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불교에서 육식은 ‘자비종자 끊는 일’
왜 채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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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을 즐겨먹는 현대인들은 인체의 주요 에너지원인 단백질의 대부분을
육류에서 얻고 있다.
육류는 엄밀히 말하면 살해된 동물의 시체조각인 셈이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거론한 강좌가 마련됐다. 불교평론(발행인 무산스님)이 지난 21일 동국대 영상문화 콘텐츠연구원인 고미송 박사(여성학)를 초청해 ‘채식주의를 넘어 채식하기’로 열린논단을 개최한 것이 바로 그것.
채식주의자인 고미송박사는 어떻게 채식을 유지하고 있으며 불교의 가르침과 연계해 보더라도 왜 채식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 명쾌한 주장을 폈다. 내용을 요약했다.
동물입장에선 학대와 학살
살생 부르는 육식은 피해야
구 박사는 우선 자신 채식을 시작한 동기를 인간과 자연의 동반자적 관계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부터라고 화두를 꺼냈다. 그는 “인간과 가축의 관계는 말 그대로 주인과 노예의 관계인데, 여기에서 파트너십을 말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물들을 감옥에 가둬놓고 강제로 수정시키고, 새끼를 낳으면 빼앗고 다시 또 수정시키고,
새끼가 먹어야 할 젖을 빼앗고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한 후에 마지막에는 도살장에 끌고 가
잔인하게 죽이는 일을 하면서 인간과 동물의 공생을 말한다는 게 과연 성립이 된다고 할 수
있을까.”
그는 “처음으로 동물의 입장에서 특히 가축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았을 때, 자신이 살고 있는 이 현실이 어마어마한 학대와 학살을 딛고 선 것임을 알았다”고 고백했다. 또한 그는 “닭고기를 꽤 좋아했지만 닭다리를 먹으며 뼈와 심줄을 볼 때마다 사람의 몸도 이렇게 생긴 것일까를 궁금했으며, 생선 한 마리가 통째로 접시 위에 있을 때에는 벌어진 입에서 어떤 힘겨움이 느껴져서 눈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몸통부분만 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구 박사는 “한번은 TV 다큐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을 밀렵하는 제3세계의 가난한 사람들과 싸움(?)을 벌이는 서구의 동물보호단체 사람들이 일이 끝난 저녁에 함께 바비큐를 먹는 모습을 보았을 때 나의 사고체계에는 분열이 반복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놀라운 것은 가축들이 고기가 되기 위해서는 죽어야 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 앎 역시도 추상화 되었다”고 주장했다. 즉 고기를 먹어서 즐거운 인간의 행복감을 죽는 당사자인 동물들이 직접 광고주체자로 나온다는 것. 실제 동물들은 죽음의 순간에 무수한 공포를 느끼며 도살장으로 끌려 들어가는데도 말이다. 이어 “동물이 인간에게 먹힌다는 것만으로 동물에게 이득이 된다거나 인간이 천도하는 마음으로 먹으니까 괜찮다는 생각이 들 때, 과연 그 동물이 뭐라고 대답을 하는지를 마음으로 들어보면서 자기 생각의 진실성을 잘 생각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박사는 “부처님 당시에는 걸식하는 출가자들이 전적으로 채식했다고 할 수 없으며, 경전에 삼정육(三淨肉)과 같은 개념이 등장하는 반면, 대승불교 경전들에서는 육식이 자비의 종자를 끊는 것으로 설명된다”며 “불교와 채식의 관계는 쉽고도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삼정육에 대한 논의나 중도에 언급을 통해 ‘적당히’ 먹어도 된다는 결론을 내리기에 앞서 이러한 결론을 내리는 (육식을 정당화하는) 마음의 타율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 박사는 결론적으로 “‘나를 위해 죽이지 않은 고기’라는 개념은 가축을 직접 죽여서 먹는
사회적 배경 속에서 인과의 간접성을 전제로 타협을 한 차선책의 의미를 갖는다”며 “현대의
도축장에서 나온 고기는 소비자를 위해 죽인 고기이므로 곧 나를 위해 죽인 고기가 된다는
사실을 부인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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