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곤 광주광역시 교육의원
광주광역시교육감 출마 기자회견문
진보와 보수를 넘어
‘교육수도 광주’를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2014년 치러질 민선 2기 교육감선거에서 여러분의 선택을 받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장휘국 현 교육감과 오랜 세월 교육개혁의 여정을 함께해온 동지로서 번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결단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교육현장의 목소리가 워낙 높습니다.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민선 2기가 1기의 단순한 연장이어서는 곤란하다는 여론이 비등합니다.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강렬하다는 뜻입니다. 저는 교육 현장의 이런 절박한 요구와 시대적 소명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시민은 실망을, 교육주체는 분열과 절망을
주지하다시피 민선 1기 장휘국 교육감은 시민이 세우고 당선시킨 교육감입니다. 그러나 현 교육감은 그런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자긍심을 높이는 데 실패했습니다.
더욱이 광주광역시 교육청은 전국에서 가장 유리한 환경에 놓여 있었습니다. 광주시청과 의회, 민주당을 비롯한 정당과 시민사회가 전폭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입니다. 교육복지의 선도적 도시로 광주가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이런 환경에 힘입은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본령인 교육개혁과 교육 주체들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지난 3년은 교육현장의 혼란, 낙지부동, 사립과 일반계 고등학교의 반발, 정책에 대한 교직원들의 갈등과 반목의 심화로 점철되었습니다. 진보교육을 표방했지만, 교육혁신의 대의마저 위협받는 상황을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저는, 민선 2기 교육감은 지난 1기와 달라야 한다고 믿습니다. 광주시민은 실패한 1기의 연장을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민선 2기가 민선 1기의 전면적 부정과 반동적 회귀로 귀결되어서도 안 된다고 확신합니다. 교육개혁은 중단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항로는 옳았지만 선장의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선장의 부족함으로 항로가 변경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저는 2014년 교육개혁의 대의를 지키고, 광주교육의 새로운 질적 도약을 위해 ‘선장을 바꾸자’고 호소합니다.
광주시민의 자존심을 지키고, 교육주체들의 열정을 회복하고, 자타가 공인할 교육수도 광주를 만드는 거대한 비전을 세웁시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승리하는 위대한 역사를 만듭시다. 저는 그 꿈에 도전하고자 합니다.
진보와 보수의 낡은 프레임 뛰어넘어야
첫째, 교육을 이념의 틀 안에 가두면 안 됩니다. 진보와 보수, 중도란 표현은 정치적 이념을 교육에 투영한 낡은 대결적 프레임입니다. 저는 교육현장이 그런 분열적 프레임으로 갈라지는 것에 반대합니다.
‘교육’의 진정한 가치는 변화된 시대에 맞게 내용을 혁신하고, 미래가 요구하는 새로운 의제와 인재를 생산․발전시키고 양성하는 것에 있습니다. 교육이 끊임없이 혁신을 지향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혁신을 반대하는 교육감이란 교육감으로서 철학의 부재를 반증할 뿐입니다.
정치권력이 바뀌고, 교육감이 교체된다고 교육적 가치가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교육’은 이념과 입장의 차이를 통섭과 융합으로 녹여내는 일입니다. 입장을 달리하는 교육주체들과 끊임없이 대립해온 민선 1기 교육감의 리더십이 아쉬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 교육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교육에는 정통, 행정에는 능통, 시민과는 소통! 3통이 필요
둘째, 광주광역시 교육감은 광주 교육을 총괄하는 교육 수장입니다. 교육에 정통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교육행정에 능통하고 시민과는 잘 소통하는 ‘3통의 리더십’이 요구됩니다.
저는 우리 광주 교육청의 정책 실패를 자주 목도해왔습니다. 비록 취지는 좋지만 정책 시행의 오류와 부족한 지원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혁신학교만 해도 그렇습니다. 학교 현장의 특성과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전문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밀어붙이곤 했습니다.
저는 지난 36년 동안 교육 외길을 걸어왔습니다. 전국 단위의 교육운동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왔다고 자부합니다. 교육전문가로서 지속 가능한 광주교육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충분히 고민해왔다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또한 광주 교육청은 교육행정의 난맥상을 보여 왔습니다. 예산은 매년 상당액이 불용예산으로 이월되기까지 하고, 인사 때는 매번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원칙의 부재와 능력의 한계가 초래한 결과를 교육 주체들의 반발과 협력 거부로 규정해서는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광주광역시 교육의원으로서 선배이자 동지였던 현 교육감의 정책을 지원해 왔습니다. 필요할 때는 따가운 비판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과 대안의 제시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했습니다.
나아가 교육청은 광주시와 의회, 언론과 시민사회와의 소통에 발 벗고 나섰어야 합니다. 광주 교육에 관한 사회적 합의 수준을 높여내고, 교육주체들의 사기와 열정을 제고하고, 시청과 의회의 지원을 끌어내는 것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교육에 관한 높은 수준의 사회적 합의와 거버넌스는 광주의 자랑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 토대는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3년 여 동안 현 교육감은 이를 구축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교육에 전문성이 갖추어져 있고, 교육행정에 식견과 경험이 있고, 사회 다양한 분야와 소통하며 거버넌스에 대한 안목을 가진 사람이 필요합니다. 저는 제가 준비된 대안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시민과 함께 광주의 미래를 밝히는 교육 만들어야
우리 광주는 예로부터 교육열이 뜨거운 명실상부한 교육 중심 도시입니다. 현장에서 교육혁신의 깃발도 가장 먼저, 가장 높이 올랐던 도시입니다.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의 교육선진국을 부러워만 하고 있지 않아도 되는 잠재적 역량을 가진 도시입니다.
저는 이 잠재력을 현실화시키고자 합니다. 모든 아이들의 발달을 촉진하는 새로운 교육현장을 구현시켜 내겠습니다. 무엇보다 능력 있고 소신 있는 교육 동료들의 헌신과 열정을 끌어내겠습니다. 교사들의 자율성을 확장하고, 행정 관료들의 능력과 창의성을 높여내겠습니다.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참여를 제도화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교육수도 광주>라는 거대한 꿈입니다. 광주시민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이라 믿습니다. 그 길에 ‘준비된 대안’, 저 정희곤이 있습니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광주교육의 질적 도약을 이룰 기회를 저에게 주십시오.
<교육수도 광주>에 관한 저의 구상과 구체적인 정책 대안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다만, 그 길에 광주시민 여러분과 교육가족 여러분의 동참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