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승훈입니다.
예전 글과 그 이전 글 사이에 비해서 글 쓰는 간격이 너무 줄어든 것 같긴 하지만....ㅎㅎㅎㅎ 언젠가 한 번 쯤 주제로 글을 써 보자 생각했던 것이 마침 토론게시판에 있어서 간략하게나마 글을
씁니다.
커피에 관해 토론해봅시다 게시판에 콩님께서 아래와 같이 글을 남겨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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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만해도
핸드드립/더치커피였다
요즘은
부루잉/콜드부루이다
궁금한건
새로운 명칭을 사용해야 전문적인가요?
아니면
새로운 명칭이 정확한 표기인가요?
아니면
뜻도모르고 그냥 남들이하니까 따라 부르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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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댓글로 일단 남기기는 했지만
새로운 명칭을 제대로 사용하면 더 전문적으로 보일 수 있고, 제대로
사용할 시에 더 정확한 표기가 될 수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뜻도 모르고 그냥
남들이 하니까 따라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간 제가 쓴 글들을 살펴보면 아시겠지만, 제가 연구를 하고 글을
쓰는 주 목적 중의 하나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마구 퍼뜨리지 말고 항상 본인이 직접 확인해 본 내용이 아니라면 의심하고 확인하고 제대로
이야기하자라는 것입니다. 이번 주제도 이와 같은 내용이네요.
일단 제가 글을 쓰고 싶었던 것은 더치커피 / 콜드브루의 차이에 대한
내용입니다.
한국에서는 두 개의 단어가 정확한 차이 없이 혼용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몇몇 기자들이 나서서 한국에서만 콜드브루
커피를 접했던 바리스타들의 인터뷰를 근거로 두 개의 단어는 같은 내용이다. 다만 내리는 방법에 의미를
부여하느냐 기원에 의미를 부여하느냐의 차이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데, 적어도 커피집 회원이라면 단순히
그런 몇몇의 기사들을 읽고 따라가지 말고 스스로 조금만 더 찾아보도록 합시다.
잘못된 기사를 쓰는 기자들도 문제가 있지만, 그를 퍼나르면서 대중에게 잘못된 상식을 주입시켜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많은 카페 사장님들이 블로그에서 이런 기자들의 글을 날라서 더치커피는 콜드브루와 같은 말입니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고, 심지어는 더치커피를 전문으로 하고 있어서 충분히 스티핑 콜드브루도 아시고 설명하시는 분들도 직접적으로 반박을 못하시고 콜드브루와 더치커피가 같다라는 말을 하시면서 한 편으로는 콜드브루에는 스티핑 콜드브루도 있다라는 정도로만 소심한 반항을 하시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법정을 나오며 '그래도 지구는 돈다' 라고 혼잣말을 했다는 갈릴레오갈릴레이의 일화를 2010년대의 블로그에서 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콜드브루는 간단하게 말하면 커피를 상대적으로 차가운 물 (상온, 25도 이하) 을 이용하여 내리는 방법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 방식에는 steeping 콜드브루와 dripping 콜드브루가 있습니다. 이 중 dripping 콜드브루를 기원에 따라서 이야기 하는 말이 더치커피입니다.
결국, 더치커피는 콜드브루의 하위개념이라는 말이 됩니다. 이 둘이 같다로 말하는 것은 스포츠와 축구가 같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프리카에 아직 문명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은 곳이 있어서 원시 부족이 살고 있다고, 그
곳에 처음 전해져 자리잡은 스포츠가 축구라면 현재 그 부족에게는 스포츠와 축구가 같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같은 개념은 아닌 것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콜드브루는 드립 방식만이 전해졌다고 하면 '한국에서 말하는' 이라는 단서를 달고 콜드브루는 더치커피와 같은
말이다라고도 할 수 있겠으나, 그러한 단서가 없을 시에는 틀린 말이 되며, 이미 한국에서도 스팁핑 방식의 콜드브루가 행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그런 단서를 달더라도 틀린 말이 됩니다.
드립식 콜드브루는 우리가 잘 아는 더치커피, 즉, 커피를 갈아서 모아 둔 아래로 물이 내려갈 수 있는 커피 통에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조금씩 3 ~ 12시간 정도에 걸쳐서 받아 낸 커피가 드립식 콜드브루입니다.
그리고 스팁핑 콜드브루는 우리 말로 하자면 ‘침지식’ 혹은 ‘담금식’ 콜드브루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는 커피를 갈아서 통에 담아 찬물을 넣고 휘젓거나 그렇지 않은 상태를 조절하며 최대 24시간 정도까지 기다려서 필터해 내어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참고로 스타벅스에서 처음 콜드브루 커피를 광고할 때 Cold steeped,
super smooth 라고 했던 것으로 보아, 스타벅스도 스티핑 콜드브루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기본 메뉴는 스티핑이나, 드립식도 병행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벅스가 더치커피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은 그들이 사용한 스티핑 콜드브루는 더치커피라고 할 수 없다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추가적으로 말씀 드리면, 드립식 콜드브루 (더치커피) 를 내려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내릴 때 마다 항상 같은 맛을 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물을 내리는 과정에서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속에서 물길이 만들어져 버리는 경우도 있고, 내리는 물방울의 속도도 대략적으로는 맞추지만 정확하게 같게 하기는 힘들며, 같더라도 수압에 따라서 계속 바뀌어 가기 때문에 항상 조금씩 맛이 바뀐다고 보면 됩니다. 이를 조절하는 정도가 바리스타의 실력이며, 그렇기에 핸드드립처럼 단종으로 약배전한 원두로 원산지의 특성 향을 충분히 살리면서 커피의 맛을 살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근처에 카페에서 싱글빈 더치커피를 내리는데, 핸드드립에서 느껴지는 원산지 특성의 향이 있고 더치커피가 맹탕같은 물이 아니고 충분히 바디가 있는 맛이 나온다는데 항상 그 맛이 일정하다면 그를 위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신 더치 커피 전문 바리스타가 있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드립식 콜드브루가 그만큼 '상품화' 되기가 힘들다는 말입니다. 상대적으로 스티핑 콜드브루의 경우에는 장비만 충분히 크다면 한 번에 많은 양을 내릴 수도 있으며, 추출 조건만 일정하게 해 준다면 맛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게 유지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기업형 콜드브루는 스티핑 콜드브루가 많으며, 그렇기에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국가들에서는 콜드브루라고 하면 스티핑 콜드브루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콩님의 질문에서 새로운 명칭을 사용해야 전문적인가, 혹은 새로운 명칭이 정확한 표기인가에 대해서 스타벅스와 같이 스티핑 콜드브루 방법을 사용하여 내린 커피에 대해서
더치커피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비전문적이며 정확하지 않은 표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드립식 콜드브루 방법으로 내린 커피의 경우에는 더치커피라고 하는 것이 조금 더 뜻을 명확하게
나타내어 주는 단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영어권
국가에서는 더치커피보다는 드립식 콜드브루나 일본식 느린 콜드브루와 같은 용어들이 더 일반적으로 사용되기에, 드립식
콜드브루라는 명칭이 커피의 기원 같은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커피 자체를 설명하기에는 가장 적합한 용어라고 보입니다.
브루잉과 핸드드립에 대해서는 역시나 어느 정도 위와 같은 관계인데, 우선
브루잉, 영어로는 brewing 이라는 단어 자체가 음료를
만들 때 재료에 물을 첨가하는 공정 자체를 말하는 것이라 매우 포괄적인 단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커피 뿐만이 아니라 차를 만들 때 차에 물을 주는 과정도 브루잉이고, 맥주를 만들 때 최종적으로 음료가
되는 양조과정을 브루잉이라고 부릅니다. 마찬가지로, 커피를
내릴 때도 핸드드립을 하는 것도,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여 커피를 내리는 것도 다 브루잉이라고 부릅니다.
결국, 핸드드립을 브루잉이라고 부르려면 핸드브루잉이라고 하는 것이
좀 더 적합한 표현이 될 것이며, 핸드드립에서 드립이라는 단어 자체가 방울방울 떨어뜨린다라는 표현이기에, 커피 전용 주전자를 이용하여 물줄기를 미세하게 조절하지 않고 필터만 두고 전기주전자에서 물을 끓인 뒤 확 부어주는
과정으로 만드는 커피라면 핸드드립보다는 핸드브루잉이 더 적합한 단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명칭들이 나오는 경우는 처음 그 명칭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유가 충분히 있는 경우가 많으나, 전해지는 과정에서 처음 사용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퍼져 버리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항상 새로운 명칭들이 나올 때에는 그 명칭의 전달자가 그 분야의 권위자라고 할 지라도 새로운 동향을 다 아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으니 그냥 무작정 믿지 말고 스스로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고자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적어도
콩님의 세 번째 질문에서처럼 뜻도 모르고 그냥 남들이 하니까 따라 부르는 사람들 중의 하나가 되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다음 글 예고는 커피의 항산화 효과의 허와 실에 관한 내용인데, 월간
Coffee & Tea 4월호에 실릴 예정입니다. 출판이
확인되고 출판사로부터 허가된 부분에 대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초고를 이용하여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글로 찾아올게요^^
첫댓글 오래간만이네....곧 한번 볼 수 있겠네 건강혀라잉.,
더치커피와 콜드부루는 드립식과 침출식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세세하게 정확한 설명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생각하게 하는글 고맘습니다.
세세한 내용 좋네요 ~
자세한 설명 고맙습니다 ^^
상세한 정보들 감사합니다.^^
상당히 ..잘 읽었습니다...
아주 잘 보았습니다.
그러지않아도 궁금했었는데
궁금증이 해결되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good information. Thank you for new knowledge!!!! I feel very much proud of you and café!!!
Sorry my PC does not have Korean version... so no any other way in English, Please understand me..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깊이있는 데다 과학적 해석을 곁들인 글, 고맙습니다.
이제 남 앞에 두 가지를 헷갈리지 않아도 될 듯 싶습니다.
열공하시고, 뒤이은 자료 부탁드립니다~~
잘 읽었습니다.
좋은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