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음식이라고 부르는 대부분들의 식품들은 백 년 전만 해도 공상 과학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물질이다.
실험실에서 여러 재료를 섞고 화학 물질을 첨가해, 자연 상태보다 훨씬 더 오래 저장하고 유통하기에 적합하게
만든 가공식품이 밥상을 차지했다.
가공식품은 식품의 다양성, 음식의 맛과 향미를 몰아냈다. 가공식품의 원재료인 옥수수와 대두가 엄청난 물량
공세로 밀어닥치면서 다른 식품들은 식탁에서 쫒겨났다. 가공식품은 가공 단계에서 본래 원료에 포함된 영양소
가 없어지거나 감소된다. 또 다량의 식품 첨가물이 들어간다. 대부분 짜고 매콤하고 달콤한 맛이 난다. 이런 자
극적인 가공식품을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함께 먹는 반찬의 양이 적어지면서 영양 섭취가 편중된다. 그러면 기괴
한 일이 벌어지는데 과식을 하지만 영양실조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음식뿐이겠는가? 요리도 요리가 아니라 '요리 비슷'해졌다. 음식 비슷한 물질을 사서 전자레인지에 넣고 요리 비슷
한 행위를 뚝딱 해치운다. 참 편리하고 시간도 절약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건강 비슷한 것도 가질 수 있을까?
몸은 '건강 비슷한'것을 모른다. 건강하거나 아니거나 둘 중 하나다. 우리의 건강은 '가공하고 통제'하기엔 너무 까다
로운 대상이다.
비슷한 것들은 극성스럽다. 진짜에는 미치지 못하니 사실을 왜곡하고 비틀면서 비슷한 것들이 오히려 월등하다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온갖 달콤한 수사를 동원한다. 자극적인 광고와 마케팅을 이용해 우리의 정신까지 조정
하려 든다. 덕택에 우리는 싸구려 음식을 비싼 대가를 치르며 먹으면서도 우아하고 고상한 이른바 '고급 음식 문화'
를 향유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 살아간다.
화려한 포장과 마케팅에 능한 기업은 음식을 파는 게 아니라 사실 '허위의식'을 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의
욕망을 교묘하게 유도하고 변형해 결국은 물건을 사게 만들고야 마는 상술과 이윤을 향한 탐욕이 생명을 돌보고
키우는 신성한 성찬의 영역까지 오염시켰다."
추운 날씨에 눈발까지 날려서인지 한의원이 한가합니다.
책을 보던 중 나오는 내용이 가슴에 와닿아서 잠깐 옮겨 봤습니다.
'약식동원'을 믿는 한의사에게 가슴아프고 안타까운 내용이네요
'음식습관의 개선' 한의사로서 먼저 실천하고 환자들도 교육해야할 책임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