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6z9dNAJCaj4?si=O_wXzWldsA8GVG6O
“기도는 안일한 해결법이 아니라 진리에 순응해서 진리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진리다운 목표를 세워서 진리에 비추어 보아 진리에 어긋난 마음과 행동을 버리고, 참된 진리를 적극적으로 전개함으로써 얻어지는 성과이다. 진리를 가로막던 요인들을 제거함으로써 진리의 광명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은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결과가 된다. 한 사람이 불행하면 한 집안이 불행하고, 한 집안이나 한 기업이 망하면 그만큼 사회가 어두워지고 국력이 줄어든다는 것을 생각하더라도 개인의 정상적 성공은 죄가 아닌 공덕이다. 어떤 곳에서든 자기가 잘 되기 위해 바르게 기도한다는 것은 불자로서 정당한 일이다.”(광덕스님 법어록, 불광출판사, 2024, 405쪽)
오늘은 ‘물의 기도’를 생각해봅니다. ‘물의 기도’란 물의 속성을 통해 기도의 의미를 찾아내고, 그 의미에 맞게 올리는 기도입니다.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고 말했습니다. 실로 물이 없었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와 우리들의 삶도 성립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 몸의 70%가 물이고, 우리가 태어나기 전 어머니 뱃속은 물속에 다름아니었습니다. 따뜻한 양수 속에서 우리는 모두 껍질이 깨지기를 기다리는 병아리처럼 세상에 나설 날을 기다렸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 몸이 흙과 물과 불과 바람으로 이루어졌다고 말씀하십니다. 그중 원천은 단연 물이고, 물이 흙과 불과 바람을 만나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낸 형국입니다. 따라서 물이 본래 그대로의 것을 지향한다면, 흙과 물과 바람은 변화를 지향합니다. 특히 불은 변혁의 에너지가 강해서 문명을 창조하기를 꿈꾸지만, 물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꿈꿉니다.
‘물의 기도’는 ‘진리에 순응하는 기도’입니다. 첫째, 물의 기도는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Clean) 기도입니다. 기도할 때나 중요한 일을 앞두고 우리는 목욕재계합니다. 청정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중요한 일을 준비하는 것이지요. “삼업을 맑힘에는 마음 맑힘 으뜸이요/ 만물을 맑힘에는 맑은 물이 으뜸이라”고 했습니다.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것 자체가 기도임을 명심해야겠습니다.
둘째, 물의 기도는 마음을 쿨(Cool)하게 갖는 기도입니다. 마음을 쿨하게 갖는 기도는 욕심을 갖지 않고 기도가 이루어지느냐 마느냐에 상관없이 오직 기도하는 것에 만족하는 기도를 말합니다. 호수에 돌을 던져보십시오. 호수는 잠시 동심원을 그리다가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잠잠해집니다. 호수와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 그것이 ‘물의 기도’입니다.
셋째, 물의 기도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중단하지 않고 계속하는(Continue) 기도입니다. 기도하다 보면 반드시 난관에 부딪히게 됩니다. 그러나 물이 바다를 향해 길을 가다가 바위가 막고 있다 해서 멈추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 물은 바위를 우회하건 뚫어버리건 바다로 가는 발걸음을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끝까지 계속하는 기도가 ‘물의 기도’입니다.
“만 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강은교의 시, 「우리가 물이 되어」에서)
그대는 거문고 안고 긴 소나무에 기댔나니/ 긴 소나무의 마음 변함없어라/ 나는 노래하며 푸른 물에 앉았나니/ 푸른 물의 마음 청허하여라/ 마음과 마음이 맞는 것은/ 오직 그대와 나뿐이로다 (君抱琴兮倚長松 長松兮不改心 我長歌兮坐綠水 綠水兮淸虛心 心兮心兮 我與君兮) - 청허휴정, 「청허가(淸虛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