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마음으로 이번 대선을 준비해야 겠습니다.
-대선은 상머슴 뽑기-
에이브러햄 링컨은 "정부란 국민들이 해야할 일 가운데 개별적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을 전체 국민을 위해 공동으로
하기 위해 존재하는것"이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은 즉,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하기 불가능한 일들을 하기 위하여 세금이란
형태로 비용을 갹출하여 운영토록한 것이 정부라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정부란 사람 몇몇이 비용을 추렴하여 운영하고
있는 공동비서겸 심부름 센터가 확대 고급화된것으로 볼 수있다. 이러한 해석은 좀 너무 단순한 생각으로 비춰지기도
할 것이다. 즉 수백년의 왕권정치속에 살아 오다, 그나마 현대식 정치체제는 권위주의적 식민정치 문화나 우리정부 수립
후에도 전쟁과 경제개발수행을 위해 진행된 관주도적 정치 , 경제 , 문화에 익숙해온 우리들에게는 더욱 맥빠지는 생각
으로 비춰지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링컨의 정부관은 우리들에게 정치, 경제, 사회측면에서 많은 점을 시사
하고 있다. 사실 우리도 가끔 공무원을 "사회적 공복(公僕) 이라고 부르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우리는 이 공복이란
단어가 다름 아닌 공동하인을 의미하고 있음을 잊고 살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는 봉건주의적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인지 지금도 관존민비적 사고를 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국정의 최고 책임자를 뽑는 대통령 선거에 임하고 있다. 다름아닌 대표 공복, 즉 대표공동하인을 뽑는 국가
적인 대행사이다. 그러니까 대통령 선거를 순수한 우리말로 표현하면 <상머슴뽑기>가 된다. 상머슴은 힘든일을 잘 해내
고 다른 머슴들을 잘 거느리어 지휘통솔력도 있고 새경(머슴연봉)도 많이 주는 그런 머슴이다. 상머슴자리는 힘든일을
해야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아예 할려고 나서지도 않고 어떤 경우는 잘 하려고해도 힘에 겨워 잘 못할 수
도 있는 그런 어려운 자리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이 힘든 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여러명이나 된다.
<닭이 천이면 봉이 하나>라고, 선택의 대상이 많을 수록 좋은 사람을 골라 낼 수도 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마땅한
사람이 없다고 걱정들 하고 있기도 하다.
사실 어느 누구 하나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도 걱정이다. 민주주의의 좋은 시험대가 되어 그런대로 성공
한 미국의 경우 33명이나 되는 사람이 입후보 하였던 예가 있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어떤 저명인사를 대통령으로 내세우
려해도 극구 사양한 예도 있었다.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북군이 승리를 하는데 많은 공헌을 했던 셔만(W. T. Sherman.
1820-91) 장군은 일찍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해서 유명하다. 즉 "누군가 내게 4년의 감옥생활과 백악관 생활을 택하라
하면, 나는 감옥을 택하겠다" 고, 그리고 더 나아가 1884년 6월 5일 시카고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의장 핸더슨에게
보낸 전보 역시 유명한 얘기이다 " 후보로 지명 되어도 나는 지명을 수락하지 않을 것이며, 설령 당선 되어도 나는
대통령 일을 안할 것이다." 그는 미국 대통령을 안했어도 그의 이름을 따 명명한 상선 제너럴 셔먼호사건이나 2차 세계
대전때 맹활약을 한 미국의 전차 셔만탱크 등을 통해서 우리에게도 잘알려진 인물이다. 어쨋든 모든 사람들이 셔먼장군
같다면 문제겠지만 우리의 경우 후보자가 여러명 등장했으니 다행이다.
누가 선택되어 나라 살림을 하게 될 것인가는 유권자의 손에 달려있다. 이런 중차대한 과제를 대하며 우리 유권자들이
행할 일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선 유권자들은 바로 자신들이 주인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주인은 하인이
무엇을 공짜로 해주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혹시 후보자들 중에서 무엇이라도 공짜로 해 줄듯한 약속을 하더라도 그 비
용이 주인인 유권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오게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맡긴 살림을 낭비하지
말고 싼비용으로 효율적으로 잘하여 나라살림이 튼튼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람을 골라야 할 것이다. 즉 무조건
무엇을 많이 해 주겠다는 사람보다 세금도 덜 걷고 정부도 작게 만들어 국민들로 하여금 마음놓고 하는 일들을 열심히
하며 살아갈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사람을 찾아야 겠다.
그리고 찍을 사람이 마땅치 않다고 해도 기권은 금물이다. 기권은 주인된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이미 투표할 사람을
선택한 경우도 또 마음의 결정을 못한 유권자들 사이에 대통령 선택기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그중에는 후보자의
도덕성, 신뢰성, 공익성, 세계관, 지도력, 준법성, 청렴성, 애국심에서 부터 후보자의 민주신념, 사회기강과 질서회복
능력, 경제회생 및 발전능력등을 평가해서 선택해야 한다는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판단 기준들이 좀 추상적이고 교과서적이고 너무 어렵게 생각이 될 뿐이다.
문제를 좀 우리주변으로 가까이 가져와 보자. 다시 상머슴 얘기로 돌아가 집안의 주인내외가 앞으로 5년간 부재중이라도
집안살림을 맡아 돌볼 상머슴을 뽑는다면 어떤 사람을 뽑겠는가를 상상해 보자. 우선 우리는 우리위에 군림하지 않으면
서도 정직하되 맹추가 아니고, 건강하고, 부지런하고, 지혜롭고 다른 머슴들도 잘부리며, 이웃하고도 화목하게 잘 지내며,
살림을 맡길 만큼 믿음직 스럽고, 도둑질도 않거니와 도둑도 맞지 않으며, 충성심이 강하되 편협하지 않고, 자녀들 교육
을 위해서도 열심이며, 집안도 깨끗이 하여놓고, 당장보다 먼 훗날 일도 생각할 줄 아는, 그리고 재산까지 불리워 놓을
사람을 구할 것이 아닌가.
선택이 어려우면 이와같은 생각이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 이제 나라의 운명은 우리 유권자의 손에 달려있다.
모두 투표장에 나가 내집살림을 맡길 사람을 고르는 마음으로 투표애 임하여야 겠다.
그러면서 주인으로서의 권리외에도 책임을 잊지말아야 겠다.(글: 이경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