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불교 역사에서 '붓다의 성도지'로 잘 알려진 인도 동북부 부다가야에 한국 첫 전통 양식 사찰인 분황사(芬皇寺)가 5월 21일 분황사 대웅보전 앞마당에서 낙성식이 봉행됐다.
이날 첫 한국 전통사찰 양식으로 분황사의 창건을 축하하기 위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비롯한 건축 불사의 총도감 붓다팔라스님과 기원정사 천축선원 주지 대인스님 등 스님들과 불자 등 150명, 장재복 주인도 한국대사, 인도 연방 및 비하르주(州) 정부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해 한국 불교계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분황사 창건을 의미를 더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치사에서 "분황은 푼다리카, 최고의 연꽃인 백련을 의미한다. 처염상정(處染常淨)의 표상인 하얀 연꽃이 이곳 부다가야에 만개했다"고 크게 기쁘하며 "분황사는 순례자를 위한 안식처이며, 수행자를 위한 더없는 아란야(阿蘭若·절)가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한국불교가 세계와 함께하는 전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황사는 2019년 12월 두 여성 불자인 설매·연취보살이 50억 원을 종단에 희사한 것을 계기로 건립이 본격 추진됐다.
두 보살 외에도 통도사 청하문도회가 약 30억 원 상당의 사찰 부지를 기증하며 힘을 보탰다.
이 사찰은 원행스님이 추진해온 '백만원력 결집' 불사의 첫 성과이기도 하다.
조계종과 분황사 측은 이날 준공식에 이어 보건소 착공식도 봉행했다.
보건소 운영에 나서는 전국비구니회 회장 본각스님은 "보건소는 부처님이 경전에서 말씀하신 큰 공덕을 쌓는 일"이라며 "6천 비구니들 생애 한번은 이곳에 머물며 봉사를 펼치는 운동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장재복 주인도 대사도 기자들과 만나 "내년이 한국과 인도가 수교를 맺은 지 50주년인데, 양국 교류에서 불교와 불교신자가 큰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분황사는 진흙 속에 핀 연꽃처럼,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며 세운 모범 불사 사례로 불교계에서 꼽힌다.
1년 반의 공사 기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했음에도 별다른 사고 없이 무탈하게 마무리됐다.
사찰 건립 공사를 총괄한 인도 현지법인 물라상가 대표 붓다팔라 스님은 이날 환영사에서 "분황사는 한국불교의 세계화와 인도불교 복원 불사의 중심도량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스님과 불교도가 부다가야 대탑에서 성지순례를 하고 수행할 때 머물며 정진할 수 있는 좋은 도량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분황사는 약 6천600㎡(2천 평) 부지 위에 한국 전통 양식으로 지은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전 세계 수행·순례자를 위한 수행관, 도서관과 식당이 있는 다목적 건물, 지역민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보건소를 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