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굿북은 자의누리경영연구원과 <CEO 徐評>을 통해 월별로 4권씩 CEO 추천 도서를 선정하여 발표합니다. 본 추천 도서는 "대한민국 1,000명의 리더가 읽는 CEO 필독서" 입니다.
8월 주제는 <장자와의 산책>입니다.
※ 선정위원회에서는 매월 주제를 선정하고, 주제별로 4권의 책을 주별로 추천합니다. 약 1,000명의 CEO가 본 도서를 읽습니다. 여러분도 도전해보세요.
물질은 풍족한데 정신은 공허한 시대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요? 부지런히 달려가고 있는데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모릅니다. 열심히는 살고 있는데 무엇을 위해 사는지는 모릅니다. 남들이 달리니 나도 달리고, 남들이 열심히 살아가니 나도 열심히 살아갈 뿐입니다. 남들이 달릴 때 달리지 않으면 낙오자가 될 것 같아서, 남들이 열심히 살 때 놀고 있으면 왠지 마음이 불안해서….
이런 혼돈의 시대에 장자는 우리에게 새로운 삶의 길을 제시해줍니다. 부분에 갇힌 소아(小我)의 ‘닫힌 삶’이 아니라 전체를 바라보는 대아(大我)의 ‘열린 삶’으로 들어서게 합니다. 타인의 시선 혹은 물질적 조건에 좌우되는 ‘미몽의 삶’이 아니라 나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깨어 있는 삶’으로 인도합니다.
즉, 장자는 우리에게 ‘나’를 찾아줍니다. 잃어버린 ‘나를 찾게 하여 주체적이고도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길을 알려줍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에게 가만히 속삭입니다. 매미나 비둘기가 되지 말고 대붕이 되라고. 박제된 거북으로 존재하느니 차라리 진흙탕에 꼬리를 끌며 사는 살아 있는 거북이 되라고. 새장에 갇힌 살찐 꿩이 되지 말고 열 걸음 백 걸음에 겨우 한 모금 마시는 고달픈 꿩이 되라고. 장자가 들려주는 우화를 4명의 학자는 어떻게 전해줄까요?
<1주차> [장자 : 노장철학시리즈] (장자 지음, 이기동 옮김, 동인서원, 2015.)에서는 성균관 대학교 이기동 교수가 해석하는 장자 철학의 핵심을 배우고, 장자가 말하는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나의 입장에서 본다면 인의도덕이나 시비판단도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그른 것인지 그 차이를 알 수가 없다.(齊物論) 그러므로 성인(聖人)은 시비하는 사람들에게 개입하여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다. 모든 시비는 그 자체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부분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조화되는 차원에서 가만히 놓아둔다.(齊物論)
장자는 말합니다.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어라, 마음으로 듣지 말고 기(氣)로 들어라.” 몸으로 아는 것입니다. 진리를 진실을 듣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입니다. 진리와 한 몸이 되어 텅 비어 있을 때 가능하지 않을까요? 나는 자신이 우주임을 느끼고 있나요? 장자 철학을 통해 모든 것에서 넘어서는 자유를 배우고 싶을 때 꼭 한번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랍니다.
<2주차> [그때 장자를 만났다 : 내 인생의 전환점] (강상구 지음, 흐름출판, 2014.)에서는 나답게 자유롭게 사는 방법과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하여 살아가는 법을 모두 살펴봅니다.
서양에서 에피쿠로스는 “알려지지 않는 삶을 살라”고 가르칩니다. 장자는 “벼슬 살며 출세하느니 진흙탕에서 꼬리를 끌겠다.”고 합니다. 장자도 방외지자(方外之者), 세상 밖에서 노니는 사람을 꿈꿨습니다.
늪에 사는 꿩은 열 걸음에 한 번 모이를 쪼아먹고 백 걸음에 한 번 물을 마시면서도 등우리 안에서 길러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비록 왕 대접을 받더라도 즐겁지 않기 때문이다. - 양생주
그런데 장자는 바르게 사는 길로 ‘얽혀 살기’를 제시합니다. 영녕(攖寧)입니다. 얽혀 산다는 것, 내가 다른 사람과 잘 살아가는 것, 다름을 인정하는 것, 그것이 다시 어질 인이 아닐까요?
요즘처럼 갑갑한 세상, 장자의 자유로운 생각은 나의 삶을 나래 펴게 합니다. 저자 강상구는 [장자]의 한 대목을 뽑아서 출전 편명과 함께 소개하고 그리스 로마 고전들을 통해 필요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습니다. 서양철학으로 풀어쓴 장자를 만나고 싶을 때 꼭 한번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랍니다.
<3주차> [카페에서 만난 장자 : 장자우언 해설] (왕방웅 지음, 권용중 옮김, 성안당, 2017.)에서는 장자에 담긴 지혜를 바탕으로 삶의 문제를 직시하고 고찰하는 방법을 살펴봅니다.
장자는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으로 떠납니다. ‘무하유(無何有)’는 ‘아무것도 없다’라는 뜻이고, ‘향(鄕)’은 ‘땅’, ‘장소(鄕土)’를 가리킵니다. ‘무하유지향’은 [장자] ‘소요유(逍遙遊)’편에서 유래한 말로 마음속에 집착과 분별이 없고, 비교와 득실(得失)이 없으며, 얻지 못하거나 가진 것을 잃을까 봐 걱정하는 마음이 없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그러니, 마음을 비우면 도가(道家)의 지혜인 ‘무(無)’를 만날 수 있습니다. 무심(無心), 무지(無知), 무위(無爲)로부터 시작하여 무용(無用), 무사(無事), 무욕(無慾)을 수양할 시간과 함께 말입니다. 이렇게 마음을 완전히 비우는 그 순간의 장소를 ‘무하유지향’이라고 부릅니다.
그곳에 가는 차편이 있을까요? 마음을 타고 가야합니다. 소요유, ‘소’(逍, 한가롭다)한 다음에야 ‘요’(遙, 천천히 거닐다)할 수 있고, 이어서 ‘유’(遊,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다)하면 어느덧 그곳에 도착해 있습니다. 그 곳으로 떠나고 싶을 때 꼭 한번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랍니다.
마지막 4주차 [장자, 나를 깨우다 : 부자유한 세상에서 장자를 읽는다는 것] (이석명 지음, 북스톤, 2015.)에서는 혼돈의 시대, 21세기 현대인들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살펴봅니다.
[장자] 첫 편은 ‘소요유(逍遙遊)’라는 제목으로 시작됩니다. 여기서 장자가 말하는 ‘유’(遊)는 단순한 ‘방랑’이나 ‘어슬렁거림’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기변화 또는 영혼의 변화를 경험한 사람이 누릴 수 있는 마음의 절대적 자유로움을 의미합니다. 일체의 외물(外物), 즉 물리적 환경뿐 아니라 사회적 관습이나 관념으로부터 벗어나 그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정신 상태에 머물러 있음, 그리하여 내 존재 밖에 있는 모든 외적인 가치판단으로부터의 완전한 해방 또는 해탈을 말합니다.
혼돈의 시대, 잃어버린 나를 찾고, 마음의 자유를 찾고 싶을 때 꼭 한번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장자의 무(無)는 하이데거와 맞닿아 있습니다. 하이데거는 주전자의 주전자다움은 무언가 담을 수 있는 용기로서 만들어졌다는 데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담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은 주전자의 벽면과 바닥으로 이루어진 빈 곳, 즉 무(Nichts: 無)를 통해 주전자는 주전자의 기능을 다 할 수 있습니다. 만약 기술자가 주전자라는 물건을 만들었다면 그는 ‘빈 공간’ 또는 무를 만들었을 뿐입니다.
그것이 가장 큰 쓸모이겠지요. 그리고 그것은 비움에서 나옵니다. 나는 누구를 담을 무(無), 비움을 가지고 있나요? 이번 서평북 [장자와의 산책]을 통해 비움을 찾아보시면 어떨까요?
□ 서평가 ㅣ 서진영
1,000명의 CEO에게 서평을 제공하는 자의누리경영연구원 원장이다. 경영학 박사이자 철학 박사인 그는 현재 [KBS 라디오시사고전]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