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원
313년 로마 황제가 그리스도교를 종교로 공인할 때까지 그리스도의 탄생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 그리스도의 탄생은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
동방에서는 유다의 달력 니산 달로 계산해 성모님께서 4월에 천사의 알림을 받으셨다고 믿었다. 아기 예수는 그로부터 9개월 후 1월 5일 밤에 탄생하셨다고 계산했다.
다른 의견은 성모영보를 3월 25(55)로 계산한다면, 1월 1일에 해당한다는 이론도 있다. 초대 교회는 이러한 분분한 이론 속에서 예수님의 탄생 축일을 지내지 못하였다. 따라서 탄생보다는 세례 때의 ‘사랑하는 아들’(마태 3,17), ‘내가 낳은 아들’(시편 2,7)에 관심을 두는 교회도 있었다.
12월 25일은 이미 태양신 미트라(헬리오스)의 축일이었다. 로마가 그리스도교를 공인하면서 미트라의 신앙은 점차 약화되였고, 미트라의 빛의 의미가 어둠으로부터 하느님의 빛으로 태어나신 그리스도와 연관되었다. 이를 계기로 로마력으로 354년부터 12월 25일을 ‘주의 탄신’ 축일로 정하고 장려하였다. 동방교회는 오늘날 1월 6일을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또는 동방박사의 방문으로 축일을 지낸다.
2. 구성과 상황
성탄에 관한 이콘 그림을 볼 때❲그림 45❳ 구원에 대한 대단원의 연극을 보는 듯하다. 그것은 커다란 산 정상에서 눈 앞에 펼쳐진 대자연의 장관을 내려다보며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비밀에 싸여있는 구원의 역사를 보는 것 같다. 그것은 마치 여러 쪽으로 금이 간 거울을 들여다보듯, 어설픈 대로 한눈에 비밀의 정원을 훔쳐보는 듯한 흥분을 자아낸다.
구약을 읽다 보면 많은 부분에서 관련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흐름이 ‘구원의 계획과 구원의 준비와 구원이 곧 도래하리라, 그것도 하느님께서 몸소 오시리라.’라는 구세사로 모인다. 작은 물줄기들이 골짜기마다 모여 낮은 곳으로 흐르고 한줄기로 합쳐져 강을 이룬뒤, 결국은 바다로 흘러가리라는 것을 예측게 한다.
오늘날까지 지켜져 내려오는 예수 성탄 이콘에 대한 기본적인 무대는 이미 오래전부터 틀을 갖췄으며 점차 확정된 것이다. 산을 중심으로 동굴, 구유, 별 등이 배경으로 그 무대를 이루고 있다.
아기 예수, 성모 마리아, 요셉, 천사, 짐승, 목동, 동방박사, 산파들이 등장인물이다. 수백 년 동안 내려오면서 그리스도교의 전파 지역에 따라 주요 인물들의 위치는 달리해 왔어도 주된 구성만은 변화되지 않았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의 영성적인 사상과 외경, 성전(聖傳)과도 연결되어 있다. 그것은 같은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악기와 변주로 아름답게 꾸미는 음악에 비유할 만하다.
구세사를 서사시로 꾸민다면 예수 성탄은 서막에 해당한다. 우리는 중요한 부분만을 요약해 어떻게 하느님께서 무대에 올리셨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탄 이콘은 그리스도교의 신비를 요약하여 표현한 가장 기본적인 신앙 고백이다. ‘성자께서 인간으로 오시고, 돌아가시고, 부활하셨다’라는 큰 틀로 꾸며졌다. 좀 더 구체적으로 ‘예수님께서 동정 마리아에서 탄생하셨고, 십자가에 달리셨으며, 돌아가시고,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다’를 뼈대로 구성하고 영성의 색깔을 입혀 드러낸다. 이 서막의 무대는 하늘과 땅이 연출하는 드라마를 통해 각 부분마다 어떤 의미를 관객에게 전한다.
(55) ‘천사의 알림’ 이콘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생명이 움트는 봄, 밤과 낮이 같은 날로부터 시작하여 하느님께서 사람을 만드신 날 6일을 합한 날이 3월 25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