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 가끔 댓글을 다는 친구가 있다.
고려대학교 법학과 동기인 조다.
그의 댓글은 대개 칭찬 아니면 감탄이어서 날 기분좋게 만들었다.
물론 모든 글에 다 댓글을 다는 것은 아니고 자신에게 놀라움이나 감동을 주는 경우인 듯했다.
어느날은 내 할아버지, 아버지, 고모, 사촌누나의 사진이 있어 올렸더니, "말이 잘 나오지 않고.. 보기만 합니다..."
이런 글이 올라왔다.
이게 무슨 뜻이지?
몸에 이상이 있나? 갑자기 걱정이 되어 전화를 하니 그 친구는 명랑한 말투로 자기에게도 아버지,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다 돌아가시고 안 계시는데 내가 올린 사진을 보고 목이 매였던가 보다. 말문이 막혀 그렇게 표현했다고 한다.
그래 이참에 함 보자. 하면서 갑자기 약속을 했다. 넌 수원에 살고 난 연신내에 사니 중간 지점에 만나자.
그래서 간 곳이 교대앞 전철역 1번 출구.
둘이 반갑게 만나 점심 먹을 곳을 찾다가 연탄불로 고기 굽는 새마을식당에 들어갔다.
그 친구는 아내가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하도록 한다면서도 소주 한 병은 괜찮다며 점심에 반주를 곁들였다.
목살, 삼겹살 섞어서 소주 한병을 나눠마시고 인근 커피숍에서 2시간여 대화를 했다.
아무래도 옛날 직장생활에서 있었던 일이 가장 머리에 남아 있는지 들려주었다.
요즘 뭐하느냐고 하니, 신문 기사 중의 사설이나 오피니언 리더의 글을 읽고 세상을 이해한단다.
이해를 넘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질문 답변으로 자신의 주장을 가져보라, 독수리가 나이 들어 뭉퉁해진 부리와 발톱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사냥이 안 되어 도태되지만, 고통을 겪으며 낡은 부리와 발톱을 바위에 두드려 깨부수면 새 부리와 발톱이 나서 다시 예전의 맹수 모습을 되찾는다고 말했다.
헤어진 뒤 전철 타고 돌아오는데, 그 친구로부터 문자가 왔다.
"오늘의 만남! 마음 깊이 다시 인생의 새 삶을 느끼게 해주었어."
내가 답변
"동기를 만나서 좋았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서로 도움받은 기분이 듭니다."
또 다시 온 문자
"날 잘 받아주고 기존과는 다른 새롭게 생각할 삶의 가치, 방향을 말해주어 좋았어."
화이팅! 퐈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