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품속에 항상 [시신기증 등록증]을 휴대하면서 전보다 마음가짐이나 행동이 한결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사람의 일이란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늘 준비하고 다닌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요. 그런 마음가짐이 외려 저로 하여금 더 깨끗하게 살고자 하는 의지를 갖게 하고 남에게 해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예전보다 더 밝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19쪽,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삼인성호(三人成虎)’가 바로 그런 뜻입니다. 쉽게 말해서 세 사......
저는 품속에 항상 [시신기증 등록증]을 휴대하면서 전보다 마음가짐이나 행동이 한결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사람의 일이란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늘 준비하고 다닌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요. 그런 마음가짐이 외려 저로 하여금 더 깨끗하게 살고자 하는 의지를 갖게 하고 남에게 해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예전보다 더 밝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19쪽,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삼인성호(三人成虎)’가 바로 그런 뜻입니다. 쉽게 말해서 세 사람이 작당하면 없던 호랑이도 만들고, 어른도 아이로 만든다는 뜻이지요. 우리 사는 현실에 빗대어 좀 더 쉽게 풀어보면 ‘세 사람이 작당하면 어떤 거짓말도 사실로 만든다’ 정도가 될 것입니다.
말은 곧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밭에 뿌리는 씨앗과도 같습니다. 남의 말을 할 때는 반드시 그 말이 상대에게 전달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해야 된다고 합니다. 그런 생각만 한다면 삼인성호의 우를 범하지는 않겠지요. 좋은 이야기만 하고 칭찬만 하고 살기에도 세상은 늘 짧은 시간에 ?기는 법이니까요. 한 세상 살아가면서 남을 해코지하고 원한 사는 말이나 행동보다는, 덕담과 칭찬을 통해 그 사람의 인생을 춤추게 하는 이웃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64쪽, 삼인성호(三人成虎)
밖은 아직도 별빛뿐입니다. 갑자기 입가에 작은 미소가 흐릅니다. 작은 시추 한 마리를 맡아 기르고 있는데 이놈이 코를 골다가?잠꼬대를 하나 봅니다. 하는 짓과 사람과 똑같아서 헛웃음이 나곤 합니다.
곁에?늘 피곤에 절어 곤히 잠든 마나님이 깰까?염려되어?핸드폰 불빛에 의지해서?조용히?옷을 입고 방을 나섭니다. 남편 잘못 만나 나이 오십 넘어서도 고생하는 아내를 볼 때마다 정말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오늘의 생각을 정리합니다.
‘그래, 이제 겨우 인생 절반 왔는데(내 계획은 이 땅에서 백수는 채우겠다는 것입니다) 급하게 생각할 것이 없다.?인생이라는 것이 흐르는 강물 위의 종이배와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그저 강물과 바람에 의해 이리 저리 흐르다가 폭포도 만나고 돌부리도 만나고 소나기도 만나고 뭐 그러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종이배도 자기 인생이니 물에 젖지 않게 코팅을 하든, 모터를 달든 그건 모두 자신의 책임이겠지. 그러고 보니 절반쯤 온 인생이지만 참 많은 고비를 넘겨온 것 같다.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위험하고 힘든 고비를 넘기고 있어 위태롭지만 넘어지지만 않으면 반드시 넓은 강물을 만나겠지. 인생 뭐 있어, 그렇게 사는 거지 뭐.’ (83쪽, 인생의 흐르는 강물 위의 종이배가 아닐까?)
저 역시 그분과 똑같이 IMF관리체계로 들어가면서 회사의 부도로 부득이하게 직장을 놓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잘나가는 중견 패션회사의 상무일을 맡아 하면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직장인 그룹에 끼어 있다고 생각했던 저는 갑자기 찾아온 변화에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 그 후 저는 저를 다시 인간답게 만드는 일에 착수했습니다. 산방을 오픈하면서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홀로 서기를 시작한 것입니다. 정말 가까운 친구들에마저도 오픈 사실을 알리지 않고-사실 당시는 청첩장이 두려운 시절이었습니다, IMF 때문에- 홀에서 서빙과 설거지를 직접 담당하고 밤에는 컴퓨터를 붙들고 인터넷 속을 헤매면서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돈에 눈이 멀어 친구들도 잊었다느니 하는 농담이 가슴 시리게 아프긴 했지만 참을 수 없을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간혹 산방을 찾는 옛 직장동료들이나 선후배들이 지금의 내 모습을 보고 놀라기는 하지만 저는 늘 즐겁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한 가지 ‘해탈’을 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체면을 버렸기 때문입니다. 체면을 버리고 나니 제가 갈 길이 너무 넓어지고 많아져서 너무나 행복합니다. (94쪽, 체면을 버리니 해탈의 기쁨이)
고마워요, 인생 이 땅에 ‘좋은 아버지 모임’을 처음 만들었던, 우리시대 한 아버지의 가슴 뭉클한 마음이야기 이 책은 아이들 마음속에 ‘사랑’으로 기억되고 싶은 한 평범한 아버지의 기록이다. 가난을 딛고 꿈을 좇아 달려온 50대 중반의 지극히 평범한 한 남자. 그는 중학생 시절, 에서 읽은 삶의 희망과 행복의 참 의미를 평생 마음에 담고 살아왔다. 그리고 인생의 거울 앞에 선 중년에 이르러, 자신의 세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삶의 어떠했는지 들려주기 위해’ 이 책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직장에서는 회사의 성장을 위해 몸...
고마워요, 인생
이 땅에 ‘좋은 아버지 모임’을 처음 만들었던,
우리시대 한 아버지의 가슴 뭉클한 마음이야기
이 책은 아이들 마음속에 ‘사랑’으로 기억되고 싶은 한 평범한 아버지의 기록이다. 가난을 딛고 꿈을 좇아 달려온 50대 중반의 지극히 평범한 한 남자. 그는 중학생 시절, <샘터>에서 읽은 삶의 희망과 행복의 참 의미를 평생 마음에 담고 살아왔다. 그리고 인생의 거울 앞에 선 중년에 이르러, 자신의 세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삶의 어떠했는지 들려주기 위해’ 이 책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직장에서는 회사의 성장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고, 가정에서는 자상한 남편,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고, 깊은 사랑을 주는 아버지가 되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그는 생각한다. 그는 1990년대 초 우리사회의 이슈가 된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 창립 멤버로 활동했고, IMF외환위기 이후 서울시 노숙자 대책위원회 운영위원으로도 일하는 등 언제나 이웃과 함께하는 삶을 잊지 않았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깊은 마음속 얘기까지 다 들려주기에는 정말이지 너무도 바쁜 세월이었다. 돌아볼수록 그립고, 애절하고, 가슴 뭉클한…그의 속마음 이야기들.
우리시대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또한 아주 특별한 50대 아버지, 오두환이 생각하는 가장 큰 성공은 바로 ‘아이들의 마음속에 사랑으로 기억되는 아버지’이다.
고마워요, 인생 좋은예감 휴먼에세이② _ 곤지암 열미계곡 석천산방지기의 순정(純情)
이 책은 아이들 마음속에 오래 머물고 싶은 한 평범한 아버지의 기록입니다.
그래서입니다. 그 안에 담긴 사랑의 실타래, 한 올 한 올 아주 특별한 까닭은….
저자는 ‘인생의 행복이란 우리가 살면서 세상에 뿌리는 사랑의 씨앗만큼 커져간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있다. 그는 평생을 사람(가족, 이웃)과 더불어, 사람 속에서 행복을 찾아왔기에 이미 뿌려놓은 씨앗은 따스한 사랑으로 잘 보듬어 키우고, 지금도 외진 한 켠, 사람의 정(情)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찾아 새로운 사랑의 씨앗을 뿌려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다.
이 책은 전체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고마워요, 인생’에서는 저자가 50대 중반까지 살아오면서 가슴에 간직해온 삶의 소중한 가치, 고마운 사람들에 대한 잔잔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2장. ‘석천, 산방한담’에서는 30대 중반 의류회사를 경영하던 저자가 IMF 외환위기 이후, 회사부도로 곤지암 열미계곡에 들어와 ‘석천산방’을 열고 제2의 삶을 시작하면서 일기처럼 써내려간 마음이야기와 일상의 기록, 그의 변화한 인생성찰을 담고 있다.
3장. ‘내 마음이 들리나요?’는 가족과 이웃을 생각하는 저자의 따스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편지모음이다. 딸아이(보아)의 백일 때 사진첩에 함께 끼워준 편지, 학창시절 방황하는 딸(보람)을 염려하여 흔들리지 말고 바른 길로 갈 것을 조언하는 애틋한 마음이 담긴 편지, 부모, 형제 그리고 다음 생에도 함께하고픈 아내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을 담은 편지, 의류사업을 하던 일본에 장기간 출장을 가 있으면서 회사 사보에 실었던 편지 묶음들로 구성되어 있다.
4장. ‘고향을 생각하면 누구나 시인’은 저자의 시작(詩作)으로 묶었다. 고향과 부모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의 시편들, 세상과 이웃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들로 써내려간 그의 시편들은 전문작가가 아니더라도 ‘글은 곧 그 사람의 내면의 드러남’임을 온전히 보여주며 읽는 이들로 하여금 은은한 감동의 여운과 함께 때로 눈시울까지 적시게 한다.
저자의 말
이 책은 아주 평범한 한 아버지의 기록입니다. 전문작가는 아니지만 아이들 기억에 남는 아버지이고 싶은 한 남자의 인성을 담았습니다. 남자는 1970년 4월에 창간된 <샘터>를 너무나 사랑했습니다. 어려웠던 시절 샘터가 삶의 지표였기 때문입니다.
남자는 세상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사람은 인성이 만든다는 자기만의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 남자가 어느덧 50중반을 넘어서면서 사람답게 살려고 노력한 흔적을 아이들에게 아주 서툴지만 그동안 준비해둔 글로 남겨주고자 생각했습니다. 세 아이가 자신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어떤 정신으로 세상을 살아야 하는지를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고 그리고 심어주려 노력했지만 이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자기 것으로 삼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자신할 수는 있습니다. 세상에 누를 끼치지는 않을 겁니다. 봉사도 제법 할 것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시선도 줄 것이고, 세상 어두운 곳을 조금은 밝게 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것 하나는 자신할 수가 있습니다. 그게 이 아빠가 지금껏 가져온 삶의 기본정신이고 살아온 흔적이니까요.
세 아이들에게 인정받는 아빠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제 인생은 큰 성공입니다. 인생의 행복은 우리가 살면서 세상에 뿌리는 사랑의 씨앗만큼 커져가겠지요. 이미 뿌려진 씨앗은 따스한 사랑으로 잘 보듬어 키우고, 외진 한 켠, 사람의 정(情)을 그리워하는 땅을 찾아 새로운 씨앗을 뿌려야겠습니다. 모두들 감사해요. 고맙습니다. 인생!
- 2012년 3월, 곤지암 열미계곡 석천산방에서 오두환
추천사
‘좋은 글이란 담담한 글이다.’
내가 신앙처럼 여기는 확신입니다. 그래서 누가 물을라치면 글로는 백범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와 시로는 김용택 시인의 초기(섬진강 시절) 시작(詩作)들을 예시하곤 했습니다.
한데 오두환 동지의 <고마워요, 인생> 초벌 묶음을 읽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어라…” 하는 놀라움의 소리를 내었습니다. 글과 편지, 그리고 뒤편에 실린 시작들이 모두 담담함의 표본처럼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아이들한테 내가 어떤 아비였는지를 알려주려고” 망설이다가 출판 결심을 했단 말을 들었을 때는 전혀 예상치 못한 놀라움이었습니다.
오동지와의 인연은 20년이 넘습니다만 그에게서 ‘담담한 글의 표본’을 발견한 것은 뜻밖의, 뜻밖의 즐겁고 기쁜 수확입니다. 긴 세월 동안 나의 모든 결정에는 오두환 동지의 생각이 선명하게 물들여져 있었습니다. 내가 대의명분에 따라 죽을 자리에 뛰어들었다가 죽기도 하고 살아나오기도 했던 그 모든 일들이 사실은 합작품이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모든 걸 서로 다 안다고 생각했던 게 사실은 착각이었음이 이번에 드러난 셈입니다.
담담한 글, 담담한 시를 읽으면서 문장이란 결국 사람의 드러남이구나 하는 깨달음에 이르렀고, 이런 깨달음을 얻게 해준 데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추천의 글을 씁니다.
- 홍 사 덕(前국회부의장)
<책속으로 추가>
저는 지금도 감동하고 있습니다. 그 사원의 그런 노력이 일본과 일본 IBM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게 하는 기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지요. 저는 그 사원에게 편지를 쓰면서 당신의 마음과 함께 포스터를 오랫동안 보관하겠다고 했습니다. 포스터 밑에 ‘西村惠子の心’라고 써놓았다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 말은 ‘니시무라 게이코의 마음’이라는 뜻입니다.
만약에 우리 사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고객(거래선, 동료사원, 일반소비자)들에게 이러한 마음으로 관계를 유지한다면 얼마나 회사에 큰 힘이 될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145쪽, 일본이라는 큰 나무를 이끄는 힘)
초롱초롱한 눈망울, 아기답지 않게 균형 잡힌 코, 그리고 볼우물, 예쁜 눈매, 모든 것이 이 아빠의 가슴을 벅찬 기쁨 속에 감싸이게 하기에 충분했단다.
잘 키워야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게, 밝고 착하게 그리고 최고의 숙녀가 되도록 열심히 키워야지. 아빠가 너를 보며 이런 다짐을 수없이 했단다. 아빠는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처럼 너의 장래에 대한 승리를 다짐하며 마음을 다졌단다.
어느 덧 네 백일이 다가오고 있다니…. 그리고 점점 아빠의 모습이 더욱 뚜렷이 나타나는 너를 보면서 아빠의 사랑은 더욱 깊어만 가는구나. 너에게 뽀뽀라도 할라치면, ‘아빠, 나는 미워’ 하며 시샘을 부리는 네 언니 때문에 보통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모두가 아빠의 딸인데 사랑이 다를 수가 있겠니. (195쪽, 아빠의 약속)
헤어져야할 그 때가 불현 듯 찾아와도 / 남겨진 시간으로 이별의 파티를 준비하자 / 그리고 우리는 매일 파티에 초대될 손님과 / 그들에게 남겨줄 선물을 준비하자
그것이 / 우리의 아름다운 생과 이별할 때 / 이별의 눈물보다 기쁜 입맞춤으로 / 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70쪽, 이 아름다운 내 생과 헤어져야 할 때)
첫댓글 서점에서 한권 구입하고 추가 주문 해 놨습니다! 진솔한 가족 예기와 지난 인생의 꾸밈없는 내용이 감동적 이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아이들에게 이런 아빠였다는것을 보여준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