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客閑談] 허접한 의원은 허접한 국민이 뽑는다
제22대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투표일이 목전이다.254명의 지역구 의원을 선출하고, 46석의 의원 선출을 위한 비례정당을 선택하는 날이다.각 지역구의 유권자들의 손길이 어느 정당의 후보를,어느 비례정당을 선택하는냐 하는 국가 행사인 것이다.투표권을 가진 유권자들의 권리이자 권력인 투표행사는 국민 개개인의 인사권력이기도 하다.그 권력을 제대로 행사해서 나라 살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공복(公僕)을 가려 뽑아야 하는 중차대한 권리 행사인 것이다.그 권력행사가 삐끗 잘못 행사가 된다면 나라살림이라고 온전할 수가 없을 터이다.인사권이 권력의 핵심인 이유다.
인사권의 행사가 형편 없으면 형편 없는 후보가 선출이 되는 법이다.도덕성은 기본이고,신수(身手)와 말씨 그리고 문필과 판단력 등의 신언서판(身言書判)을 고루 갖춘 인물로 추정이 된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 터이다.그러나 작금의 지역구 의원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러한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후보들을 찾아내기란 숲 속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일보다 더 힘들 지경이 아닌가.성(性) 관련 막말이 정도를 한참 벗어난 후보가 있는가 하면 사기대출 후보도 버젖하고, 아들에게 고액의 부동산을 증여해 소위 '아빠찬스' 논란에 빠진 후보도 후안무치(厚顔無恥)로 표심을 기다리고 있다.
입법부의 살림을 책임져야 하는 국회의원의 후보자격을 가리는 각 정당들의 공천 역시 정당 권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사권이다.각 정당들의 지휘부(당대표 및 집행부)에서는 공천은 시스템으로 이루어지고 사적인 공천은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사탕 발림이 여전하다.그러나 다들 알고 있는 진실이 있다.지휘부에서는 공천을 직접 줄 수는 없어도 공천을 저지할 수 있는 힘은 막강한 법이라고.국회의원 후보로서의 자질 유무를 따질 만큼의 조사조차 없이 사적인 관계와 친밀성만으로 공천을 허락한다면 공천 지휘부도 공천된 후보들의 자질유무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을 터이다.
공천을 획득한 후보들의 자질은 소속 정당의 지휘부의 품격이 고스란이 드러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소속 정당의 유능함과 무능함은 투표 결과가 판가름할 일이긴 하다.그러나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한다'는 결과를 가져왔다면 한 국가의 입법부의 자질 또한 비난에서 자유롭지는 않을 테다.도덕성이 타락하고 범죄 혐의로 이미 유죄 판결을 받았거나 여러 건(件)의 범죄 혐의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후보들이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다면 이것 역시 국민들이 자유롭게 행사한 인사권의 결과물이다.국민들이 선택한 것이 허접한 결과물이라면 인사권을 행사한 국민들 또한 허접한 대접을 각오해야 한다.국민들의 선택이 바로 국민들의 품격이기 때문이다.(202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