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장. 레위 마태를 부르심(1)
여러 주일이 지난 후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예수께서는 성전의 고관들을 당황하게 하신 것과 같이
군중들을 깜짝 놀라게 하셨다.
그것은 그분께서 제자의 집단에
여섯 번째 제자를 가입시키신 일이었다.
그 제자는 세무원으로 로마 정부를 위하여
세금을 징수하는 자였다.
가버나움에서 가장 멸시를 받았고
민족의 배신자로 여김을 받는 관리였다.
이 제자는 알패오의 아들 레위(Levi)였다.
예수께서는 세관에 앉아있는 그를 보시고 불렀다.
그곳은 길가는 나그네와 대상(隊商)에게서
각종 세금을 받아들이는 세관이었다.
가버나움 사람들이 가난하고도
선량한 레위 같은 사람을 개인적으로
미워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그러나 무릇 세금 징수에 대한
일을 보는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그들의 미움을 받았다.
미움이 지나쳐 적대시하였다.
그들의 율법에 의하면 정복자에게
세금을 바치는 일은 먼저 항의를 하였다.
그래도 할 수 없을 경우에 바치도록 되어있었다.
사무적으로 보면 세금을 징수하는 것은
유대 관리들이었다.
그러나 레위의 손에 들어간 돈은
결국 로마 금고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안나스와 예루살렘에 있는 그의 일당들은
빈곤에 쪼들리는 정직한 사람을
고용하여 세무원을 삼았다.
그렇지 않고는 그런 직업을 택할 사람이 누가 있으랴?
이렇게 해서 가버나움에서 채용된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 알패오의 아들 레위였다.
그는 온순한 성품에 몸집이 작은 사나이였다.
누구에게서나 멸시를 받는 것을 알고 있다.
자기 자신도 자신을 업신여기며 살았다.
국경을 통과하는 큰 길목을 지키면서
비굴함을 면치 못하였다.
그는 이런 쓸쓸한 생활에서 학문에 정진하여
로마어와 그리스어는 물론 다른 나라 말도 할 수 있었다.
그 덕택으로 그는 그의 직업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하였다.
동서양의 문학에도 능숙하였다.
그래도 그는 인기를 얻지 못하였다.
사람들은 그를 몹시 괴롭히면서도
잔혹한 짓이라고 느끼지 않았다.
세무원이기 때문에 더러운 놈이라고 여겼다.
뭇 사람의 경멸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레위가 거리를 거닐라치면
아이들은 뒤에서 도둑놈이라고 불렀다.
저녁 식탁에서 아버지들은 자식들에게
세무원이라는 말을 죄인이나 기둥서방과
마찬가지로 한데 묶어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레위는 근면하고 정직하게 일을 하였다.
한 푼이라도 함부로 하지 않았다.
작은 대리석 판대기에 화폐를 떨어뜨려
그 소리로써 금, 은, 동의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였다.
그러나 그는 친구가 없는 쓸쓸한 생활을 하였다.
그와 식탁을 같이 하기를 아무도 원하지 않았다.
그는 종교재판의 증인으로 설 자격도 없었다.
그는 오랫동안
모든 권리와 친구까지 잃어버린 사람이었다.
어느 날 아침 예수께서는 세관 앞을 지나가셨다.
레위가 침통한 얼굴을 하고 앉아있는 것을
유심히 보셨다.
"나를 따라 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