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은 한주식 회장님이 직원들에게 강의한 내용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지산그룹이 지은 창고나 건축물을 보며 ‘싼 자재를 이용해 꼭 필요한 것들만 만들었어도 당장의 운영에 큰 지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뭐하러 이렇게 비싸게 지었나?’라는 의문을 표명하곤 합니다.
당장 창고만 하더라도 넓은 도로를 이용해 각 층에 직접 접안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넓은 정원에는 연못과 울창한 나무들이 존재합니다. 보통의 경우 나무 한 그루에 1천만원씩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주변조경에만 수십, 수백억원의 비용을 사용했다고 추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혹자의 의문처럼 우리 지산그룹이 창고를 지으며, 부수적인 시설에 막대한 비용을 들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남들보다 더욱 저렴한 비용을 들여 남들보다 더욱 좋은 시설을 만들고 있었던 것입니다.
일반적인 우리나라의 건설회사가 건물을 지을때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우선 건물을 지을수 있게 용도가 정해진 토지를 구매하여 건물을 짓거나, 토지를 소유한 사람 또는 시행사에 건축을 의뢰받아 짓는 것입니다.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또한 설계와 토목, 전기, 인테리어 등의 부수적인 공사는 하도급 업체에 도급을 주어 완성을 하게 됩니다. 아파트 등의 주택의 경우 이미 사전분양 방식이 일반화 되어 있고, 일반 건물의 경우 또한 건물이 완공되기도 전에 사전분양 또는 일괄,부분 매각이 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이 경우 건물을 시공하는 건설회사는 건물을 건축하는 전 과정중의 극히 일부분만을 직접 관여 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공만 하는 일반적인 건설회사들은 이미 용도가 지정되어 있는 비싼 토지를 구매하거나, 시행사의 입찰에 참여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선 건설회사의 적정한 수익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또한 분야별로 하도급 업체에 도급을 주는 과정에서 낮아진 공사원가로 인해 부실시공에 대한 염려를 지울 수 없는 형편입니다. 또한 기한을 정해둔 책임시공 방식으로 인해 건설기간에 대한 압박이 따로 존재하고,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상의 요인과 주변상황과 변화된 여건에 따라 적절히 대응할 수 없는 구조적인 결함 또한 발생하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 지산그룹처럼 건설과정의 모든 분야를 수직적 계열화를 이루게 되었을 때 위에서 언급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선 우리 그룹은 토지를 비싸게 매입하지 않습니다.
남들이 쓸모없는 땅이라 여기는 산간이나 초지, 염전 등의 비교적 싼 가격의 토지를 매입하고, 시간을 두고 형질변경을 진행하여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용도의 토지로 용도변경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용도변경을 한 토지에 창고 등의 건물을 짓는 과정 역시 일반 건설회사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자회사인 지산설계사무소는 건물주(지산그룹)의 이익과 요구에 따라 적절한 설계를 내오고, 이에 맞춰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필요한 절대적인 자재인 PC(precast concrete)는 역시 자회사인 진천과 지산피씨에서 생산되는 PC를 사용합니다. 이로 인해 원자재 수급과 품귀에 따른 공사지연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완공된 창고 및 건물은 곧바로 매각하는 대신, 우리가 직접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매각을 위해 시공기간을 단축해야 하는 문제도, 매입자를 위해 조경 등 부속시설에 대한 완성도를 높여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이렇듯 따로 눈치를 봐야하는 존재가 없으니, 다른 건설회사들처럼 이미 성장한 비싼 나무를 사다 듬성듬성 심어야 할 필요 없이, 싼 묘목을 사다 빽빽하게 심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를 잘 관리만 해주면 수년이 지나고 묘목은 자라 울창한 조경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싼 비용을 들여 남들 보기에 돈을 ‘처 바른(?)’ 조경처럼 보이게 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우리 지산그룹이 짓는 창고 및 건물은 직접 운영해온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필요성과 효율성을 예상하고 건설하게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도 직접 사용할 사람이 집을 짓게 되었을 때, 자신의 편의성과 필요성, 효율성 등을 재고해 가며 짓지 않겠습니까? 여기에 다년간 창고를 운영해온 경험이 존재한다면, 이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편리하고 활용도 높은 건물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직계열화의 잇점을 충분히 살리기 위한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계열사 간의 또한 각 부서와 인원간의 유기적인 업무 소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유기적 소통이 부재했을 때 수직계열화를 통한 업무의 잇점이 모두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이러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대의 높낮이를 맞추기 위해 기둥의 높이를 얼마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현지 상황에 맞게 유통성있게 작업을 조정하기 위한 명목이었습니다. 이에 작업 현장에서는 기둥을 올리기 위한 토대를 더 높게 만들었고, 피씨 공장에서는 기둥을 더 길게 만들었습니다. 둘 중 하나의 조치만 실행했어야 했음에도 둘 다 실행하는 바람에 기둥을 깍는 불필요한 작업이 추가 되었고 이로써 시간 또한 연장 되었습니다.
물론 두 경우 일을 보다 능동적으로 실행하는 직원들의 적극적인 자세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따로 분리해서 봤을 때 오히려 칭찬해 줘야 하는 상황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비용이 추가되었으며, 노력과 시간이 연장되는 불필요한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이는 현장과 공장간의 소통의 부재로 인한 결과입니다. 내 선에서 일을 해결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자세 위에 이를 알리고 어느 해결책이 보다 효율적인지 토론하고자 하는 자세가 부족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상호간의 소통이 부재하다면 조직체계상의 수직계열화의 장점은 오히려 비용과 시간을 잡아 먹는 체계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현장과 공장에 따로 도급을 주는 관계였다면 이러한 결과는 발생하지 않을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도급을 받는 상황에서 현장에서 선도적으로 토대를 높게 만들 이유가 없었고, 공장에서 기둥을 잘못 만들었다면 반품하고 다시 만들게 하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수직계열화의 상태에서 각자가 발생한 문제의 모든 책임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있었고, 결코 누구에게도 미룰 수 없는 잘못이었습니다.
수직계열화는 토지를 매입해서 장기간(수년 또는 수십년) 존치함으로써 매입비용을 땅에 잠기게 하는 문제, 모든 인력과 장비를 확충하고 있으면서 일이 없을 때 고정비용이 발생한다는 점, 국내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을 때 수평계열화를 이룬 여타 기업과 달리 보다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무상의 효율성과 원가절감의 효과가 월등히 높기에 수직계열화를 강화하고 있는 우리 지산그룹으로서는 이러한 장점을 무색하게 하는 업무상의 소통의 부재를 철저히 배격하고 보다 유기적인 상호 소통을 보다 활발히 진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집단지성’이라는 사회학 용어가 있습니다. 개개인 모두가 문제의 정답을 모르지만, 각자가 정답이라고 추정하는 답을 모았을 때 ‘정답’에 가장 근접한 결과가 나온다는 말입니다.
이처럼 개인이 풀지 못하는 문제를 집단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문제나 의견 등의 내용이 있을 때 각자가 속한 카톡의 업무방에 올려 이를 공유하며 토론하는 습관을 들이십시오. 한 사람 보다는 두 사람이 두 사람 보다는 다수가 옳은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