼짝 못하고 도망가거나
완전히 포박되어 옴짝달싹 못하는 형국을 나타낸 것이다.
3)용도에 따른 부적
부적은 용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기복부(祺福符) : 장수, 부귀, 집안의 안녕, 자손번창 등을 염원한다.
행운부(幸運符), 초재부(招財符)등이 있다.
*호신부(護身符) : 위험으로부터 몸을 지켜준다.
옥추령부(玉樞靈符), 구성비부(九星秘符), 선신수호부(仙神守護符), 육정육갑부(六丁六甲符)등이 있다.
*소원성취부(所願成就符) : 특정한 소원을 이루어주는 부적이다.
아들을 낳기 위한 득자부(得子符), 남녀의 인연을 맺게 해주는 인연부(因緣符), 등이 있는데,
기복부와 겹치는 것이 많다.
*벽사부(辟邪符) : 사악한 잡귀들을 퇴치하눈 부적으로, 귀신불침부(鬼神不侵符)라고도 한다.
이밖에 삼재소멸부(三災消滅符), 치병부(治病符)등이 있다.
*도덕부(도덕부) : 경전의 글귀나 금언등을 적은 입춘서(立春書), 인부(印符), 가훈부(家訓符)등이 있다.
부적의 효능
부적의 효능은 두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으니 그 하나가 심리적인 요인이다.
종교와 신화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여 인류의 정신적 발전을 기술한
인류학의 고전중에 프레이저(James G Frazer)의 황금가지(The Golden Bough)가 있다
이 책을 통해 프fp이저는 원시인류가 행하던 주술을 공감주술(Symphathetic Magic)이라 부르고,
이것을 다시 모방주술(Homoepathic Magic)과 감염주술(Contagious Magic)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
모방주술은 실존사상을 모방하여 그대로 행하면 효과가 있다고 믿는데서 시작한다.
이를테면 유사(類似)의 원리에 근거한 것으로 , 비슷한 것끼리 상호영향을 미친다는 개념이다.
감염주술은 한번 접촉하면 그에 상당하는 효과가 상대편에게 발생한다고 믿는 주술관념이다.
누군가를 병들게 하거나 죽이고 싶은 생각이 들 때,
그 사람의 머리카락이나 손발톱, 의복등을 태우는 행위가 바로 감염주술이다.
상대를 잡아먹으면 그 용맹성과 지혜가 자신에게도 생긴다고 믿는 식인(食人)풍습이나,
불임한 여성이 다산(多産)한 여성의 옷이나 물건을 소지하는 행위등도 감염주술의 일종이다.
부적은 이 둘이 합쳐진 것으로,
신장(神將)을 부릴 수 있는 천체의 회로도를 그리는 것으로 모방주술에 해당하고,
소지자가 이를 신봉함으로써 효능을 본다고 믿는 것은 감염주술에 해당한다.
인간의 정신은 이미지에 반응하여 즉각적으로 지각하고 행동을 결정한다.
정신이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마다 다르게 행동한다.
여기에 바로 부적의 효율성이 있다. 부적은 일종의 암시로 정신을 자극한다.
자극에서 비롯된 에너지는 운로(運路)를 바꿀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떤 암시를 주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본질적으로 모든 암시는 자기암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자기암시에 타자암시, 즉 부적의 내용을 적용시키면 더욱 강한 힘을 얻을 수 있다.
이렇듯 믿음과 신념이 함께 할 때 암시는 완전해지며 주술적 성격을 띠게 되는 것이다.
부적의 구성
부적에는 재물, 권력, 행운, 피흉 등 인간이 기원하는 내용을 담은 문자를 도안화하여 사용하거나
이를 구현해주는 옥황상제와 구천현녀등 천계의 신,
북두칠성 및 28수(宿)같은 별자리, 비, 바람, 벼락등의 자연을 뜻하는 기호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별이라고 생각하며 田자로부터 밑으로 두 개의 선이 있으면 귀신(잡귀)라고 생각해도 좋다.
또한 ‘勅’, ‘勅令’, ‘奉勅’이란 문자가 여러 곳에 붙는 수가 있다.
칙(勅)은 천자(天子)의명령, 실제 그 명령을 하달하는 것은 태상노군(太上老君)이며,
옥황대제(玉皇大帝)로 부적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장천사(또는 장도령)를 시조로 보는 문자부적은 ‘영(靈)이나, 천(天)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 형태가 대부분 좌우대칭인 것은 균형을 맞추려는 의도와 함께 음양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다.
부적의 제작
음척록(陰隲錄)에서 ‘부적을 알지 못하면 귀신의 웃음거리가 될 뿐’이라고 하였듯,
부적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글자 한획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고, 부적을 쓸 때의 마음가짐 또한 중요한다.
지극한 정성으로 부적을 쓰고 사용하면, 그 효과가 순식간에 나타나지만
적당히 쓴 부적은 아무런 효과도 발휘하지 못한다.
도교의 경전 ‘포박자(抱朴子)에도 ’부적의 효험이 적은 것은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전사(傳寫)의 오류가 많은데다,
독실하게 믿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부적을 쓰는 대길일(大吉日)은 경인, 임자, 임인, 계묘, 계유일이고
길일(吉日)은 병오, 병진, 정유, 무자, 무신, 무인, 무오일이다.
부적을 쓰려는 마음을 일으키기 위해 부정한 것을 멀리하고,
몸을 깨끗이 하며, 옷을 갈아입고 매무새를 바로 한다.
밤11시 반부터 새벽 1시반 사이인 자시(子時)에 쓰는데,
이 시간은 우주의 정보가 왕성하게 교환되어 음양과 천지인(天地人)의 교감 또한 왕성해지기 때문이다.
부적을 쓸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경면주사이다.
보통은 주사(硃砂)를 많이 쓰지만 이것이 없을 경우는 붉은 물감이나 닭 피를 쓰게 된다.
붉은 색은 심리적으로 생명과 감정의 상징이다.
불은 정화의 힘을 지니고 있으므로 악귀를 내쫓는데 적절한 주력을 지닌 색깔로 인식되고 있다.
또 귀신이 싫어한다는 이유도 있으나. 닭을 귀신에게 바쳐 달랜다는 뜻도 포함된다.
한약에서도 유수한 약제로 사용되는 경면주사는
8%의 수은(水銀)과 유황(硫黃)을 주원료로 하여
심경(心經)에 돌아가는 정신을 안정하고 진정한다고 해서 부적에 쓰이고 있다.
종이는 괴황지(槐黃紙)를 쓰는데 이는 느티나무나 홰나무(정자나무)열매로 종이에 노란물을 들인 것이다.
노란종이에 붉은 글씨로 쓰는 데, 이는 색채 상징과 부합하는 것으로
황색은 금(金) 또는 태양의 빛으로 광명을 상징하며,
오행으로는 만물의 중앙인 토(土)의 색이자 저승세계, 즉 황천의 색인 것이다.
부적 사용법과 활용방법
부적은 사용자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부적의 효험은 부적을 믿고 일념으로 기도하는 사람에게 효험을 볼 수 있다.
절에서는 묵언(黙言)수행이라 하여 기도를 하는 기간에는 일체 말을 하지 않고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들의 업(業)중에서 가장 큰 것이 말을 함으로써 입으로 짓는 구업(口業)이다.
부적으로 효험을 보기 위해서는 기도하는 사람은 다음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 입닫고 부적에 대해서 다른 사람에게 입을 닫아야 될 뿐 아니라.
궁금한 것이 있어 이런 저런 질문 하거나, 빨리 효험을 보고 싶어 하는 조바심을 버릴 것이며,
둘째 귀막고 누가 무었이라 하든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말고 부적에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질것이며,
셋째, 눈감고 일념으로 정성들여 기도하기 위하여 부정한 것을 보지 않기 위하여는
쓸데없는 것에 눈을 돌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부적은 옛 부터 신령스러운 영물(靈物)로서 비밀로 전해져 왔으며,
사용 중에 부정탄 사람이 보면 부정을 타서 부적의 효과가 없는 경우가 있으니,
부적을 하겠다는 생각을 했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남이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이 좋으며,
먼저 조용한 곳에서 혼자서 마음을 안정시키고 부적을 사용하여야 한다.
효과적으로 부적을 사용하고자 할 때에는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힌 후,
주문을 함께 외우는 것이 좋은데 다음의 세가지를 3번씩 암송하는 것이 좋다.
1.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2. 참회진언(懺悔眞言)
옴 살바 못자 모지 사다야 사바하
3. 원성취진언(圓成就眞言)
옴 아목카 살다바라 사다야 시베훔
이렇게 사용한 부적의 유효기간은 용도에 따라 매우 다르다.
예를 들어 매매부를 사용하고 하루만에 집이 팔렸다면 하루만 사용하면 되지만,
가택편안부적은 평생 동안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보통 100일에서 3년정도 사용하며 1년을 기준으로 한다.
사용이 끝나면 불에 태우는 것이 제일 좋다
이 글은 강 창미 선생님의 글 이며 허준 박물관의 부적 전시회 도록의 논고에 실린 글임을 밝힘니다
맺음말
요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부적이라고 하면 우선 미신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동짓날 팥죽을 먹는 것도 부적이요,
손이나 발이 저릴때 손 끝에 침을 묻혀 코 끝에 3번 바르는 것도 부적이다.
즉, 부적은 우리생활에서 따로 떼어 놓고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삶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인간을 소우주라고 한다.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닌 것이니, 자연에 순응하고 인간을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고 부적은 우리에게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 소고 : 자기 생각을 낮추어 이르는 말
옛일을 거슬러 올라가서 상고함
참고문헌
김민기(韓國의 符作), 보림사, 1987
오현리(영부대사전), 동학사, 2003
대영미래연구소(特殊靈符籍秘傳), 대영미래연구소, 1999
靈符神呪全書, 滿廷芳出版社(臺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