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에서 얻은 신앙의 지혜
지난 주간에 오랜만에 한 세미나에 참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장로회신학대학의 성지연구소에서 주최한 베냐민에서부터 페르시아까지라는 제목으로 고고학을 바탕으로 한 성경 속의 이야기들을 풀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베냐민 족속의 땅에서 지형과 고고학적 발굴을 통한 성경 속 사건과 인물들에 대한 묘사의 속 이야기들을 들어볼 수 있었고, 이란 땅-성경에서는 '바사'라고 불린 페르시아 제국의 유적들을 살펴보며 특히 에스더서의 배경과 느부갓네살 왕 고레스 왕과 같은 성경 속의 바사 지역 왕들의 이야기와 동시대 선지자들이 본 환상의 배경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세미나는 대부분 제자훈련, 성경 공부 등 목회와 사역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는데 모처럼 신학대학원 학생들과 함께 심포지엄이라 해서 교수들의 연구 발표와 그에 따른 논찬과 질의응답으로 이어지는 학구적 분위기의 세미나는 참 오랜만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1시간 정도 일찍 도착하도록 지하철에 내려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정에 오르는 언덕길을 걸으며, 그리고 교내에 들어가 신학대학에 다닐 때 방문했던 옛 생각을 떠올리며 그때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하면 거닐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파릇파릇한 신학대학원생들, 20대의 똘똘한 학생들의 눈빛과 강의실의 분위기는 처음에는 낯설었고, 차츰 심포지엄이 진행되면서 서서히 녹아들었습니다.
3시간 동안 뜨겁게 진행된 강의와 질의응답과 학생들과 참여한 교수들의 분위기에 젖어서 듣고 난 후 문득 “나도 예전에 이렇게 공부했는데, 지금은 이 분위기가 낯설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회하면서 성경을 연구하고, 여러 가지 상황들과 접목하고 도전하는 모습은 학생 때의 열정과 다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나에게 이런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는 것은 나에게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결론은 '많이 풀어져 있는 나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심포지엄 참석은 내용 속에서 얻은 수확도 있지만 무엇보다 얻은 수확은 학교 졸업 후 목회 현장에서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었다는 자기 위안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발견한 것이었습니다.
디모데전서 4장 15절에서 바울은 디모데에게 “이 모든 일에 전심전력하여 너의 성숙함을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게 하라" 라고 가르쳤습니다. 어린 디모데에게 자신이 어떻게 하면 지도자로서 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할 수 있을 때 너무도 중요한 한 가지 지혜를 주었습니다. 그것은 '전심전력하라는 것입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발견한 잃어버리고 있었던 이 지혜를 오늘 다시 한번 세워보았습니다.
- 2023. 12. 3 함 윤 규 목사 -