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는 이렇게 말한다! 한반도평화, 평화살림놀이마당”
2019년 4월 7일 꼬마평화도서관사람들과 신대승네트워크가 어깨동무해 “10대는 이렇게 말한다! 한반도평화”란 이름으로 평화살림놀이마당을 열었다. 이 마당은 다섯 살배기부터 10대와 20대, 30대와 40대, 50대와 60대가 어울려 빚었다. 이 마당은 서른한 번째 꼬마평화도서관(이상언어논술학원)이 문을 여는 잔치와 더불어 열려 더욱 뜻깊었다.
마당 문은 4.3항쟁과 4.16 세월호 참사 그리고 4.19에서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묵념으로 열었다. 이어서 꼬마평화도서관을 열러 다니는 할아버지가 ‘아빠가 미안해(4.16 엄마가 5.18 아들에게/ 최봉희)’를 낭송했다.
발 동동 구르며 지켜볼 수밖에 없어
아빠는 너무 미안해
……
아빠가 많은 시간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해
……
배 안에서 전화한 걸
식당 일하느라 핸드폰 꺼 놓고 받지 못해 미안해
……
널 보내고도 밥 먹고
숨 쉬는 게 너무 미안해
……
꼬마평화도서관 할아버지는 “어른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빚지 못해서 4.3항쟁이나 한국전쟁을 비롯한 손에 꼽기도 힘든 일들이 일어나 이 땅에 살던 수많은 아이가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다.”라면서 낯 들고 다니기 어렵다며 가슴을 친다.
이어진 본 마당에서 초등학교 5학년 전조은과 김준우는 평화할머니와 평화할아버지로 탈바꿈해 평화를 “어깨동무하기”와 “안 싸우기”라고 짚었다. 10대들은 잇따라 “집에 갔을 때 엄마가 화나 있지 않은 것”과 “좋은 사람들과 시간 보내기” 그리고 “남녀가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얘기한다. “강한 무기를 가져야만 평화가 지켜진다는 것이 이룰 수 있는 꿈이겠느냐?”고 말하는 한 아이는 그래서 “평화는 모순”이라고 말하며 헤식게 웃는다.
어떤 아이는 평화가 오면 무엇이 좋겠느냐는 물음에 “군대 안 간다”라고 대답한다. 평화를 이루는데 가장 앞세워야 할 일로는 “우리가 먼저 나서서 무기 없애기”와 “평화를 잘 풀어낼 대통령을 뽑기”를 꼽았다.
책에서 길어 올린 평화로는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린 서로 떨어질 수 없어져. 넌 내게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사람이 되고, 난 네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될 테니까(어린 왕자)”와 “분단된 남과 북이 통일하기(동서남북)”를 뽑았다.
놀이마당답게 평화할머니로 나와 웃음을 준 조은이는 리코도 연주로 듣는 또 마음을 사로잡았다. 초등학교 6학년 오시영과 박세진이 바이올린 솜씨를 뽐냈다. 이어 중학교 1학년 우지민은 오카리나를 이승원은 리코더 연주를 해서 분위기를 띄웠다.
2015년 가을 평화살림놀이마당 ‘평화머니’에 와서 “평화는 피자다!”라고 해 사람들이 뜨겁게 손뼉치도록 했던 초등학생 동호는 이제 중학교 3학년이 됐다. 의젓해진 동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이 풀어주는 남남북녀 얘기를 듣고 북한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얘기했다가 웃음거리가 됐다는 얘기를 꺼내면서 “여러 재료가 서로 만나 맛있는 피자가 되는 것처럼 분단 70년인 우리도 서로 만나 좋은 사이가 될 수 있다”라고 얘기하면서 아직도 “북한 여자와 결혼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는다.
같은 학년 지훈이는 “친구들과 만들어가는 평화”에서 친구끼리 따돌리는 것은 상처만 남기니까 “불만은 바로바로 낮은 목소리로 풀어가자”고 읊었다. 기범이는 “교실의 평화”란 시에서 “우리들 이기심이 / 가려버린 평화 / 이제는 평화를 볼 시간”이라 노래했다.
10대와 평화 얘기에 나선 도서관 할아버지는 “말로 풀지 못할 문제는 없다”라면서 “평화는 할 말을 하고 못할 말은 하지 않는 데서 비롯해, 할 짓은 하고 못할 짓을 하지 않는 데서 깃든다. 할 말과 못할 말, 할 짓과 못할 짓을 가르는 잣대는 ‘사랑’이다”고 했다. 덧붙여 “못할 말로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사람은 미움에 사로잡혀 있고, 할 말로 사람을 모아놓고 묶어놓는 사람은 사랑에 사로잡혀 있으니 우리 모두 사랑 어린 사람이 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