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은 20세기 후반에 라디오 진행자이자 명상 지도가로 활동했던 Roy Masters입니다.
모든 고양감은 새로운 저점이 된다.
(Every high is a new low.)
이 명제는 도파미네이션(2022)의 저자인 Anna Lembke가 설명하는
"쾌락-고통의 진자 운동"과 정확히 부합합니다.
즉, 강한 쾌락 자극을 받으면 심리적 저울이 쾌락 쪽으로 기울지만,
뇌의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성질 때문에 곧 반대 방향인 고통 쪽으로 다시 기울게 된다는 거죠.
ex)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 갯수를 보고 흥분했다가, 조금 지나 기분이 가라앉으며 괜히 불안해지는 경우.
이와 같은 개념은 무엇을 의미할까?
당신이 평소에 기분이 다운돼 있다면,
그것은 불쾌 자극 때문이 아닐 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일상 생활이 너무나도 강한 쾌락 자극에 절여져 있기 때문에,
그 반대 급부로 만성적인 심리적 불쾌감에 시달릴 수 있는 겁니다.
쾌락-고통의 진자 운동
불쾌한 자극이 명확할 땐,
내가 왜 기분이 나쁜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분 전환을 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죠.
반면, 내가 왜 이렇게 기분이 다운되고 찜찜한지 도통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습니다.
내 속을 나도 모르니, 기분 전환을 어떻게 해야 할 지도 혼란스럽죠.
보통 이런 상황은, 쾌락-고통의 진자 운동으로 인해,
도파민 보상 회로로부터 "보이지 않는 칼질"을 당하는 경우입니다.
도파민은 급등-급락이 심한 화학 물질입니다.
따라서, 항상성 유지를 위해 쾌감의 급격한 상승 이후,
반대쪽(고통)에서 이를 눌러주는 과정을 반드시 거치게 되죠.
이러한 심리적 과정이 마치 좌우로 번갈아 움직이는 진자 운동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생존과 번식을 위해 훌륭히 역할을 소화했으면,
그에 따라 쾌락이라는 보상을 주는 도파민 시스템.
원래는 도파민 보상 회로라는 게 그렇게 자주 활성화되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지만 그에 따라 보상이 지급되는 체계였죠.
인간이 원체 생산적인 활동보다는 그저 몸이 편한 활동을 선호하는 동물이다 보니,
도파민도 어쩌다 한 번씩 활성화되는 신경전달물질이었을 뿐,
절대로 과도한 분비를 걱정할 정도의 기제는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현대 사회의 급격한 기술 발달로 인해,
노력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손쉬운 도파민 유도가 가능해졌다는 점입니다.
그로 인해, 사람들이 자극적인 컨텐츠를 통해 도파민 쾌락에 절여지는 무한루프에 빠지게 되면서,
정작 생산적인 활동을 할 시간이 부족해지게 되었다는 치명적 폐해가 생기게 되었죠.
※ 비유하자면, 도파민의 급격한 쾌락 상승은 "혈당 스파이크"와 같다.
혈당 스파이크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심해지듯이,
도파민 중독은 정당한 보상 회로의 탄성을 약화시킴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노력을 통해 성취감을 맛보는 행동을 점점 못하게 만든다.
이에 더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쾌락 뒤에 찾아오는 불쾌감에 만성적으로 잠식되어져 가는 겁니다.
세로토닌과 옥시토신은 "중장기적으로 완만한" 정서적 안녕감을 추구하기 때문에,
뇌의 항상성 유지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쾌락-고통이라는 진자 운동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죠.
※ 만족의 느낌도 다르다.
도파민은 흥분, 쾌락, 고양감에 가깝다면,
세로토닌과 옥시토신은 안정감, 평화로움, 따뜻함 쪽에 가깝다.
만약 우리가 강렬한 쾌락 자극에 대한 몰입을 줄이고,
자기 관리와 관계의 즐거움을 조금만 더 추구할 수 있다면,
쾌락-고통의 진자 운동이 낳게 되는 불편감의 후폭풍 없이,
세로토닌으로 인한 지속적 행복과 옥시토신으로 인한 따뜻한 행복을 온전히 누릴 수 있습니다.
세로토닌 → 혼자서도 가능한 활동 (햇빛, 운동, 수면, 식습관, 명상, 성취)
옥시토신 → 관계 속에서만 가능한 활동 (스킨십, 대화, 공감, 봉사, 애착)
현대인으로서 도파민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을 테니,
도파민, 세로토닌, 옥시토신의 균형을 꾀함으로써, 전반적인 정서적 안녕감을 향상시키는 것이죠.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오늘도 정말 도움이 되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무명자님 책 오늘 샀습니다 ㅎ 잘 읽어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