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에 조금은 지쳤던 탓인지 저녁 먹고 잠시 운동을 나갔더니 시원함이 참 좋았다. 해가 있고 없고 큰 차이가 느껴지는 날, 아직은 바람이 있어서 더 좋았고 갈수록 기온은 더 높아질 텐데 이번 여름도 잘 이겨내야겠기에 시원한 저녁이라도 운동을 더 하게 된다.
나른함에 음악을 듣다가 10시도 안 되어 잠이 든 것 같은데 새벽 2시를 좀 넘긴 시간에 깨어서 숙면을 취했는지 정신까지 맑아졌다. 세상도 모두 잠들어 있을 시간이건만 이렇게 혼자 깨어있으니 누군가가 익명으로 적어놓은 글들까지 읽게 된다.
자신이 죽었을 때 진심으로 슬퍼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생각하게 하는 소설을 읽었다는 분도 아마 외로운 사람일 것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쩔 수 없이 드는 두려움도 있을 것이고 게다가 곁에서 함께하는 사람이 없다면 더 그런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한 것이 아닐까 한다.
나는 마지막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할 때 단 한 사람만 있어도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언젠가는 이 삶을 모든 걸 내려놓고 떠나야 한다면 빈 손으로 가야 할 텐데 때로는 너무 열심히 살아서 뭐 하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주어진 삶이니 그래도 잘 살아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왕이면 서로 마음 맞는 사람 만나서 두 손 꼭 잡고 어디든 다니면서 소소한 삶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고 싶다.
타고난 성품은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인성이 좋은 사람과 모나지 않은 마음으로 건강 챙기며 서로에게 의미가 되는 존재가 되어 산다면 슬픔보다는 행복한 기억을 떠안고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진정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줄 수 있는 사람과 지기지우가 되어 오로지 서로의 편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